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삼진 46개로 NL 공동 4위, 팀내선 커쇼에 1개 차 육박
다저스 좌완 류현진은 공을 잡는 그립에서 볼 수 있듯 구종이 다양하다.
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의 ‘닥터 K 본능’이 빅리그에서도 빛나고 있다. 이닝 당 탈삼진 생산률이 오히려 한국에서 던지던 때보다 높아 관심을 끈다.
류현진은 4월 마지막 날 LA 다저스테디엄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서 6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쏟아내며 팀의 6-2 승리에 앞장섰다. 탈삼진 12개는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류현진의 종전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은 4월1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서 뽑은 9개였고, 한국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남긴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은 2000년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박찬호(당시 LA 다저스)가 뽑아낸 14개다.
류현진은 이날 첫 아웃 4개를 삼진으로 잡고, 또 2회만 빼고는 이닝마다 2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내며 ‘스트라이크아웃 아티스트’로서의 위용을 뽐냈다. 이날 류현진이 달랐던 건 첫 회부터 뿌린 빠른 공이었다. 1, 2회 연속 시속 93마일을 찍고 나니 그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이 두 배가 됐다. 게다가 이날에는 커브까지 기가 막히게 휘어들어가며 로키스 타자들의 손을 꽁꽁 묶었다.
경기 내내 넓은 편이었던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이 6회에 돌연 좁아지는 바람에 두 번 연속 삼진으로 잡았던 타자에 우익선상 2루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지만 그 다음 타자는 시원하게 직구로 날려버리며 2사 2, 3루의 위기를 넘겼다. 류현진은 4월에 총 37⅔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46개를 기록했다.
1개 차로 팀 내 2위지만 이닝 당(1.22)으로는 오히려 클레이튼 커쇼(1.12)보다 많은 삼진을 솎아내고 있다. 탈삼진 합계는 메이저리그 전체 공동 5위, 내셔널리그(NL) 공동 4위로 메이저리그 데뷔 첫 달을 마감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1위는 일본인 유 다르비시(텍사스 레인저스·38⅔이닝 동안 58개), NL 1위는 A.J. 버넷(피츠버그 파이어리츠·35이닝 48개)이다. 한국에서 7년 동안 1,269이닝을 던지며 이닝 당 1개가 못 되는 1,238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점을 볼 때 류현진 이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기는 약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속구 투수가 아니면서도 이런 결과를 낸다는 점에서 진정한 ‘스트라이크아웃 아티스트’라고 말 할 수 있다. 이날 로키스전에서 보여준 시속 93마일짜리가 여태껏 보여준 투구 중 가장 빠른 공으로, 류현진은 피칭이 뭔지 아는 ‘테크니션’으로 평가되고 있다.
단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에 대해 “피칭을 거꾸로 할 줄 안다. 볼 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에서 변화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지는 능력이 있어 파악이 어렵다”며 “그런 머리싸움에 미숙한 어린 타자들에게 특히 까다로운 투수”라고 말했다. 류현진이 디펜딩 월드시리즈 챔피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아메리칸리그의 볼티모어 오리올스보다는 로키스, 뉴욕 메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타선이 비교적 어린 팀들을 상대로 훨씬 좋은 성적을 낸 점을 보면 설득력 있는 설명이다.
한편 류현진은 한국에서 2006∼07년, 2009∼10년, 2012년 등 모두 5차례 ‘삼진왕’에 오른 경력이 있다. 이는 한국에서 ‘국보급 투수’로 불리는 선동렬 현 KIA 감독과 최다 타이기록이다.
특히 지난해 잡은 삼진 210개는 한국 역대 최다 탈삼진 공동 6위다. 이 부문 역대 최다 기록은 고(故) 최동원(전 롯데)이 1984년 작성한 223개다. 참고로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타이거스 듀오 저스틴 벌랜더(239개)와 맥스 셔저(231개) 등 모두 6명의 투수가 223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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