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톨로지라는 종교단체가 대중의 관심권 안으로 끌려 들어왔다. 교회 입장에서 보자면 ‘간판 신도’인‘미션 임파서블’의 스타 탐 크루즈의 이혼이 불러일으킨 거대한 해일에 말려든 셈이다. 탐 크루즈(49)와 그의 세 번째 부인 케이티 홈즈(33)의 파경이 종교문제를 둘러싼 둘 사이의 갈등에 뿌리를 박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자 이를 확인하려는 언론매체들의 빗발치는 인터뷰 요청으로 사이언톨로지 교단은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했다.
‘탐 크루즈 부부’ 파문 계기로 세간의 이목 끌어
이색 카운슬링 통해 갈라서기 만류·맞소송도 불허
“사실은 교단 떠나는 것 더 걱정” 옛 교인들 증언도
언론의 불난리는 홈즈가 지난달 28일 “극복할 수 없는 차이”를 이유로 뉴욕법원에 이혼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극복할 수 없는 차이”는 서로에게 등을 돌린 커플이 구체적인 이혼사유가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을 때 가장 흔하게 들고 나오는 ‘두루뭉술한 이유’이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 연예뉴스 사이트인 티엠지닷컴은 올해 여섯 살이 된 딸 수리를 사이언톨로지 부속학교에 넣으려는 크루즈에 기독교 신자인 홈즈가 강한 태클을 걸었고, 이로 인해 둘 사이의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고 전했다.
티엠지닷컴의 보도를 계기로 사이언톨로지와 이혼문제로 얽혔던 옛 교인들의 부정적인 ‘증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교단 측은 탐 크루즈와 케이티 홈즈가 초래한 파문의 한 복판으로 떠밀려 들어갔다.
교회에서 떨어져 나온 옛 교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사이언톨로지 신도들 사이의 이혼은 쉽지가 않다. 교회가 제공하는 카운슬링을 거쳐야 하고, 소송으로 갈 경우 내부 고문 변호사가 배정되는 경우가 많다.
여배우이자 사진작가인 카르멘 릴웨이린(37)도 이혼에 앞서 남편인 제이슨 리와 함께 카운슬링을 받았다.
제이슨 리는 NBC 코미디 드라마 ‘내 이름은 얼’(My Name Is Earl)로 얼굴이 꽤나 알려진 배우다. 릴웨이린은 1995년 사이언톨로지 교도인 제이슨과 결혼한 후 그의 신앙을 받아들였다. 5년 뒤 이들이 관계정리에 합의하자 교회는 법적 수속을 밟기 전에 유료 카운슬링을 거칠 것을 권했다.
사이언톨로지 목사가 주재하는 카운슬링은 조금 생뚱맞았다. 우선 속마음을 읽어낸다는 E-미터를 몸에 연결한 후 감사관(auditor)이라 불리는 목사가 몇 시간 동안 줄기차게 질문을 던졌다. 질문공세는 E-미터기의 바늘이 속마음을 모조리 읽어냈다는 신호를 보낼 때까지 지속됐다. “마음속의 나쁜 감정을 모조리 털어내면 부부 사이가 회복된다”는 것이 카운슬링의 이론적 토대다.
그러나 효과가 나타나지 않자 교회는 그녀에게 변호사를 지정해 주었다.
릴웨이린에 따르면 사이언톨로지는 교인들 사이의 맞소송을 허용하지 않는다. 내부 잡음이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이다.
카운슬링에 대한 외부 질의가 이어지자 워싱턴주 사이언톨로지 교회 여성 대변인 앤 피어스 목사는 “어느 종교에서건 이혼은 당사자인 두 개인 사이의 문제이며 우리에게는 이혼을 인정하는 의식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피어스는 뉴욕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사이언톨로지 교회가 이혼을 원하는 교인들에게 카운슬링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으나 구체적인 언급을 피한 채 “추가 정보를 알고 싶으면 공식 웹사이트를 참조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식 웹사이트에는 신도들의 “사이언톨로지 카운슬링은 결혼관련 문제들을 해소하는 절차로 담당 목사들은 파경 위험에 놓인 수천 건의 결혼을 구해냈다”는 간단한 언급이 떠있을 뿐이다.
이혼에 관한 사이언톨로지의 접근법은 이 신흥종교의 창시자인 공상과학 소설가 L. 론 허버드가 남긴 글과 그의 생애에서 드문드문 엿볼 수 있다.
교회와 척을 진 옛 교인들은 생전 두 번의 이혼과 세 번의 결혼을 한 허버드는 교인들 사이의 결혼이 깨지는 것보다 이로 인해 신도들이 교단을 떠날 가능성을 더욱 걱정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허버드는 ‘사이언톨로지 윤리 입문’이라는 저서에서 “학생(교인)이 교회를 떠난 후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야말로 그 외의 다른 모든 문제들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골칫거리”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 교인인 클레어 히들리는 교회가 이혼을 종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그녀 역시 남편 마크와 이혼하지 않을 경우 골드 베이스로 알려진 캘리포니아주 헤멧 인근의 교회 단지인 릴리저스 테크놀로지 센터에서 축출당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골드 베이스에서 태어나 그 곳에서 성장한 히들리는 교회가 전부인 열성 신도였으나 남편이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으면서 교단과 조금씩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결국 교단 지도부는 히들리에게 남편과 교회 중 택일하라는 최후통첩을 전달했고 고심을 거듭하던 히들리는 마지막 순간에 12년간 동고동락해 온 남편을 선택했다. 둘은 2004년 골드 베이스를 떠나 콜로라도로 이주했고, 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텍사스주 달라스에 거주하는 스티브 홀도 교회가 16년간 지속되어 온 수 터튼과의 사이를 갈라놓았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선택은 엇갈렸다. 터튼은 교회에 남았고, 홀은 떠났다. 이혼이 결정되고 홀이 떠나던 날 둘은 서로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다. 그 때 ‘교회 사람들’이 나타나 강제로 터튼을 떼어내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갔다는 것이 홀의 주장이다. 그는 사이언톨로지 지도부가 교회에 불만이 많았던 자신과 헤어질 것을 터튼에게 강요했다고 말했다.
홀은 후일 교회로부터 접촉금지 대상자로 ‘선포’(declared)됐다. 이 때문에 예전에 알고 지냈던 전 교우들을 비롯한 모든 교회 사람들과의 모든 접촉이 완전히 금지됐다.
변호사 겸 교회 대변인 개리 소터는 홀의 주장은 완전한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교회에서 파문을 당한 전 멤버들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아주 잘못된 말을 퍼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터는 터튼과도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그녀는 자신을 대신해 홀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줄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소터는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두 사람은 홀이 사이언톨로지를 떠나는 것과 동시에 이혼하기로 결정했다”며 “터튼은 교회가 둘을 갈라놓았다는 전 남편이 주장이 완전한 거짓이라는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터는 터튼과의 인터뷰를 주선해 달라는 기자의 요청을 거부했다.
L. 론 허버드가 1950년대에 창시한 사이언톨로지는 인간의 정신과 영혼을 과학기술로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종파로 탐 크루즈 외에 존 트래볼타, 더스틴 호프만, 제니퍼 로페즈 등 기라성 같은 스타들을 신도로 거느리고 있다.
<뉴욕타임스 특약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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