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눔선교회’ 돕는 한정희·한미영씨의 사랑 실천 눈길
나눔의 삶을 살고 있는 한정희(왼쪽 두 번째)씨 가족. 왼쪽부터 딸 미영, 남편 울레 허랄드손, 아들 경석.
한정희·한미영 모녀의‘나눔선교회’ 사랑은 언뜻 들으면 잘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다. 화가인 어머니 한정희씨는 뉴욕에 살면서도 14년째 나눔을 돕고 있는데, 그 정도가 대충 후원금을 얼마 보낸다거나 몇 차례 자원봉사 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처음 나눔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마음이 심하게 아프기 시작했다는 그는 이 단체의 열악한 실정을 듣자마자 LA로 날아와 개인전 수익금 전액을 선교회에 기부하기를 두 번이나 했으며,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보내는 것은 물론이고 툭하면 선교회를 찾아 밥하고 청소하며 봉사하는 일을 꾸준하게 해왔다.
놀라운 것은 그녀의 딸이다. 좋은 부모, 유복한 환경에서 모범적으로 자란‘엄친녀’ 미영(22·Mari Haraldsson)은 올 여름 NYU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1년간 스웨덴의 유엔에서 인턴십 프로그램을 하기로 돼 있었는데 그걸 다 포기하고 지금 나눔선교회에서 석달째 카운슬러로 일하고 있다. 지난 여름 어머니와 함께 나눔을 찾았다가 약물중독으로 사회에서 소외된 채 재활의 고통을 겪고 있는 한인 청소년들을 보자 스톡홀름 대신 LA로 이주한 것이다. 그 어머니에 그 딸’이라고 쉽게 말하기에는 너무도 특별하고 아름다운 두 사람. 천사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이 모녀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선하고 진실된 한정희·미영 모녀를 만났다.
뉴욕 활동 화가 한정희씨
개인전 수익금 전액 기부
밥·청소까지 14년째 후원
NYU 대학원생 한미영씨
스웨덴‘유엔 인턴십’ 포기
마약재활 돕는 카운슬러로
한정희씨가 이번에 온 건 LA에서 세 번째 열리는 개인전 때문이다. 또한 딸 미영이 어떡하고 있나 보기도 할 겸, 그러잖아도 ‘너무 좋아하는 나눔선교회’에 요즘 매일 출근하고 있다는 그는 생각보다 훨씬 강하고 지혜로운 딸의 모습에 크게 고무된 표정이다.
“워낙 눈물도 많고 사랑이 많은 아이라 걱정했는데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있는지, 참 놀랍고 감사했습니다. 미영이는 중·고등학교 시절에도 나눔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올 여름 대학 졸업하고 왔을 때는 새로운 시각으로 보게 된 것 같아요. 유엔은 언제든지 갈 수 있지만 이 사람들은 지금 아니면 꼭 필요한 도움을 주지 못할 거라면서 다 포기하고 왔지요”
NYU에서 인권과 리더십을 전공한 미영은 스웨덴과 뉴욕의 유엔에서 일한 적이 있고, 지난해에는 캄보디아 유엔을 통해 물도 전기도 화장실도 없는 고아원에서 3개월이나 봉사하기도 했단다. 그것도 모자라 올 여름엔 대학졸업 기념이라며 자비 들여 다시 캄보디아로 날아가 한 달간 봉사하고 왔다니 요즘 세상에 참으로 들어보기 힘든 진정한 사랑의 사도라 해야겠다.
아마도 어머니의 삶이 커다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한정희씨는 스웨덴과 프랑스에서 20년, 미국에서 10여년 살아오는 동안 무려 36회의 개인전을 가졌을 정도로 작가로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전시회를 열 때마다 그 수익금을 모두 필요한 곳에 보내는 나눔의 삶을 살고 있다. 컴퓨터 사업가인 남편(울레 허랄드손 Olle Haraldsson)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겠지만 멕시코, 쿠바, 캄보디아, 한국의 강원도 깡촌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서 일하는 선교사와 교회들을 돕고 있는 그는 단지 돈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늘 기도하며 기꺼이 찾아가는 등 진실한 마음의 동참으로 주위를 감동시키고 있다.
나눔선교회의 한영호 목사는 “10여년 전 선교회가 아주 힘들었을 때 한정희 여사로부터 두 번이나 크게 도움을 받았다”고 전하고, 딸 미영에 대해서는 “이런 아이는 선교회 역사상 처음”이라며 “너무나 귀한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선교회에 봉사하겠다고 찾아온 사람이 수도 없이 많았지만 얼마 못가 시험에 들거나 문제를 일으키고 나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인 정말 특별한 아이라고밖에는 말할 수가 없어요. 선교회에서 단 한 명도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믿음이 너무 좋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언제나 긍정적인 말로 주변을 환하게 빛나게 하지요. 사랑이 넘치는 특별한 아가씨입니다”
지난 8월 한미영이 나눔선교회 뉴스레터에 쓴 글은 그의 겸손한 심성을 잘 보여준다. “나눔에서 머무는 동안 영광스럽게도 카운슬링과 가르칠 기회를 여러 번 갖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이곳에 머무는 분들 개개인의 자질과 독특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지요. 저는 요즘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새로운 얼굴들을 보면서 엄청난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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