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누는 삶은 자선 아닌 사명”
▶ 26년간 불우이웃.북한어린이돕기 실천
연말 한인교회마다 불우이웃에 터키 전달행사 파급시킨 장본인
올핸 허리케인까지 겹쳐 모금액 줄었지만 “작은정성 모이면 큰 힘”
주는 기쁨이 클까, 받는 기쁨이 클까. 25년 이상 뉴욕·뉴저지 무료급식소 250곳에 터키를 선사해온 사랑의 터키 행사가 한창이다. 사랑의 터키 한미재단 전상복 회장의 나누는 기쁨에 대해서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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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는 삶을 살고자
여름에는 북한 어린이 돕기, 겨울에는 뉴욕·뉴저지지역 홈레스 돕기 등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사랑의 터키 한미재단 전상복(76) 회장은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불우이웃을 돕게 되었는 지 가장 궁금했다.
“6.25가 나면서 대구로 피난 가서 영국군 하우스 보이로 취직했다. 그때부터 배고프지 않고 무료숙식하며 받았던 고마움을 나도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겠다고 은연 중 생각하고 있었다. 미국유학을 온 후 내가 받은 사랑과 혜택을 하나님께 감사하고 미국에 감사하며 나누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래서 36년 전인 1987년 스태튼 아일랜드의 한 교회에 15년동안 봉사하던 전상복 장로(현재는 뉴저지 한소망교회 전도선교부장), 부인 전송희는 교회차원에서 주위 빈민층, 특히 흑인과 스페니시에게 추수감사절 터키 전달을 시작했다고 한다.
“3년간 터키 전달행사를 한 후 뉴욕과 뉴저지로 확대하면서 본부장으로 활동했고 창립 12년만에 완전독립단체로서의 필요성을 느껴 이사회를 조직하고 비영리단체로 인가받았다. 뉴욕의 교회 600군데에 편지를 보내고 미국뿐 아니라 한국의 영락교회, 명성교회, 부산의 교회까지 이 행사를 홍보했다. 처음엔 사람들이 돈 걷으러 왔나 하는 시선이더니 점차 알려지면서 도움이 손길이 많아졌다.”북한은 약 16년 전부터 돕고 있다. 98년 미국장로교 평화사절단으로 ‘1인당 50전씩’ 장로교인들이 모은 기금으로 쌀 300톤을 사갖고 평양 보육원을 찾은 것이 시작이었다.
“지난 4월 북한·연변 어린이를 위한 사랑의 자선음악회에서 모은 기금 약 2만달러로 지난 6월 12일 연변에 도착, 26~29일까지 3박4일간 북한 나진, 선봉을 방문했다. 밀가루 15톤, 비타민, 감기약, 소화제 등 의약품 200여통, 사탕 20킬로그램, 과자 20상자, 아코디언 드럼 등을 3개 보육원에 전달했다. 그외 탈북자들과 병원에 폐결핵약과 항생제, 종합비타민을 전달했다. 전세계적으로 고립된 북한 동포들을 도울 수 있는 것은 같은 민족인 우리뿐이다.”
전상복 회장은 지난 26년간 불우이웃과 북한 선교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한인들의 따뜻한 애정과 사랑 덕분이라고 한다. “가진 것 없이 열심히 사는 내게 적재적소마다 중요한 인물들이 나타나 도와주니 인복이 많다고 할 수 있다. 한인교회와 한인단체, 자영업자들, 개인, 한인들의 순수한 동참이 정말 고맙다. 불경기인데다가 허리케인까지 겹쳐 모금액이 평시의 3분의 1이 되었지만 이번 주에는 많은 이들이 참여해오고 있다. 터키 한 마리값인 단 10달러부터 시작된 작은 정성이 모여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렇다. 사랑의 터키 재단은 이제 한 개인이 하는 것이 아닌 전 한인들이 참여하여 이웃을 돕는 단체가 되었다. 회장 전상복 장로, 서기 김영배 목사, 이사 정철헌 목사. 황의곤 목사, 장석진 목사, 차주홍 변호사외 수많은 한인단체와 개인이 십시일반으로 후원하고 있는 것이다.
▲ “늙을 새가 없다”
처음 시작은 하였으나 한인교회마다 지역 불우이웃과 홈레스에게 터키 전달 행사를 파급시킨 전상복은 지금까지의 삶에 대해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아내가 오랫동안 직장을 다니면서 생활에 큰 도움을 주었다.” 1936년 경북 예천에서 가난한 농민의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전상복은 고학으로 학업을 마쳤다. 경희대 경제학과를 나와 1963년 고려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후 경희대에 강의를 나가던 전상복은 1966년 웨인 주립대 대학원에 경제학을 공부하러 도미, 디트로이드에서 살았다.그 6개월후 아내도 미국으로 뒤따라왔고 공부를 마친 2년후에는 꿈의 도시 뉴욕으로 왔다.
