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최고타자 전열이탈
악재에도 WS 우승‘눈앞’
타이거스에 먼저 3연승
야구는 역시 분위기 게임이다. 월드시리즈 뚜껑이 열리기 전 전문가들은 뉴욕 양키스를 4경기 만에 제압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우세를 점쳤다. 현역 최고의 투수 저스틴 벌랜더, 45년 만에 타격 3관왕에 등극한 최고의 타자 미겔 카브레라를 보유하고 있었기에 우승이 유력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내셔널리그 챔피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일방적인 게임이었다. 자이언츠는 공수 전 부문에서 타이거스를 압도했다. 파워히팅, 마운드의 높이, 수비, 주루플레이등 흠잡을데가 없었다. 이에 비해 타이거스는 자이언츠의 투수력에 풀먹은 방망이가 돼버렸다. 운도 외면했다. 자이언츠는 2차전 2-0, 3차전 2-0으로 2경기연속 타이거스를 셧아웃시켰다. 월드시리즈 사상 196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LA 다저스를 2차전 6-0, 3차전 1-0 백투백 셧아웃 이후 46년 만의 연속 완봉승이다. 당시 볼티모어는 4전 전승으로 월드시리즈 정상을 차지했다.
2012년 포스트시즌은 완전히 자이언츠의 흐름이다. 지난해 와일드카드로 우승을 차지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역전극 분위기를 연상케한다. 자이언츠는 디비전시리즈에서 2패 후 원정에서 신시내티 레즈를 내리 3연승으로 격파하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사상 디비전시리즈에서 홈 2패 후 원정 3연승은 자이언츠가 처음 작성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1승3패 후 3연승으로 2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벼랑에 몰린 자이언츠는 3연승을 거두는 동안 20점을 득점했다. 실점은 단 1점에 불과했다. 타이거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도 3차전을 치르면서 자이언츠는 득점에서 12-3으로 앞섰다. 질 수가 없었다. 타이거스는 주포 미겔 카브레라, 프린스 필더가 침묵하고 있는 사이 자이언츠는 파블로 산도발이 한 경기 3홈런을 비롯해 별로 주목도 받지 못한 그레고 블랑코, 브랜든 크로포드, 브랜든 팰트등이 잇달아 적시타를 터뜨리며 승리를 낚아챘다.
자이언츠의 2012시즌 성공 비결은 기적에 가깝다. 4월에 마무리 브라이언 윌슨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브루스 보치 감독은 집단 소방수 체제로 불펜을 운영했다. 적중했다. 8월에는 올스타게임 MVP인 외야수 멜키 카브레라가 금지약물에 적발돼 50경기출장정지로 이웃됐다. 당시 카브레라는 리그 최고 타자였다. 출장정지로 팀도 다소 어수선했다. 그러나 LA 다저스를 8경기 차로 따돌리고 지구우승을 차지했다.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영입한 2루수 마르코 스쿠타로(콜로라도 로키스), 헌터 펜스(필라델피아 필리스)가 기대에 부응했다.
포스트시즌 출발도 불안했다. 2010년 월드시리즈 수훈갑 팀 린시컴은 부진을 면치 못해 불펜투수로 전락했던 것. 그러나 선발로 부진했던 린시컴은 불펜에서는 13이닝 동안 1실점 17삼진으로 가공할 위력을 떨쳤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는 선발로 나서 5회도 버티지 못하고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2012시즌은 자이언츠의 기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상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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