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고 살만한데 왜 이러지… 다 때려치고 싶어”
▶ 40대 중년층 중독 늘며 가정파괴 위협
“혼자 끊을 수 있다” 치료기피도 문제
지난 1980년대 초반 미국에 이민 온 김모(48)씨. 20대 초반 혈혈단신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고생도 많았지만 열심히 일해 남부럽지 않은 사업체도 일구고 결혼도 한 뒤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가 주위의 부러움을 사며 살아왔다. 하지만 생활이 윤택해지자 삶의 목표가 흔들린 김씨는 우연치 않게 마약에 손을 댔고 결과는 참담했다.
사업체를 잃은 것은 물론 40대 중반에 부인에게 이혼까지 당한 김씨는 결국 인생 밑바닥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마약이 한인 중년들을 위협하고 있다. 클럽문화와 파티에 빠진 일부 청소년과 젊은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마약과 약물중독이 성공한 사업가 등 40대 이후 한인 중년층까지 노리며 한인 가정을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 특히 중년 마약문제는 청소년의 경우와 달리 주위의 강제적인 계도가 쉽지 않은데다 가정파탄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뉴욕차일드센터 아시안클리닉의 윤성민 부소장은 “근래들어 중년층 한인들의 마약이나 약물중독 상담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아직 음주 문제보다 건수가 적지만 마약으로 고통 받는 한인 가정이 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소년들은 부모가 강제로라도 마약 치료를 받게 할 수 있지만 중년층의 경우 스스로 마약을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해 치료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아예 상담 조차 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문제해결이 더 어렵다”고 밝혔다.
뉴욕차일드센터시안클리닉을 통해 들어오는 한인성인들의 마약 및 약물중독 상담은 매년 20건 가량. 상담소 문을 두드리지 않는 한인성인 중독자들은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상담 문의를 하는 중독자들도 대부분 상담이 치료 단계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 마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윤 부소장은 “치료 단계까지 꾸준히 참여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한인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며 “마약 및 약물 중독자는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환자인 만큼 전문적이고 꾸준한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마약 문제를 가정 내부에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가장 빠른 방법은 마약으로부터 철저히 격리된 전문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라고 조언했다.<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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