부인 전송희는 이대 생활미술학과를 나와, 패턴 메이커로서 대형 패션회사에서 장기간 일을 하며 가정 경제를 도왔고 목회공부를 마친 후에는 현재 뉴저지 참된 교회 선교담당목사로 일하고 있다.전상복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중책을 맡아 5년간 근무했고 헬스 앤 뷰티 물품을 취급하는 JMS 회사 사장으로 비즈니스를 하면서 스태튼 아일랜드 한인학교 설립 이사장, 극동아시아방송국 미동부지구 후원회장으로 활동했고 2003년부터 현재는 연변과기대 상경학부 겸직교수를 하고있다.
전상복 1인이 미국에 정착하며 일가친척들도 다들 이민을 왔다. 여러 식구가 함께 살면서 이민의 터를 닦아주기까지 3일마다 장을 봐서 냉장고를 채워야 했고 휴지 한통을 하루에 다 사용해야 했다.
다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여 현재 목사, 의사, 약사, 초등학교 교장, 소방대원 등 다양한 직업을 지닌 150명의 대가족을 이루었다. 한사람이 먼저 뿌리를 내리면서 이뤄진 대가족은 모두 기독교인으로 사랑의 터키 캠페인에 동참하고 후원한다.
전상복의 아들 리차드(건축설계사, 며느리 자스티나 실내장식가), 딸 헬렌(내과의, 사위 프랫 암전문의), 외손녀 아사벨라와 외손자 맥스를 둔 다복한 할아버지 전상복은 지금, 자신을 위해 살면서 은퇴생활을 즐기면 되는 나이이다.
“이번만 가고 더 이상 가지마세요.”하며 자녀들이 모자라는 기금 수천달러를 내놓으면서 그의 건강을 걱정해도 그는 앞으로도 대북지원사업을 계속 펼쳐나갈 것이고 불우이웃 돕기도 멈추지 않는다. 길거리에 모금통을 들고 나가고 몸소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사명감, 이웃을 사랑하는 실천이다. 그는 “늙을 새가 없다”고 말한다.
▲주는 것이 더 복돼
모금을 위해 하는 일은 다양하다. 올 추수감사절 터키 기금을 위해 고등학생을 비롯 21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거리에 나서 가두모금을 했고 작년 가을에는 중견화가 11명 초청 그림전시회, 올 봄에는 음악회 등으로 다양하다.
1년에 보통 2만달러정도를 모으면 80%는 맨하탄 시티 하베스트 본부, 할렘 등지의 노숙자들과 브루클린 빈민가, 뉴저지 센터 포 푸드액션(CFA)과 노인아파트, 무료급식소 그리고 저소득층 한인노인들에게, 20%는 북한과 중국 어린이를 위한 종합비타민 구입 등에 쓰인다.
“과거에는 99%가 미국인 노숙자를 위해 터키를 전달했으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한인사회에도 외롭고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7~8년 전부터 한인 노인 및 저소득층에도 터키를 전달하고 있다” 이러한 사랑의 터키 한미재단의 이웃사랑에 지난 3월 캐서린 도노반 뉴저지 버겐카운티장이 공로패를 전달하기도 했고 여러 상도 받았다.
전상복은 이제 사랑의 터키 한미재단 설립자로서 상징이 되고 교회와 단체 1,000여곳이 지역의 불우이웃을 직접 돕기를 바라지만 지금도 여전히 며칠동안 꼬박 우편물을 보내는 일을 직접 하고 있다. “스페니시 동네에서 돈 벌어서 고급차를 타고 다니면서 어려운 이웃을 돌보지 않으면 안된다. 매일 기도하는 제목이 많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도다 하는 성경 말씀이 있다. ” 그는 오늘 새벽 4시에 일어나 어떤 제목으로 기도했을까.
“시작하기 전에는 걱정이 앞선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작은 힘이나마 보태어 남을 돕는 귀한 손길에 하나님의 축복이 있다. 무엇보다도 한인들도 받기만 하는 민족이 아니라 나누는 민족임을 알리고싶다”는 것이 그의 바램이다. 그의 새벽기도 제목이 짐작되지 않는가.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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