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랜도프(왼쪽)와 앤소리 파주르가 자원봉사자와 함께 병원 복도를 따라‘걷기운동’을 하고 있다.
밥 랜도프(74)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수 마일을 걸었다. IV 라인이 걸린 이동장대를 밀며 틈나는 대로 병원 복도를 따라 자원봉사자들과 같이 걸었다. 그와 같은 연배의 환자들은 입원 전에 비해 상황이 악화된 채 병원을 떠난다는 통계에 또 하나의 숫자를 보태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병원에서 병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병을 얻어 가지고 간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퇴원 후 건강악화로 너싱홈이나 재활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70대 환자의 3분의 2 이상이 입원 전보다 쇠약한 상태를 보인다. 잠깐 그런 것이 아니라 최소한 1년 이상 이전의 기력을 되찾지 못한다.
질환 치료에만 집중, 기력보호는 신경 안써
병상에만 누워지내다 결국 신체기능 약화
“꾸준히 운동·퇴원 앞당기니 회복도 빨라져”
노인 간호전문가들은 이 같은 건강 하락이 노화의 불가피한 한 부분이라는 속설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노인들이 병원에서 기력을 잃는 이유는 자명하다. 병원의 1차 목표는 환자의 증상을 파악하고, 다스리는 것이다.
병증을 다스리는 데 집중하다 보니 노인의 기력을 보호하는 일은 자연히 소홀하게 된다.
이들은 노인 환자들이 더욱 쇠약해지지 않도록 막기보다 질환 치료에 초점을 맞추는 병원 측의 일반적 진료관행이 문제를 심각하게 만드는데 기여한다고 지적한다.
UC샌프란시스코의 노인학 전문가 케네스 코빈스키 박사는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셨던 할머니의 건강상태가 영 이전 같지가 않다”는 식의 얘기를 종종 듣게 된다며 “이는 병명에 관계없이 입원 환자 모두가 쓸데없이 병상에만 누워 지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빈스키 박사는 “폐렴이 심각한 질병인 것은 사실이지만 치료가 가능하다”며 “폐렴 환자라 해서 침대에 눕혀 둔 채 거동조차 하지 못하도록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코빈스키 박사는 침대에서 환자의 몸을 일으켜 세우거나 눕히는 것에서부터 급식과 병실 분위기 개선에 이르기까지 병원은 환자, 특히 노인들의 치료방식을 대대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미 의학협회 저널 기고문에서 “인생은 100%의 사망률을 지닌다”며 “그러나 인간의 기능퇴화 시기를 늦출 수 있다면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랜도프가 최근 치료를 받았던 시카고 외곽 알링턴하이츠의 노스웨스트 커뮤니티 하스피틀을 비롯, 일부 병원들은 노인 입원환자들에 대한 치료방식에 일대 개혁을 가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였다.
의사들은 장에 통증을 일으킨 랜도프를 정맥주사 라인에 연결시킨 후 장폐색 여부를 검사하기 위한 테스트를 했다.
그러나 이들은 그를 침대에 묶어두지 않았다.
홀웨이 벽에 노인 환자들이 복도를 따라가며 걸을 수 있도록 발자국 표시를 해 둔 병원들도 늘어났다. 그는 벽에 붙여진 발자국 표시를 따라 매일 노인병동을 20바퀴 이상 돌았다.
랜도프는 노인 입원환자들의 건강악화를 막기 위한 ‘산책 복도’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의 유일한 불만은 “복도의 길이가 조금 더 길었으면 좋았을 것”이라 게 고작이었다.
랜도프는 장폐색증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고 3일 만에 퇴원했다. 퇴원 후 그는 이전처럼 매주 세 차례 정기적으로 운동을 한다. 병원의 복도 걷기운동이 그의 기력 유지에 도움을 줬다.
랜도프는 “병상에 꼼짝 않고 눌러 붙어 있어야 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운동이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노인들의 경우 며칠간 침상에 꼼짝 않고 누워 있을 경우 각종 세균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회복이 더뎌진다. 근력도 급속히 떨어지게 마련이다.
노스웨스트 병원의 간호 및 노인병 헤드인 디나 리포위치는 걷기 프로그램이 이런 위험들을 줄였는지 여부를 과학적으로 측정할 계획이다.
리포위치는 “병상에 누워 몸이 나아지기를 기다리던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며 “특히 노인 환자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앨라배마 버밍검 소재 하일랜즈 하스피틀을 포함한 다른 병원들은 환자들의 체중감소를 막기 위해 식사규정을 바꾸려 시도 중이다.
병원 스태프들은 너무 바빠 환자가 식사를 했는지 여부를 놓칠 수 있다.
버밍검 소재 앨라배마 대학 특별 노인병동의 메디칼 디렉터인 켈리 플러드 박사는 관절염을 앓는 노인들에게는 음식물을 포장한 플래스틱을 풀어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플러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을 고용, 포장지 제거를 돕도록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노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식사 분위기를 잡아주기도 한다.
이 병원의 플래스틱 포장 제거와 식사 도우미 프로그램은 텍사스 메디칼 브랜치 대학의 프로그램을 복사한 것이다.
플러드는 앨라배마 프로그램이 환자들의 신체기능을 향상시키고 입원기간을 단축시켰는지를 평가할 예정이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전국에서 가장 탁월한 노인치료 모델을 보유한 몇몇 병원들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이들은 전문의, 간호사, 물리치료와 다른 스태프들의 협력을 통해 노인 환자들의 기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준다. 환자들이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끼게 만들어주기 위해 카펫과 특별한 조명, 커튼 등을 설치하기도 한다.
또한 병상 휴식과 급식 방법을 바꾸고 감염을 일으키기 쉬운 도뇨관의 정기적인 사용도 자제한다.
이런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은 10여년 전의 일이지만 보급 속도는 아직도 거북이 걸음이다. 4,000여개를 헤아리는 전국의 병원들 가운데 10% 미만인 300곳 정도만이 유사 프로그램을 채택한 상태이다.
초기 경비가 최소한 20만달러 정도 들어가는 게 ‘핵심’ 이유다.
비교 연구에 따르면 개선된 프로그램을 채택한 병동의 노인환자는 기존 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에 비해 입원기간이 반나절가량 단축된다.
알렌은 “언뜻 듣기에 별 것 아닌 듯 싶겠지만 연간 기준으로 보면 수십만달러의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알렌은 리버사이드 헬스 시스템을 도와 버지니아주 뉴스포트 뉴스의 지역 의료원 노인치료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