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가시간 6분 지나 김치우의 극적 프리킥 동점골로
▶ 월드컵 최종예선 최악 졸전 속에 3차례나 골대 때린 불운 겹쳐 레바논과 1-1 무승부
후반 추가시간도 거의 끝나갈 무렵 김치우가 프리킥으로 천금의 동점골을 터뜨리고 있다. <연합>
말 그대로 ‘구사일생’이었고 ‘기사회생’이었다. 한국 축구가 레바논 원정에서 3차례나 골대를 때리는 불운 속에 패배일보직전까지 몰렸다가 그야말로 종료직전에 터진 김치우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두며 간신히 승점 1을 건져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4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레바논과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원정경기에서 전반 12분 하산 마툭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추가시간도 6분이 지나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터진 김치우의 극적인 프리킥 동점골로 1-1로 비겼다.
승점 1을 보탠 한국은 최종예선 A조에서 3승2무1패(승점 11)를 기록, 우즈베키스탄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오는 11일 우즈베키스탄, 18일 이란과의 연속 홈경기로 최종예선 일정을 마무리한다.
결과적으로 무승부를 일궈냈고 경기내용에선 후반 중반이후 일방적인 우위로 상대를 몰아쳤였음에도 불구, 전체적으로 최악의 졸전이었다는 평을 받을 만한 경기였다. 현재 최종예선 A조 최하위에다 최근 승부조작 사건의 여파로 주전선수들이 대거 빠진 레바논을 상대로 보여준 경기력치곤 낙제점에 가까웠고 남은 두 경기가 안방에서 벌어지긴 하지만 상대가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로 이대로는 본선진출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한편 이날 홈에서 카타르를 1-0으로 꺾은 이란은 3승1무2패(승점 10)를 기록,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상 승점 11)에 승점 1점차 3위로 올라섰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문전에서 상대에 위협적인 슈팅에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은 9분 결정적인 선취골 찬스를 놓쳤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이동국이 레바논 수비수 2명 사이를 뚫고 들어간 왼발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의 다리에 맞고 나온 것. 곧이 3분 뒤 레바논은 한국 수비가 우왕좌왕하는 틈을 타 선제골을 뽑았다.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가 짧은 코너를 위해 뛰어나간 레바논의 모하마드 하이다르를 놓쳤고 하이다르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김남일을 페인트로 완벽하게 제치고 크로스를 올리자 이를 마룩이 잡아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한국의 골문을 출렁였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23분 이날 처음으로 골대를 때리며 땅을 쳤다.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던 이청용이 이동국에 볼을 내준 뒤 그의 리턴 패스를 받아 왼발슛을 때렸으나 골대에 맞고 튀어나왔고 이동국이 재차 슛을 날렸으나 수비수에 막혔다.
이어 31분에는 이날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이청용이 다이빙 헤딩슛을 날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2분 뒤에는 김치우의 25야드 프리킥을 골키퍼가 크로스바 위로 걷어냈다. 한국은 전반 종료직전 또 한 번 결정적 찬스를 잡았으나 이청용에서 김보경으로 이어진 패스를 받은 이동국이 골키퍼와 정면으로 맞선 상황에서 슈팅을 크로스바 위로 날려버리고 말았다.
후반 들어서도 분위기가 좋지 않자 최강희 감독은 단 4분만에 한국영을 빼고 장신 김신욱을 투입, 높이를 앞세운 고공폭격을 노렸으나 정확도가 떨어졌다. 후반 8분 이동국의 패스를 받은 이청용의 결정적 슈팅이 또 다시 골키퍼 선방에 걸린 뒤 12분 김치우의 프리킥이 골문 앞에서 김신욱의 머리에 제대로 맞았으나 크로스바를 넘어가고 말았다.
20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이동국의 머리를 스친 볼이 골키퍼 몸에 막혔고 24분엔 이청용의 논스탑 슛이 골키퍼 선방에 걸리는 등 계속 찬스를 놓쳤다. 다급해진 최강희 감독은 25분 이근호 대신 손흥민을 투입하며 더욱 공세를 강화했으나 레바논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27분 곽태휘의 강력한 헤딩슛이 이날 두 번째로 골대를 맞고 튀어나온 뒤 손흥민이 리바운드를 노렸으나 빗맞아 또 찬스를 놓친 한국은 35분에도 코너킥에서 곽태휘의 헤딩슛이 수비수 맞고 흐른 볼을 이동국이 넘어지며 왼발로 때렸으나 이날 3번째로 골대를 맞고 튀어나와 땅을 쳤다. 37분엔 김보경이 오른쪽에서 찔러준 크로스를 손흥민이 쇄도하며 왼발을 갖다 댔으나 볼이 발에 제대로 맞지 않고 흘러 또 한 번 결정적 골 찬스를 날렸다.
이후 패배는 확실해 보였으나 상대의 막판 ‘침대 축구’로 7분이나 주어진 추가시간이 한국을 구해냈다. 7분의 추가시간이 다 끝나가던 무렵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었고 키커로 나선 김치우의 왼발슛이 벽을 선 레바논 선수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고 한국은 기사회생하는데 성공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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