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막내아들에게는 두 명의 죽마고우가 있다. 지난해 모두 명문대학원에 입학이 내정돼 그들의 희망찬 미래를 축하하기 위해서 나는 동네 근처의 레스토랑 보다는 좀 더 멋있는 곳을 찾아보라고 막내아들에게 부탁했다. 아이는 아나폴리스시의 해군사관학교 인근에 있는 바닷가의 언덕에 위치한 노천 레스토랑을 나에게 소개했다.
아이들이 좋아 하는 크랩과 랍스터 요리가 나왔다. 또한 나무넝쿨로 만들어져 있는 지붕의 천정에 설치된 스피커로부터 귀에 익은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 나왔다. 미국 최고의 팝 피아니스트중의 한사람인 밴 크래이번이 연주하는 ‘Harlem nocturne ‘과 영화 남태평양의 주제가인 ‘Some enchanted evening ‘이 흐르고 있었다. 밴 크래이번은 매우 지적이면서도 로맨틱한 연주자로 정평이 나 있으며, 수많은 팝송과 영화음악을 피아노곡으로 편곡하여 대중들에게 소개해 많은 음악 애호가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그의 피아노 연주곡들이 끝나자, 이어서 지난 40년 이상을 달콤한 그의 음악으로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독일의 작곡가이자 그의 밴드의 음악단장인 제임스 라스트의 곡들이 흘러 나왔다. 그 중에서 ‘아랑스웨즈’는 많은 기타곡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곡과 함께 이 세상에서 최고의 아름다운 트럼펫 곡이라는 ‘Nature boy’가 연주되었다. 나는 이 트럼펫 곡을 들을 때마다 가슴 속이 시릴 만큼의 찐한 감동을 받았었다.
제임스 라스트의 곡들을 듣는 동안 옆 좌석에 앉아 있는 70대 중반의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었다.
할머니의 집은 바다 저쪽 건너편에 있는 하얀색을 한 빌라이며, 남편과 함께 작은 요트로 여기까지 15분 걸리는 이 레스토랑에 자주 들린다고 했다.
왜냐하면, 이 레스토랑의 음악이 너무 로맨틱하고, 할머니가 좋아하는 음악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이곳에 오면 언제나 행복한 무드에 젖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시 음악이 바뀌어 프랑스의 전통가요인 샹송이 소개됐다. 피에르 바세르가 노래하는 ‘엠마누엘’과 영화배우이자 가수인 이브 몽땅이 불러 유명해진 ‘Les fuilies mortes[the autumn leaves’를 비롯한 샹송 곡들이 쏟아져 흘렀다. 아늑한 분위기에 젖어 수다 떨기에 바쁜 아이들도 일어서기가 아쉬운가 보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레스토랑이 어떠했느냐는 나의 물음에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지금까지 가본 레스토랑 중에서 과연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올려 보였다.
워싱턴 인근의 우리 한국 식당에서도 아름답고 멋있는 음악이 흐르는 레스토랑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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