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재 미 국영 MBN-TV 에디터 훼어팩스, VA
작은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비친다. 이마에 주름이 깊숙이 그어지고 수염이 덥수룩한 할아버지가 성경과 십자가, 빵, 죽 한 그릇 그리고 버터 나이프가 놓여있는 초라한 식탁 앞에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그림을 모두 기억하리라. 나도 어렸을 때부터 본 익숙한 그림이다.
제목은 ‘Amazing Grace’ 이다. “감사의 기도” 라고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원래 그림이 아니다. 미네소타 주의 작은 탄광촌인 보베이라는 곳에 사는 사진사, 에릭 엔스트롬이 외판원인 촬스 와일든이라는 노인을 모델로 1918년 흑백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후에 그의 딸이 사진을 수채화로 옮겼다. 이 그림 또는 사진은 미국의 교회, 종교단체, 봉사단체에서 선교용으로 많이 사용하였으며 이 그림이 주는 감명으로 미국의 많은 가정은 봉사정신을 키우며 모든 일에 감사함을 배우게 되었으리라.
이 그림은 미네소타 주 그림으로 지정 되었으며 미네소타 주 국무장관실에 영구히 걸리게 되었다. 지금도 미국 교회에 가면 이 그림을 많이 볼 수가 있다. 이 감동을 가슴에 안고 사는 미국인들이 많을 것이다.
지난달 2013년 1월4일 미 농무성에서 4,700만 명에게 푸드 스탬프(Food Stamp)를 발급했다고 발표했다. 이 숫자는 대한민국 남한 인구와 거의 맘먹는 숫자이다. 이번 달에는 얼마나 될까? 가슴이 썰렁하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다.
미국은 국민이 충분히 먹을 농산물의 2배를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도 왜 그 많은 푸드 스탬프를 발급해야 하는가?
2010년 제이어미 쉐이퍼트 라는 젊은이가 ‘Diver’ 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여 우리를 놀라게 했다. 이 다큐멘터리에 의하면 미국에 매년 960억 파운드(435억5천만 킬로그램)의 음식물쓰레기가 나온단다. 하루에 2억6천3백만 파운드(1억1,930만 Kg), 한 시간에 1,100만 파운드(499만 Kg), 1초에 3,000파운드(1360 Kg)가 나오는 셈이다.
이 양의 쓰레기를 화폐로 계산하면 1360억 달러가 되며 이 음식 쓰레기를 기차 화물칸에 연결해 실으면 뉴욕과 LA 간의 거리란다. 지금도 미국의 7가정 중 1가정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데 말이다. 식품점, 음식점, 가정에서 버리는 식품 쓰레기가 한데 모이면 이렇게 엄청난 양이 된다는 것을 우리의 의식, 까다로운 식품법을 조금만 고쳐도 이들 가정에 굶주림을 막을텐데, 그리고 푸드 스탬프라는 단어를 모를텐데 말이다.
그의 주장을 다시 들어보자. 소고기 1파운드를 생산할 때 2500 갤런의 물과 7 파운드의 옥수수 및 곡물이 필요하단다. 우리가 1파운드의 고기를 버리면 7 파운드의 곡물과 2500 갤런의 물을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리고 이 쓰레기를 소각할 때 100만 배럴의 오일이 타는 만큼의 지구 온실효과에 영향을 주며 이 쓰레기가 부패하면서 메탄가스가 발생하는데 미국 메탄가스 발생량의 34%란다. 그는 대형 그로서리에서 버리는 빵, 고기, 각종 채소, 과일 등이 모두 먹을만 한데 상품가치가 없다고 마구 버려지고 있다고 한탄한다.
미국의 엄격한 식품규격과 식품 법 때문이기도 하지만 8억5천만 명의 이웃이 매일 배고파하는데도 오개닉으로 또는 신선한 고기와 과일, 채소가 건강에 좋다고 야단을 떠는 사고방식 때문에 그렇지 못한 40%의 식품은 곧 쓰레기 장으로 버려진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러면서 고기를 생산하기위해 미국 곡물의 40%를 동물에게 먹이고 있으니 이게 될 말인가.
그림에서 보는 죽 한그릇, 빵 한조각의 의미도 하루 일용할 양식의 의미도 잊어 버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결론을 내린다.
“우리는 문제를 갖고 있다. 시스템이 망가졌다” 라고.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