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퍼보울 XLVII 결산
▶ 레이븐스 공격 때 볼딘 슬랏 리시버 기용, 전선 왼쪽 공략 전술 적중
레이븐스는 앤콴 볼딘(81)을 슬랏 리시버로 이용해 49ers 디펜스를 뚫는 방법을 찾아냈다.
한 쿼터만 더 긴 경기였다면 수퍼보울 XLVII(47) 왕관은 지금 볼티모어 레이븐스가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49ers가 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3쿼터 일찌감치 KO될 위기에 몰렸던 49ers를 기적적으로 살려준 건 34분간의 정전 사태였다. 복싱으로 말하자면 2라운드에서 두 번이나 녹다운을 당하며 6-21로 뒤진 49ers는 벨이 울려 코너로 들어가 잠시 쉬며 숨을 돌릴 수 있었던 게 다행이었는데, 3라운드가 시작되자마자 또 크게 한 방 얻어맞고 곧바로 다시 KO될 위기에 몰린 셈이다. 바로 이때 기적적으로 구장에 불이 나가면서 49ers에 34분이란 재정비의 시간을 줬다.
이번 수퍼보울에서 우세가 점쳐졌던 ‘마이크 타이슨’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면 어떤 각오를 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구태여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레이븐스는 3일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수퍼돔에서 벌어진 제47회 수퍼보울에서 34분간의 정전 사태를 딛고, 49ers의 무서운 추격을 간신히 따돌리고, 34-31로 어렵게 이겨 구단 역사상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정전 전에는 레이븐스가 일방적으로 앞섰던 경기다. 저코비 존스의 108야드 터치다운 킥오프리턴(NFL 포스트시즌 신기록)으로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스코어는 28-6까지 벌어졌다.
그런데 후반전이 시작된 지 1분32초 만에 수퍼돔에 불이 나가면서 49ers를 살려줬다.
34분 동안 재정비를 한 49ers의 반격은 무시무시했다. 3쿼터에 4분 동안 연속으로 17점을 몰아치는 등 모두 12분23초에 걸쳐 23-3으로 밀어붙여 경기 종료 9분57초 전 31-29 동점 기회까지 만들었다. 일부에서는 49ers의 투포인트 컨버전 동점 시도 실패도 사실은 레이븐스의 오프사이드 반칙을 심판들이 놓친 탓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레이븐스가 필드골 하나를 추가, 5점차 경기를 만들었지만 5분을 남겨두고 49ers가 다시 공격권을 잡았다. 그리고는 레이븐스 엔드존 5야드 앞까지 쳐들어가며 구단 역사상 6번째 우승에 바싹 다가섰다.
하지만 마이클 크랩추리를 향한 콜린 캐퍼닉의 3차례 패스가 모두 땅에 떨어지며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에서 볼티모어 레이븐스로 탈바꿈한 구단과 레이 루이스가 두 번째로 수퍼보울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49ers의 짐 하바 감독은 아직도 오심을 주장하고 있다. 경기 마지막 플레이 때 레이븐스 코너백 지미가 크랩추리를 붙잡았는데 ‘홀딩’ 페널티를 지적하지 않아서 졌다는 것. NFL 규정상 첫 5야드 동안은 리시버와 접촉이 허용된다. 하지만 5야드를 지나서도 접촉이 계속됐다고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ESPN 분석가 잔 클레이튼에 따르면 레이븐스 우승의 요인은 두 군데에 있다.
첫 째는 레이븐스 왼쪽 오펜시브라인맨들이 49ers의 디펜시브엔드 저스틴 스미스와 라인배커 올든 스미스를 거의 안 보이게 만든 것이라고 했다. 저스틴 스미스는 태클 3개에 그쳤고, 올든 스미스는 태클도 없이 어시스트 1개에 쿼터백에 한 번 손을 댄 데(QB hit) 만족해야 했다.
두 번째는 레이븐스 와이드리시버 앤콴 볼딘의 ‘슬랏’(slot) 기용이다. 레이븐스는 볼딘을 양쪽 끝 ‘스플릿 엔드(Split end)’ 또는 ‘플랭커’(Flanker) 포지션에 두지 않고 인사이드 포지션에서 출발하게 하면서 주로 49ers 코너백 카를로스 로저스와 붙게 만들어 터치다운 1개를 포함, 6차례에 패스 리셉션에 걸쳐 104야드를 뜯어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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