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이 지난 26일 이사회서도 윌셔은행과의 합병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연내 합병이 어렵게 되자 그 지연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한미은행이 윌셔은행과 주식 교환비율 및 가격, 이사진 구성 등 합병에 따른 핵심 현안에 대해서 대체적인 합의를 도출해 내고도 막판에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합병의 또 다른 카드인 BBCN 은행과의 합병 줄타기와 최근의 불안정한 주시가격, 경영진의 합병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BBCN 일부 이사들 러브콜에 이해득실 계산
기관투자자 주식 대거 매각하는 시기 겹쳐
■BBCN 은행과의 줄타기
한 은행관계자는 한미와 윌셔가 합병될 경우 BBCN 은행과 대등한 경쟁관계에 놓이게 되면서 한미와 윌셔의 합병을 바라보는 BBCN의 시각이 좋을 리 없고 이에 따라 BBCN 일부 이사진이 한미은행 일부 이사들과 접촉하면서 합병 후의 이해득실을 계산하게 되면서 윌셔은행과의 합병이 지연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BBCN도 한미은행과의 합병 추진을 놓고 이사진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이사는 현 상태에서 한미은행과의 합병은 무리라는 의견을 내고 있는 반면, 일부 비주류 이사는 한미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자산규모 84억 달러의 대형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케빈 김 이사장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BBCN 이사들의 엇갈린 의견이 한미와 윌셔 간의 합병 논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불안정한 주식가격
이밖에 한미와 윌셔은행 주식의 과반수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이 통상 연말에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 주식을 대거 매각하는 과정에서 양 은행의 주식이 하락하고 있는 점도 연말 합병 발표를 지연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관투자자 주식보유 비율이 60%를 상회하는 윌셔은행의 경우 지난 11월14일 6달러 선이 붕괴된 후 5달러 선에서 지속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특히 지난 12월21일에는 지난 3개월 평균 거래량 34만주의 거의 6배에 달하는 188만주가 거래되면서 주가가 3.45%나 하락하기도 했다. 기관투자자 주식보유 비율이 56%선에 달하는 한미은행 역시 지난 12월17일부터 21일까지 다섯 거래일 연속 평균 거래량인 15만주의 2~3배에 달하는 주식이 거래됐다. 이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는 연말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의 소극적인 자세
관계자들은 또 한미은행 일부 경영진의 합병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영진의 경우 합병 후 직원들의 자리 보장 등이 불투명하게 됨에 따라 소극적인 자세가 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같은 합병 소문이 장기화되면서 은행 직원들의 동요도 심한 실정인데 한 직원은 “합병을 하게 되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며 “솔직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말해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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