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 잔슨 워싱턴 감독(왼쪽)과 밥 멜빈 오클랜드 감독.
전 LA 다저스 감독 데이비 잔슨이 ‘만년꼴찌’ 워싱턴 내셔널스를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 최다승 팀(98승64패)으로 끌어올린 공을 인정받아 2012 내셔널리그(NL)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아메리칸리그(AL)에서는 오클랜드 A’s의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끈 밥 멜빈 감독이 그 영예를 안았다.
오는 1월 70세가 되는 잔슨이 최우수 감독으로 선정된 이번이 두 번째다. 잔슨은 1997년 피터 안젤로스 오리올스 구단주와 불화로 사임한 지 몇 시간 만에 이 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감독인 그에게는 2013년 시즌이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그는 이미 다음 시즌을 끝에 내셔널스의 고문으로 물러설 계획을 밝혔다. 잔슨 감독은 따라서 “월드시리즈 아니면 꽝”이라며 다음 시즌에 ‘올인’을 선언했다.
어려운 초이스가 아니었다. 13일 발표된 32명 미 야구기자단 투표 결과를 보면 1위표 23장이 잔슨에게 몰렸다. 2위는 1위표 5장을 받은 더스티 베이커 신시내티 레즈 감독이었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3년 만에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명장 브루스 보치는 놀랍게도 1위표 4장으로 3위에 그쳤다.
워싱턴 선수 또는 감독이 ‘메이저’ 포스트시즌 상을 탄 건 전날 NL 신인왕에 오른 브라이스 하퍼에 이어 역사상 단 2번째다.
내셔널스는 아직도 선발투수 지오 곤잘레스가 사이 영 상 후보로 남아있는 등 올해 어린 선수들을 앞세운 ‘내티투드(Natitude) 돌풍’으로 워싱턴 팬들에 1933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을 선사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6-0 리드를 날린 결과 최종 5차전에서 물려 1회전 탈락의 쓴잔을 들이켰다.
목소리를 높이지 않기로 유명한 잔슨 감독은 1999, 2000년 다저스를 맡았던 적도 있고, 2011년 시즌 도중 짐 리글맨 감독의 사퇴로 내셔널스 사령탑에 올랐다.
한편 AL에서는 감독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팀에서 ‘올해의 감독’이 나온 점이 눈길을 끈다. 브래드 피트 주연 영화 ‘머니볼’로 유명한 빌리 빈 A’s 단장은 야구는 이제 그 모든 결정을 퍼센티지 기록에 따라 내리는 종목이기에 감독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믿는 사람인데 미 야구기자단의 의견은 달랐다.
멜빈은 1위표 16장이 포함된 116점을 획득,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공포의 외인구단 돌풍’을 이끈 벅 쇼월터 감독을 8점차로 제쳤다.
애당초 우승후보로 꼽히지 않았던 A’s는 시즌의 반환점을 돌 때만 해도 AL 서부지구 선두 텍사스 레인저스에 무려 13게임차로 뒤져 플레이오프 진출은 어림도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7월에 구단 역사상 최다 19승(5패)을 올리는 등 이때부터 57승26패를 달린 결과 시즌 마지막 3연전에서 레인저스를 휩쓸고 디비전 정상에 오르는 극적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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