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주 어릴 적 6.25 동란 때 수원으로 피난 가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그때에 꽃상여가 나가는 것을 보고 죽음을 처음 경험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어려서부터 보석같이 빛나는 별이 뿌려진 밤하늘을 쳐다보며, 이 우주에는 끝이 있는지, 죽은 후에는 어떻게 되는지 참 궁금해 했다. 오래 전 장거리 자동차 여행 중에 뒷자리에서 혼자 놀던 다섯 살 가량 되었던 큰아들이 불쑥 “엄마, 나는 엄마 뱃속에서 나오기 전에 어디 있었어?”라는 나이에 맞지 않는 제법 철학적 질문을 해서 우리를 당황케 했다. 사실은 지금도 그 대답을 확실히 해줄 수 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부모, 장소, 때, 그리고 건강, 성격 또는 지능을 스스로 결정하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더욱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세상은 살만한 곳인가 한번 시험해 보고 출생하기로 작정한 사람도 없다. 태아가 어머니의 어둡고 좁은 자궁에서 자라는 동안 이 넓은 세상을 전혀 몰랐지만, 몰랐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자기의 지식과 의지와 상관없이 때가 되면 어린아이는 태어난다.
아기의 출생처럼 신비한 일은 없지만, 죽음의 문제는 더욱 심각한 문제다. 그것은 누구나 예외 없이 언젠가는 반드시 육신의 죽음을 맞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의 삶은 죽음을 향해 조금씩 나아간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 그런데 태아가 때가 되면 어머니의 자궁에서 이 세상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쩌면 죽음도 그와 비슷한 탈바꿈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요사이 교회에서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라는 제목의 소책자로 전도훈련을 받았다. 재미있는 그림으로 간결하고 설명하기 쉬운, 단지 네 페이지의 복음제시 책자인데, 인근의 K목사님이 2만년에 받은 기도응답으로 번쩍하고 떠오른 착상으로 만드셨다고 한다. 이 책자는 그 제목 자체가 우리를 생각하게 한다. 만일 길을 가는 사람을 붙잡고 어디를 가느냐고 물을 때 “어디를 가는지는 모르지만, 그냥 가고 있습니다”라는 대답을 상상할 수 없듯이, 우리 인생의 걸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버지니아의 맥클린 바이블 교회의 솔로몬 목사는 젊었을 때 죽음은 두렵지 않았지만, 의미를 모르고 사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는데, 본인도 한때는 소위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으로 태어나 그 삶의 의미와 목적을 모르고 산다는 것이 너무나 자존심을 흔들어 방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본인은 그 대답을 오직 성경에서만 찾을 수 있었다고 감히 고백한다. 성경 66권 전체는 궁극적으로 예수를 통한 천국 영생의 교리를 설명하는 것인데, 죽음 후에는 오직 두 길, 즉 천국 영생과 지옥 형벌밖에 없음을 확실히 말해준다. 그 중간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많은 사람들, 특히 인간의 논리를 맹신하는 학식 있는 분들은 죽어보지 않고 어떻게 아느냐고 묻는다. 이해가 되는 당연한 질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경험하지 않고도 사실로 믿고 인정하는 것은 너무나 많다. 지구상에 수많은 장소와 인물, 그리고 역사적 사건은 우리가 직접 확인하지 않고도 쉽게 그 존재와 사실을 믿는다.
성경은 죽은 후에 천국 영생의 길로 가는 방법은 오직 인류의 죄를 대신 담당하고 피 흘리며 십자가의 처참한 형벌을 받은 예수를 자기 개인의 구세주와 주인으로 영접하는 길 밖에 없음을 너무도 확신 있게 증거한다. 죽을병이 든 환자에게 먹으면 그 병이 나을 약을 의사가 처방하였는데도 그 약을 믿지 못해 끝내 거부하고 죽음을 맞았다면 그 죽음은 의사의 탓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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