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축구, 이란에 0-1로 져 골득실로 8회 연속 월드컵 진출
이란의 레자 구차네자드(16번)가 후반 15분 김영권(22분)의 실수에 편승, 잡은 단독찬스에서 결승골을 뽑아내고 있다. <연합>
한국축구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출전을 달성한 날 고개를 떨어뜨렸다. 안방 최종전에서 이란에 패하고 골득실로 간신히 본선 무대를 밟게 돼 국민적인 기쁨의 순간에 개운치 못한 여운을 남기고 말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8일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벌어진 이란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마지막 8차전에서 후반 15분 이란의 레자 구차네자드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무릎 꿇었다.
이로써 이란은 최종예선 5승1무2패(승점 16)로 A조 1위를 차지하며 본선에 올랐고 한국은 4승2무2패(승점 14·골득실 +6)를 기록, 이날 카타르를 5-1로 꺾은 우즈베키스탄(승점 14·골득실+5)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한 골 차로 앞서 간신히 조 2위로 본선티켓을 따냈다.
한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지난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8회 연속이자 처음 출전한 1954년 스위스 대회까지 통산 아홉 번째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출전은 브라질(20회), 독일(15회), 이탈리아(13회), 아르헨티나(10회), 스페인(9회)에 이어 세계 여섯 번째 기록으로 한국보다 앞선 기록 보유국들은 모두 월드컵 우승경험이 있는 강호들이다.
이날 지더라도 큰 점수 차로 패하지만 않으면 본선에 오르는 위치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했던 한국은 이동국-김신욱을 투톱으로 놓고 좌우날개에 손흥민과 지동원을 배치하는 등 스트라이커 요원 4명을 한꺼번에 투입하며 필승작전으로 나섰다.
하지만 최강희호의 공격은 철벽 수비벽을 구축하고 나선 이란의 골문을 열기엔 여전히 너무 단조롭고 둔탁하기만 했고 한국은 끝내 수비진에서 나온 단 한 번의 실책이 그대로 실점으로 연결되는 바람에 쓰라린 안방 패전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한국은 전반부터 주도권을 잡고 이란을 몰아쳤으나 여전히 예리함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둔탁한 공격만 반복했다. 최전방의 이동국과 김신욱을 겨냥한 롱 패스 위주의 단조로운 패턴이 되풀이됐고 숏패스를 이용한 돌파는 중간에서 번번이 끊겼다.
전반 20분 이동국이 골문 바로 앞에서 헤딩으로 떨어뜨려준 준 볼을 손흥민이 오른발로 때렸으나 원바운드로 크게 튕기며 크로스바를 넘어가 첫 찬스를 놓쳤고 이어 전반 40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이명주가 중앙선 부근부터 단독 드리블,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을 연출했지만 뛰쳐나온 골키퍼에 밀려 넘어지며 슈팅도 쏘지 못했다. 사실 골키퍼의 파울로 보였으나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전반에 이란에 단 한 개의 슈팅도 허용하지 않았던 한국은 후반 15분 왼쪽 풀백 김영권의 빼아픈 실책으로 결승골을 내줬다. 왼쪽 사이드라인을 따라 이란 진영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김영권이 구차네자드를 등지고 처리하려다 볼을 걷어내지 못했고 구차네자드는 몸싸움으로 김영권을 제치고 볼을 낚아챈 뒤 바로 치고 들어가 왼발슈팅으로 한국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다급해진 한국은 후반 20분 지동원 대신 이근호, 28분엔 손흥민 대신 김보경을 투입하며 총공세로 나섰는데 후반 30분 이날 가장 결정적인 두차례 찬스가 이란 골키퍼의 잇단 선방에 막히며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오른쪽에서 김보경이 올린 코너킥에서 흐른 볼을 김영권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때렸으나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에 걸렸고 이어 리바운드를 장현수가 때린 볼도 골키퍼에 막히고 말았다.
한국은 후반 43분에도 김영권의 헤딩슛이 오른쪽 골대를 살짝 벗어났고 추가시간 4분께는 이근호의 위력적인 헤딩슛이 골대 왼쪽 코너를 살짝 벗어나며 마지막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