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운 날씨에도 인산인해
▶ 이웃들이 선물한 진돗개도 청와대로
뉴욕한인 100여명도 참석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된 7만 명의 참석자들은 식전 행사가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행사장인 서울 여의도 국회 앞 광장에 비치된 좌석을 메우기 시작했다. 참석자들은 취임식장 주변에 설치된 보드판에 새 정부에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보내느라 분주했고, 취임식장 이곳저곳에서는 역사의 현장을 담기 위해 기념사진 플래시가 쉴 새 없이 터졌다.
○…이날 취임식 사전행사의 콘셉트는 ‘통합’이었다. 김덕수 사물놀이패, 김영임 명창 등의 전통 공연과 싸이의 ‘강남스타일’로 대표되는 현대적 공연이 어우러졌고, 1950년부터 현재까지 각 시대상을 반영하는 영상을 배경으로 출연진이 시대별 대표곡을 부르는 공연도 파노라마처럼 이어졌다. 안숙선(국악), 인순이(대중가요), 나윤선(재즈), 최정원(뮤지컬) 등 한국을 대표하는 네 명의 디바(여성가수)는 재일교포 피아니스트인 양방언이 작곡한 ‘아리랑 판타지’를 아름다운 화음으로 풀어냈다. 무대의 배경 그림도 박근혜 대통령이 웃는 얼굴로 지휘를 하고, 각계각층의 국민이 연주를 하는 모습이었다.
○…거의 모든 정치권 인사가 이날 취임식에 초청을 받았지만, 예외도 있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신임 대표는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박 당선인 측은 민주통합당, 진보정의당과 달리 통합진보당에는 초청 대상을 따로 명시하지 않고 "올 사람들만 알려 달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선 TV 토론 당시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대선에) 나왔다"고 말하는 등 박 대통령에게 각을 세웠었다. 고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건강과 거리상의 이유로 불참했고, 전직 대통령 부인 중에선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참석했다.
○…이날 취임식에서는 박 대통령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동영상의 박 대통령은 한 스튜디오에서 헤드폰을 쓰고 어색하게 박자와 음을 맞추며 가수 해바라기의 ‘행복을 주는 사람’의 첫 소절을 시작하는 장면이 나왔다. 동영상은 지난해 12월 대선 기간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 이춘상 보좌관이 준비한 홍보물이어서 박 대통령도 각별한 애착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 이날 청와대로 들어가는 박 대통령은 23년간 살았던 서울 강남 삼성동의 이웃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오전 10시에 사저 문을 나선 박 대통령은 자신을 환송하기 위해 도열한 주민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그는 주민 대표에게 "사시는 데 불편하셨을 텐데, 이해해주셔서 감사하다. 주민들의 성원을 가슴에 담아 훌륭한 대통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주민 대표들은 "5년 뒤 박수 받고 돌아오시라"고 덕담을 건넸다. 박 대통령은 그 동안 정든 주민들을 위해 ‘희망나무’라고 이름 붙은 소나무 한 그루를 선물로 준비했다. 자택 옆 삼릉 초등학교에 기증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작별 선물로 태어난 지 한 달쯤 된 진돗개 한 쌍을 박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박 대통령은 주민들이 선물한 진돗개를 청와대에 데려가 직접 키울 예정이다.
○…이날 취임장에는 뉴욕에서 건너간 한인 인사 100여명을 비롯 2,200여명의 재외동포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역사적인 박 대통령의 취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이날 뉴욕 한인 인사들은 취임식 이후 국무총리 주최로 열린 경축 리셉션에 참석하기도 했다.
한·미 정상회담 5~6월 성사될 듯
한·중·일 정상회의와 일정 영향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언제 첫 정상회담을 갖게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통상 한국의 대통령이 취임하면 가급적 이른 시기에, 그리고 가장 첫 정상회담 이벤트로 추진하는 것이 한미 정상회담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후 50여일 만인 4월15일부터 21일까지 미국과 일본을 차례로 방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각각 취임 3∼4개월 만인 5월11일과 6월6일 미국을 방문했다. 워싱턴의 고위외교소식통은 24일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다른 어떤 정상회담보다 먼저 성사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소식통은 "박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하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정상회담을 할 경우 통상 4∼5개월 이전부터 실무준비를 해야 한다는 게 외교가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 실무 외교당국자들 사이에서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대략 5월에서 6월 사이에 첫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가 한·미 동맹 60주년인 점을 고려할 때 양국은 첫 정상회담의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외교일정상 올해 5월께 한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일정과 연계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3국이 합의해 2008년부터 매년 연례적으로 개최하는 정상회의인 3국 정상회의는 순번에 따라 올해는 한국이 개최한다.
2010년 5월29일 한국의 제주에서 열렸고, 2011년 5월21일에는 일본 후쿠시마와 도쿄에서, 지난해 5월13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등 최근 3년간 모두 5월에 개최됐다.한미 첫 정상회담과 3국 정상회의 가운데 어떤 것이 먼저 열리느냐가 외교가의 관전 포인트다. 특히 3국 정상회의가 열리면 한·중, 한·일 양자 정상회담도 열리는 것이 관례라는 점에서 한국과 미국의 정상이 만나기 전에 한국과 중국의 정상이 만나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외교 소식통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첫 순방방문국과 연례적인 회의는 성격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설사 3국 정상회의가 먼저 열리더라도 한·미 첫 정상회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상징성이 중요한 외교 현장에서는 체감지수가 달라질 수 있다. 게다가 최근 오바마 대통령은 2기 임기를 시작하면서 백악관에 초청한 첫 외국정상으로 아베 신조일본 총리를 선택했고, 두 사람은 ‘미일 동맹의 부활’을 내외에 알렸다.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뒤 중국을 먼저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지도 주시하고 있다. 특히 당선인 시절 중국에 특사단을 먼저 보낸 적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정부 소식통들은 "그럴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홀가분하게 워싱턴을 찾을 수 있으려면 그가 큰 관심을 보이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협상을 포함한 다양한 외교·안보 현안에서 접점이 모색돼야 하지만 최근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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