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선 <전 한인회 회장>
연초에 한국의 유명인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죽음은 그 자신만이 아니라 그의 불행한 가족사와 연계되어 큰 충격을 주었고. 모든 억측과 상상력이 더해져 대중들에게 시시각각 알려 졌다.
엄마와 후견인이었던 외삼촌에 이어 급기야는 아버지까지 같은 방법으로 세상을 마감했을 때, 그 억장의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작고 여린 두 아이의 가슴이 헤아려져 마음 한켠이 묵직했다.
공교롭게도 그들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말은 한결같았다 “세상을 더는 살아갈, 자신도 용기도 없다” 그들이 느꼈던 이 극도의 절망감이 그들이 최후에 선택한 극단의 방법을 이해시키고 정당화 할 수 있을까? 우리는 그들의 절박하게 느낀 위기와 맞닥 들이지 않아서 그들과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일까?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였는가, 아니면 그들이 비겁한 이기주의자들인가……많은 생각을 하며 끝까지 출구 없는 섬에 스스로를 가두고 아프게 생을 마감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 보려 애쓴 며칠이 지났을 때, 우연히 신문에 난 기사를 보게 되었다.
2013년 1월 9일자 한국일보에 소개된 데이빗 메나시의 기사였다. 그는 마이애미 그랄리프 고등학교 영어 교사로, 사십 세에 뇌암 4기 진단을 받고 이미 세 차례의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은 후였다. 그러나 더 이상 희망이 없음을 알게 되었을 때 그가 마지막 세운 계획은 전국을 여행하며 자신의 제자들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제자들에게 던진 ‘내가 너희들 삶에 변화를 주었는가 (Did Imake a difference)’ 라는 물음 속에서 자신이 매 순간 최선을 다했던 교사라는 직분 속에서의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래서 그는 시한부 삶이라는 극도의 절망감에서 벗어나 죽음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앞서의 이야기와는 달리 인간이 느끼는 최고의 절망감에서 조차 의연하게 다가올 죽음을 희망으로 느끼게 하는 그의 이야기는 깊은 감동을 주었다.
최근들어 우리들 사이에 ‘힐링 (Healing)’ 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었다. 한 방송국의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있더니 언젠가부터 공개적으로 자기의 상처를 드러내는 일에 더 이상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사회 현상처럼 너도나도 힐링을 이야기 할 정도로 그동안 우리가 그렇게 상처투성이의 삶을 살고 있었는지는 생각하게 했다. 주변에는 많은 교회와 성직자가 있고, 주일이면 하루 종일 교회에서 지내며 그 안에서 치유를 받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그 안에 모인 사람 사이에서 상처를 받았다고 이야기하니 참 아니러니 하지 않을 수 없다.
절망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삶의 방식이 다르게 보이는 건 위의 두 사람의 경우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세상을 따뜻한 손으로 감싸주면 세상은 아름다운 빛을 낼 것이다. 상처를 감싸 안아 진주를 만드는 조개처럼 서로가 다정한 손으로 감싸 안아 서로에게 보석이 되면 어떨까.. 세상의 외로운 사람을 희망의 손으로 감싸 안아 용기를 주는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다.
끝으로 박성철님의 ‘삶이 나에게 주는 선물’의 한 귀절을 나누고자 한다. ‘모든 출발은 아름답습니다. 하는 일마다 뒤틀리고 손대는 일마다 어긋날 때가 있습니다. 꿈꾸는 삶이 무너져 가는 기분이 들고 조금만한 아픔도 견디기 힘든 절망감으로 다가올때가 있습니다…. 중략….. 이미 늦었다고 생각되는 지금 시작 하는 것이 이 다음에 시작 하는 것 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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