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헌 (맨체스터대학 철학교수)
중국에 관심이 있거나 한 번 다녀온 사람들은 누구나 중국에 관한 자신의 의견이 있는 듯하다. 중국의 세계 제패를 논하는 낙관론으로부터 중국의 붕괴를 예견하는 비관론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필자는 비관론에 가까운 견해를 가지고 있다. 그 비관론의 근거를 정리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우선 믿을 수 없는 중국 정부의 통계가 중국을 비관적으로 보게 하는 한 요인이다. MIT 경제학 교수 레스터 서로우 (Lester Thurow)에 의하면, 한 나라의 전력 소비량의 증가 추세를 보면 그 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전력 소비의 증가 속도는 그 나라의 GDP (국가 총생산량) 증가 보다 훨씬 빠른데, 중국의 전력 사용량을 살펴보면 중국 정부 통계가 주장하는 연 9.9%의 GDP 성장은 허구이며, 그 반 정도인 5% 성장이 정확한 통계일 것으로 보고 있다. 5%의 성장도 대단한 성장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이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독립적 금융기관과 사법제도가 지극히 취약하며, 이를 관리하는 관리들과 정부기관의 부패가 뿌리 깊다는 것이 문제다. 뇌물 없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할 수 없다는 현실은 중국의 미래가 별로 밝지 않다는 것을 말해 준다.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도 필자가 비관론을 가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문제의 핵심은 소수의 귀족화와 절대 다수의 가난이다. 13억 인구 중 6억이 가구당 하루 4달러 미만의 벌이로 살아가며, 4억 4,000만 명은 7달러 미만으로 연명을 하고 있다. 물론 연간 2만 달러 이상을 버는 중국인도 있지만 이는 인구의 5% 정도 이다. 결국 중국은 5% 인구인 6,000만 명에게서 세금을 거두어 12억 이상의 인구를 부양해야만 할 것이다.
가난은 불평과 원망을 낳고 이는 사회적인 불안과 동요를 조성할 것 이다. 내수 없는 수출 주도형의 경제개발과 빚으로 이루어지는 부동산 과열 투자가 붕괴되는 날, 중국에 또 하나의 혁명이 없으리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5%의 인구에게서 거둔 세금으로 군대의 충성은 유지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군경에 의존한 억압적인 중국의 독재체제를 자유로운 선진 사회로 변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유는 생명자원 (Life Sustaining Resources)이 결정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 식량, 산림, 에너지 등은 경제가 발전 할수록 그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 중국은 그 수요를 채울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의 일인당 생명자원 보유량은 세계 평균치에 비하여 너무도 빈곤하다. ‘수자원 25%, 경작지 40%, 석유 8.3%, 산림은 국토의 6%’ 밖에 안 되며, 북부와 서부에서는 농경지가 급속도로 사막이 되어가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이 생명자원의 자급 없이, 중국이 13억 인구를 선진국 생활수준으로 이끈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중국의 일인당 에너지 소비가 현재 한국 수준으로 증가한다면, 한 중국 과학자가 말한 대로, 다른 별에서 에너지를 가져오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한 마디로 비관적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