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 문학 중 최고’로 평가 받는 신앙찬가
인간으로 태어나서 운명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고 되는대로 살다 가는 것은 한 번 주어진 삶을 낭비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 함께 동역하던 전도사 한 분이 소천하셨다. 누가 보더라도 아직 이른 나이였는데 간암 판정을 받더니 그렇게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났다. 죽음이 또 한 번 나의 현실세계 속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단테는 인류 역사상 가장 치열하게 삶과 죽음의 문제를 부둥켜 잡고 고뇌했던 천재였다. 이탈리아의 위대한 시인 알리기에리 단테(Aligiheri Dante)는 그의 영원한 연인 베아트리체와 이루지 못한 사랑, 30대에 경험한 정치적인 성공과 배신, 그리고 평생을 갈등하며 고수한 독실한 기독교 신앙심을 한 곳에 묶어 필생의 대작 ‘신곡’을 완성했다.
단테가 본 영혼의 세계는 지옥, 연옥, 천국의 3곳으로 나눠진다. 그의 나이 35세가 되던 해 주후 1,300년부터 쓰기 시작한 작품은 17년간 각고 끝에 완성됐다. 영국의 문예비평가 토머스 칼라일은 신곡을 가리켜 “중세 1,000년을 종합한 침묵의 소리”라고 격찬했다. 신곡은 기독교 문학 중 최고로 평가되고 있는 신앙 찬가이며 기독교적 세계관을 잘 드러낸 걸작이다.
첫 머리에서 단테는 어두운 숲속에서 헤매고 있다. 어두운 숲은 하나님으로부터 이탈한 인간의 영혼상태를 뜻한다. 단테가 신곡의 주제를 영혼의 상태라고 한 이유가 여기 있다. 신곡 속의 단테는 인류 영혼과 정신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그렇지만 사실적인 인물이다. 지옥과 연옥은 고뇌의 상징이며 인간 본능과 유혹의 세계이다. 단테가 이런 과정을 거쳐 천국에 이르게 되는 것은 인간은 고뇌를 통해 영혼을 고결하게 정화할 수 있다는 단테의 신앙관을 보여준다.
신곡의 집필 동기는 인간의 현실적인 삶에서의 온갖 죄를 없애고 인간을 행복한 공간, 천국으로 끌어올리는 데 있다.
단테가 묘사한 연옥의 모습이 중세교회의 타락을 부추기는 뜻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단테는 연옥에는 7가지 죄악, 즉 오만, 질투, 분노, 태만, 탐욕, 폭식, 색욕을 범한 영혼들이 천국에 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곳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중세 교황청에서는 이를 이용해 가족들, 사랑하는 사람들이 연옥에 있는 영혼을 위해 헌금을 많이 하면 그 영혼이 쉽게 천당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가르치며 헌금을 강요했다. 중세 교회가 죽은 자들을 위한 헌금, 그리고 면죄부 판매를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어떤 여자들은 자신의 죄를 면죄받기 위해 몸을 파는 또 다른 죄를 범하면서 돈을 모아 면죄부를 사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곤 했었다.
삶과 죽음이 창조자의 손에 달려 있는 것처럼, 영혼 구원과 천국으로 들어가는 것도 오직 하나님의 손에 있다. 그런데 마치 인간들이 그 일에 조금이라고 개입할 수 있는 것처럼 나서기 시작할 때 중세 때도 그랬던 것처럼 오늘 날도 비슷한 종교적 타락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예찬출판기획 대표(baekstephen@gmail.com)도서협찬: 반디북US(www.bandibook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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