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돼지 장학금’ 만든 김미경 대표
내년부터 장학생 2배로 늘릴 계획
10년간 남몰래 북한 주민들 돕기도
“저희 부부가 사람들을 좋아하는데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게도 하고 장학금도 내놓은 겁니다.”
한인 학생들을 위해 1만 달러의 장학금을 선뜻 내놓아 정초 화제를 모은 ‘꿀돼지 삼겹살’의 김미경 대표. 그는 ‘더불어 사는 세상’이란 말로 따뜻한 나눔의 손길을 편 자신의 동기를 설명했다.
장학금은 오랜 그의 ‘숙원’이었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성격도 한몫했다.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일은 평소 늘 하고 싶었던 일이었습니다. 가게를 하다 보니 돈이 없어 주문도 제대로 못하는 학생들도 보고, 부모님 비즈니스가 잘 안돼 학교를 그만 두는 학생들도 보고… 가슴 아픈 사연들을 보면서 저라도 도울 수 있는 데까지 돕자 생각한 겁니다.”
올해 처음 시작한 꿀돼지 장학금은 지난 주 신청 마감됐다. 10명 모집에 80명 넘게 응모했다 한다. 심사를 거쳐 2월15일 선발 장학생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선발된 고교생과 대학생 10명에는 각 1천 달러씩의 장학금을 주게 된다.
“너무 많은 학생들이 신청해 안타까웠어요. 더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고요. 내년부터는 장학생을 꼭 더 늘리겠다고 약속드립니다. 2014년에는 20명, 그 다음 해는 30명, 이런 식으로 계속 늘려나갈 겁니다.”
장학금 확대 계획을 밝힌 김 대표는 이참에 꿀돼지 장학재단도 설립할 계획이다. 장학금의 외연도 넓혀 한인 학생들뿐만 아니라 미국인 학생들에도 장학금을 제공할 생각이다.
현재 김 대표는 ‘꿀돼지 삼겹살’이란 상호로 애난데일과 엘리컷시티, 센터빌 3곳에서 영업 중이다. ‘이자카야’란 상호의 젊은이 대상 카페, 노래방도 애난데일에서 성업 중이다. 꿀돼지 삼겹살은 파격적으로 낮은 가격과 양질의 맛, 독특한 인테리어로 선풍을 일으켰다. 이젠 고객의 절반 이상이 미국인인데다 직원만도 70명에 이른다.
“남들이 보면 돈 많이 버는 줄 알아요. 그 돈 벌어 어디다 써느냐고 하는 분들도 계세요. 사실 고객들은 늘 북적대도 생각보다 이윤은 적은 편입니다. 이런 말 하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5년 전 애난데일에 1호점을 낼 때 저희 부부는 돈 많이 버는 게 목적이 아니었어요. 돈 있는 분들만 올 수 있는 식당이 아니라 주머니 얇은 학생들이 부담 없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 많은 일자리도 만들 수 있어 직원들과 함께 먹고 살 수 있다는 게 기쁜 거죠.”
김 대표가 이처럼 ‘더불어 사는 삶’을 펼 수 있는 데는 남편 김성익 씨와의 한마음이 큰 힘이 됐다. 김 대표는 얼마 전 다시 의욕적으로 신사업을 펼치고 있다. 메릴랜드의 케이튼스빌에 문을 연 꿀돼지 왕만두다. 다음 달에는 꿀돼지 치킨도 롯데 케이튼스빌점 안에서 개점할 예정이다. 삼겹살과 만두, 치킨까지 외식사업의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 또한 돈 버는 목적보다 선교사업을 위한 것이다.
그는 10년 전부터 두 언니와 북한 선교 및 지원사업을 해왔다. 두만강 유역의 도문과 나진 선봉지역에 비료공장과 병원, 두유 공장 설립을 지원했고 탈북자 자녀들의 교육을 돕는데도 힘을 아끼지 않았다. 필리핀과 캄보디아, 한국의 어려운 이들에 대한 지원도 계속 하고 있다. 남들처럼 이름 내지 않고 비즈니스해서 번 돈으로 조용히 지원해온 것이다.
김미경 대표는 “어떨 때는 힘이 들더라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면 더 기운이 난다”며 “삶의 목적이 있으니까, 더불어 가며 사는 재미로 사니까 인생이 즐겁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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