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문화.다민족 사목 펼칠 수 있는 좋은기회
성 마이클성당 100주년 기념 행진에 앞서 성상을 앞세운 대열이 성당을 출발하고 있다.
100년 역사 ‘성 마이클 성당’에 공식부임
성당내 한인.이탈리안.크로에이시언.히스패닉등 4개민족 아우르는 자문활동
커뮤니티 바라보는 시각 달라져...
미국내 최대의 한인 밀집지역인 뉴저지 팰리세이즈파크 미국 성당에 최초의 한인 본당신부가 탄생했다. 1백년 역사의 로만 가톨릭 성당에 한국인 주임신부가 부임한 것은 여러가지 의미를 지닌다. 지난 7월1일 팰리세이즈파크의 세인트 마이클 성당에 공식 부임한 조민현 신부는 9월말 성당의 100주년 기념행사를계기로 신자들과의 소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종교계에서의 미 주류사회에 본격 진출한 케이스로 볼 수 있는 이번 부임에 대해조 신부는 사제 개인적인 차원에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풀이한다.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한인 신자들, 히스패닉계의 사목도 펼칠 수 있고 이 시대 뉴욕교회의 특징인 다문화, 다민족을 위한 하나의 좋은 모델로 삼을 수 있는 하나님이 주신 좋은 기회로 받아들인다. 그는 부임에 앞서 약간 긴장했던 듯하다. 교구로부터 인사명령을 받은 날짜보다 2주일 먼저 부임했다. 미국 신자들이 주류인 성당에 한국신부가 온다는 게 스스로 겁이 나서 일찍 부임했다고 한다. 평일 미사에서 신자들을 먼저 접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솔직히 제 성격 가운데 자신감이 떨어질 때가 가끔 있습니다.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도사리고 있었고, 미국성당에서 5년간 보좌신부를 성공적으로 잘 해낸 과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구석에 본당신부는 다르다는 두려움이 깔려 있었죠.” 그러나 기도 속에 그 불안감은다스릴 수 있었다. 미국인들과 잘 지냈고, 그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자신감 또한 그는 지니고 있었다. 항상 좋은 방향과 좋은 뜻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고 안정을 찾으면 하나님의 축복이 꽃 피울 것이란 확신 또한 서있었다. 겁이라든지, 두려움, 불안감이라는 표현을 했지만 이런 것들은 자신이 있으면서도 어떤 중요한 미션이 주어질 때 느껴지는 중압감 같은 것이었다.
한편으로 미국인 신자들도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점을 그는 알고 있다. 서로가
내면 속에 갖고 있는 두려움을 해소시키는 방법은 많지 않다. 신부 자신도 미국인임을 나타내고, 아메리칸 벨류를 높이는 가운데 가톨릭의 동질성을 내세울 수밖에 없는 일이다. 로만 가톨릭의 동질성, 특히 섞일 수밖에 없는 미국 가톨릭의 현실을 깨우치고 지혜롭게 일치된 공동체를 만드는 게 교회의 뜻이자 하나님의 뜻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부임 초기 그는 세 가지를 신자들 앞에내세웠다. 모든 걸 투명하게 하겠다, 공평하게 하겠다, 정의롭게 하겠다는 의지를 주보의 패스터스 노트를 통해 일관되게 주장했다.
“한국인 본당신부가 와서 미국인 신자들 다 떠나고 한국 사람들만 늘어났다고 한다면 그건 실패하는 거죠.” 그런데 그런 조짐은 다행히 없다. 오히려 미국신자들이 돌아오고 가난한 교회에 헌금도 늘고 있다. 부족한 화장실 신설 하나를놓고도 나이든 신자들은 교회의 변화라며 환영하는 기색이다. 교회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신부, 미사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신부, 빈틈없는 사람,틀림없는 사람이라는 평가가 어느새 신자들 간에 돌고 있다. 그와 같이 신뢰가자리잡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조 신부는 더욱 조심스럽다. 신자들은 계속 지켜볼 것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가, 신자들은 아마도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교구는 물론 한인사회, 팰팍시가 바라보고 있는 기대감도 만만치 않을것이다.
뉴어크 교구에 속해있는 성 마이클 성당은 그야말로 다민족으로 구성된 인종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태리인이 많고 그들 언어에 익숙한 크로에이시언,아이리쉬가 많고 한인들도 무시못하는 숫자에 이른다. 다음으로 최근에 성장한 히스패닉계도 만만치 않다. 이를 의식한 교구청의 주문은 교회내에 소수민족 자문기구를 만들라는 지시다. 그에 따라 이탈리안, 크로에이시언, 코리언,히스패닉 등 4개 민족을 아우르는 자문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조 신부에게는 가치있는 도전이다.
조신부가 팰리세이즈파크에서 이룩하고 싶은 임기중 목표는 문화적으로, 인종적으로 일치와 화합된 교회, 분열되어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고 함께 뭉쳐 강해지는 교회이다. 봉사하는 교회라면 가난해도 좋지만 공동체를 위해 일할 수있는 최소한의 물질적 조건만은 갖춰지기를 희망한다. 그가 이곳에 부임해 나타난 한 가지 변화라면 커뮤니티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해 무언가 해야 되겠다는 지역사회 공동체 의식이 싹튼 것이다. 구체적으로 애프터스쿨 프로그램을 마음속에 이미 시작했다. 실천력에서 뒤지기 싫은 그인지라 어느새 적당한 장소까지 물색해 놓은 상태이다. 어느 신자가 건네준 2만5,000달러가 시드머니가 되겠지만 대부를 통해서라도 애프터스쿨은 실현시키고 말겠다는 소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스카이다이빙으로 하늘을 나는 신부, 스킨스쿠버다이빙으로 심해를 헤엄치기도 하는 그의 미국생활은 통산 20년이다. 그리고 알맞는 경력도 갖춘 셈이다. 서울가톨릭대학 4년을 마치고 1992년 도미, 시튼홀 이매큐레이트 컨셉션 신학교 4년 후 뉴저지 호호커스 미국성당에서 보좌신부 5년을 경험했다. 그리고 나서 뉴어크 교구 첫 한인본당인 메이플우드 성당의 주임신부로 9년간 재임했다. 본래성 김대건신부의 성당이며 한인사회에서 오렌지 성당으로 불리운 이곳은 그의 아버지 신부인 박 어거스틴 몬시뇰이 1974년에 개척한 성당으로도 유명하다.
이제까지의 사목에서 감사한 게 있다면 힘들었던 호호커스 성당 보좌신부에서 떠날 때 크리스마스 파티 때 보다 더 많은 신자들이 참석해 환송해 주던 일, 메이플우드 성당을 떠나 이곳으로 올 때도 은혜롭게 떠났던 일 등이다. 또 한 가지그에게 큰 축복은 존경하는 고해신부님이 계셨다는 것. 2년전 돌아가신 카운슬링몬시뇰 마틴 오브라이언 신부는 생전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친구같은 신부였다.
팰팍 본당신부는 전통적으로 팰팍시의 경찰과 소방서의 채플린이기도 하고 타운 시장도 신자 중의 한사람이다. 제임스 로툰도 시장도 본래 신자이지만 냉담한 신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조 신부 부임 직후 로툰도 시장이 제이슨 김 부시장과함께 인사차 찾아왔던 때를 기억한다. 조종무<국사편찬위 해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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