리보(LIBOR, 런던은행 간 금리) 조작사태가 2008년 서브프라임 모지기 붕괴 이후에 금융권 최대 스캔들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의 기준금리 지표인 리보 금리 조작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전 세계로 번지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8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리보의 구조적인 결함을 지적하며 리보 개혁론에 힘을 실었다. 이번 리보 조작사태가 미국 일반 소비자들에 미치는 영향을 일문일답 형태로 정리했다.
전세계 350조~800조달러 영향
자율적 보고 구조적 결함 내포
-리보가 무엇인가?
▲리보(London Inter-Bank Offered
Rate)는 런던 금융시장에 있는 글로벌 대형 은행이 서로 단기적으로 돈을 빌려줄 때 적용되는 금리를 의미한다. 국제 금융시장의 기준금리로 활용되며 은행 예금과 상업용 융자, 모기지의 기준금리 지표로 리보가 적용된다. 리보는 파생상품 거래의 주요 인덱스도 된다. 리보에 따라 전 세계에서 움직이는 돈은 350조~800조달러에 이른다. 350조달러는 미국 정부가 96년 동안 지출하는 재정과 같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돈이다.
-리보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리보는 영국은행협회(BBA)가 매일 오전 11시에 금융정보회사 ‘톰슨 로이터’에 10여개의 회원사 은행들이 보고한 그날 추정금리에서 상ㆍ하위 각 25%를 제외하고 나머지 중간의 50% 추정금리의 평균으로 산출된다. 실질적으로 리보는 1일~1년, 또 여러 화폐에 따라 150여개가 존재한다. 리보는 이자율 스왑에서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렇다면 리보는 추정된 금리라는 뜻인데, 실제가 아닌 추정된 금리에 따라 세계 경제가 움직인다는 말인가?
▲그렇다.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보고하는 추정금리라는 것이 리보의 구조적 결함이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은행들이 자의적으로 유리하게 금리를 추정해 보고하거나 조작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번 스캔들도 그런 구조에서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리보의 금리 산정과정을 대폭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제2, 제3의 리보 조작사태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사태로 누가 피해를 보는가?
▲만약 당신이 융자를 받았을 때 리보 금리가 실제보다 높게 조작된 상태였다면 현재 이자로더 많은 돈을 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조작된 금리로 이자율이 높게 책정됐다는 사실이 증명되면 소송이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볼티모어 시정부는 리보 이자율을 조작했다는 명목으로 JP 모건과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리, 시티뱅크, 도이치뱅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바클리는 이미 미국과 영국 금융 통제기관에 4억5,000달러의 피해보상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JP 모건과 시티뱅크도 리보 조작사태와 관련해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사태에 연루된 은행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리보가 조작되고 있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나?
▲뉴욕 연방은행은 리보 산정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문을 발송했었다. 하지만 리보 산정과정을 총괄하는 영국은행협회(BBA)는 개선 제의를 무시했다. 현재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미국 은행들도 이번 사태에 연관됐는지 조사를 하고 있다.
-리보가 폐지될 가능성은?
▲리보는 금융권 기준금리의 역할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중앙은행들과 금융권은 불투명한 추정금리인 리보의 한계를 뛰어넘고 이를 대신해 금융 시세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금리를 만드는 방안이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김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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