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우스’ 서 날리고 ‘카지노 버스’ 타고
60대의 한인 L모씨는 속칭 ‘하우스’라 불리는 불법 도박장을 찾아다니며 도박에 참여해 왔다. 직장에 다니다 은퇴한 후 소일거리를 찾던 L씨는 주변의 소개로 알게 된 퀸즈의 한인 주택가 도박장에서 처음에는 몇 십 달러 수준의 게임을 하다가 점점 빠져들어 판이 커졌다. L씨가 정신을 차리고 도박을 끊기로 결심한 순간 이미 L씨는 은퇴자금으로 모아둔 돈 대부분인 3만여 달러를 모두 날린 후였다.
[글싣는 순서]
1.안전지대가 없다
2.빠져나오기 힘든 늪
3.전문가 진단 및 대책
60대 중반의 K모 할머니 역시 남편의 도박벽 때문에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 웰페어가 입금되거나, 어쩌다 자녀들이 용돈이라도 쥐어주면 남편 L씨는 돈을 들고 곧장 카지노행 버스를 타거나 친구들과 불법 도박장으로 달려간다는 것이다.
K할머니는 “애들이나 이웃들이 알게 될까 어디 속 시원하게 털어놓지도 못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최근 일부 한인들을 중심으로 거액 도박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고 빚쟁이를 피해 도망자 또는 노숙자 신세로 전락<본보 10월17일자 A4면> 하거나 심지어 가정이 파괴되는 사례가 잇따르는 등 한동안 잠잠하던 도박병이 한인사회에 빠르게 번지고 있다. 특히 요즘 도박은 속칭 ‘하우스’로 불리는 불법 도박장부터 인터넷 도박에 이르기까지 주변 생활 깊숙이 마수를 뻗치면서 남녀노소 연령에 관계없이 도박 중독자들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어 더욱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문제가 ‘하우스 도박’이다. 주택이나 아파트 등에 은밀히 도박장을 차려놓고 도박꾼들에게 장소비를 받는 ‘하우스’는 2000년대 초반 성행하다가 경기침체 이후 더욱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한인 상가와 주택가에도 상당수가 존재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하우스 도박에는 여성들이 주 고객인 ‘주부 도박단’도 있다. 지난 6월 애틀랜타에서는 한인 이모(55)씨가 운영하던 불법 도박장이 경찰의 급습으로 적발됐는데, 현장에서 업주 이씨를 비롯한 한인 여성 6명이 무더기로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이 판돈과 소개비를 주고받는 기업형으로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불법 개조한 영업장에 비디오 게임식의 도박기계를 설치해 놓고 영업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노인들에게는 ‘카지노 버스’가 또 다른 도박에의 유혹이다. 1인당 요금을 15~40달러 선에 책정해 놓고, 카지노 뷔페 쿠폰과 20~40달러까지 게임머니 티켓을 발급해주는 식으로 사실상 공짜 서비스를 하며 주로 50~60대 한인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문제는 일부 이용객들의 경우 단순히 무료함을 달래는 여가 차원이 아니라 도박에 빠져 큰돈을 날리고 중독에 빠지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겪는 사례들이 비일비재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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