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11일 프리시즌 경기 첫 회 브루어스 타자를 상대로 피칭하고 있다.

왼손 투수 류현진(26·LA 다저스)이 또 여운을 남겼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세 번째 선발등판에서도 3회까지는 ‘일류’ 피칭을 보여주다가 4회에 또 ‘오류’가 발생, 두 경기 연속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지난 번 선발등판 때와 같은 시나리오였다. 류현진은 11일 애리조나주 메리베일 베이스볼 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프리시즌 경기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3회까지는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았다.

상대의 일본인 톱타자 노리치카 아오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2회는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하는 등 이번에는 그 모든 우려를 털어낼 투수처럼 보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4회에 흔들리며 다저스 타선이 잡아준 2-0 리드를 지키는데 실패했다. 5회에 다시 마운드에 올라 투아웃을 더 잡았지만 4⅔이닝 동안 홈런이나 다름없었던 3루타를 포함해 5안타를 맞고 3실점으로 등판을 마감했다.

삼진은 3개, 볼넷은 2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6.00에서 5.91로 약간 떨어졌다.

메이저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들어선 타석에서는 스탠딩 삼진, 희생 번트 하나를 기록했다.

1회 선두 타자 아오키를 스탠딩 삼진으로 가볍게 돌려세운 류현진은 다음 타자 진 세구라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카를로스 고메스에게 볼 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내줬으나 다음 타자 릭키 윅스의 타석에서 고메스가 2루를 훔치려다 잡혀 한숨을 돌렸다.

류현진은 2회초 1사 만루에서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타석에 섰다. 하지만 상대 선발 마이크 파이어스가 공 3개를 던지는 동안 방망이를 한 번도 휘두르지 않고 그대로 스탠딩 삼진으로 물러났다.

다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2회말을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첫 타자 윅스를 상대한 류현진은 체인지업과 커브볼, 빠른 볼을 섞어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다음 타자 알렉스 곤살레스는 2루수 땅볼로, 크리스토퍼 데이비스는 3루수 땅볼로 가볍게 돌려세웠다.

3회에는 첫 타자 블레이크 랄리의 땅볼을 유격수 디 고든이 흘려보내 출루를 허용했다. 이 타구는 내야 안타로 기록됐다. 다음 타자 바비 크로스비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파이어스의 희생 번트를 2루수 마크 엘리스에게 직접 송구해 두 번째 아웃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아오키를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 3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세구라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해 실점 없이 무사히 이닝을 마무리했다.

4회초 1사 1루에서 다시 한 번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볼 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희생 번트를 대 1루 주자 고메스를 2루로 보냈다.

류현진은 그러나 4회 말 첫 타자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다음 타자 윅스를 맞아 볼 카운트 1볼-0스트라이크에서 정면 승부를 걸었지만 중견수 키를 넘겨 담장 위쪽을 때리는 3루타를 맞아 1실점했다.

1사 후 다시 데이비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1점을 더 준 류현진은 다음 타자 랄리의 타석 때 폭투까지 겹치며 데이비스를 2루까지 보냈다. 그리고는 랄리의 빗맞은 좌전안타가 나오는 바람에 2-3 역전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바비 크로스비와 다니 머피를 각각 헛스윙 삼진과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더 이상의 점수는 내주지 않았다.

류현진은 5회말 다시 마운드에 올라 아오키와 세구라를 각각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후 마운드를 자시 월에게 넘겼다.

양 팀 구원투수들이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아 스코어가 그대로 굳은 경기였다.


<이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