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이기고도 울고 대만은 지고도 환호$3-2 역전승 불구 득실차로 1회전 탈락 ‘사고’
3회 1사 1, 2루에서 이승엽이 3루 파울플라이로 물러난 뒤 덕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
대만은 지고도 환호했고 한국은 이기고도 울었다.
한국 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처음으로 8강이 겨루는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5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벌어진 대만과의 제3회 WBC 1라운드 B조 3차전에서 8회말 강정호의 역전 투런홈런으로 결승점을 뽑아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최소한 5점차로 이겨야 진출희망이 있었던 상황에서 1점차 승리란 탈락을 의미했고 한국은 경기 후 승리의 기쁨보다 탈락의 아픔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B조에서 한국과 대만, 네덜란드는 서로 물고 물리며 2승1패를 기록했으나 타이브레이커인 득실차에서 가장 앞선 대만이 1위, 네덜란드가 2위로 2라운드 티켓을 따냈고 한국은 3위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로써 1회 대회 4강, 2회 대회 결승까지 오르며 이번엔 우승을 목표로 출격했던 한국야구는 첫 경기에서 야구변방으로 여겼던 네덜란드에 당한 충격패를 극복하지 못하고 보따리를 쌌다.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네덜란드가 호주를 4-1로 꺾고 2라운드 진출 티켓을 따내면서 이날 대만전에서 한국의 과제는 무조건 5점차 이상 승리뿐이었다. 6점차 이상으로 이기면 조 1위로 8강에 오르고 5점차로 이겨도 다음 타이브레이커를 따질 희망이 있지만 4점차 이하 승리는 패배와 마찬가지였으니 무조건 대승을 해야 했다.
하지만 많은 득점을 올려야한다고 생각하고 나서면 부담감 때문에 오히려 점수 뽑기가 어렵다는 것은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더구나 대만은 한국과 막상막하의 전력을 지닌 강팀인데다 만약 한국에 6점차 이상으로 패하면 탈락하기에 역시 사력을 다한 경기를 했다. 대회 시작 전부터 부진했던 한국 타선은 대량득점은커녕 1점 뽑기도 쉽지 않았다.
7회까지 스코어보드에 ‘0’만을 늘어놓아가던 한국은 0-2로 뒤지던 8회말 공격에서 선두 이승엽이 대만의 4번째 투수 궈훙즈를 상대로 좌중간 펜스를 원바운드로 넘어가는 2루타를 치고 나가 마침내 포문을 열었으나 이미 남은 기회가 얼마 없었다.
이어 폭투로 3루에 간 이승엽을 이대호가 좌전안타로 홈에 불러들였고 2사후 강정호가 레프트펜스를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터뜨려 3-2로 경기를 뒤집었으나 더 이상의 득점은 없었다.
결국 한국이 3-2로 앞선 채 8회말 한국의 공격이 끝나면서 9회 결과에 관계없이 탈락이 확정되고 말았다. 설사 9회초에 대만이 동점을 만들어 9회말 한국에 공격기회가 한 번 더 돌아오더라도 마지막 공격에 5점차로 이기는 시나리오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에이스 클로저 오승환이 9회 대만의 마지막 공격을 퍼펙트로 막고 마지막 경기를 이긴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3회초 대만에 어이없이 선제점을 내줬다. 2사 1루에서 린즈성의 중전안타 때 전준우가 공을 단번에 잡지 못하는 바람에 타구와 동시에 뛰기 시작한 1루주자 양다이강이 홈까지 파고 들어왔다. 이어 4회초엔 2사후 2루타와 중전 적시타를 맞고 추가점을 내줬다.
한편 대회전부터 심상치 않았던 타선의 부진은 끝내 대회 최종전까지 이어졌다.
3회엔 2사후 몸 맞는 볼과 포볼로 1, 2루 찬스를 잡았으나 이승엽이 3루 파울플라이로 물러났고 4회엔 2안타와 포볼로 2사 만루 기회를 얻었으나 대타로 나선 김태균이 센터플라이에 그치는 등 믿었던 거포들이 고비에서 침묵을 지키는 바람에 초반 득점의 물꼬를 틀 찬스를 잇달아 놓쳤다.
5회엔 1사 후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정근우가 2사후 이대호의 우중간 안타 때 홈까지 파고들다가 대만의 매끄러운 중계플레이에 홈에서 태그아웃 당했다.
결국 8회에 마침내 타선이 터져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으나 일반 경기와 달리 점수차가 중요했던 이날 경기에선 이미 때가 늦어있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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