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티 빌라 9월5일부터 공연
▶ CNP 극단 예술감독의 연출 작곡가 엘렌 라이드 음악 재즈연주자 골리아 참여 주목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프로메테우스는 강물로 흙을 빚어 최초의 인간을 창조한 신이다. 그리고 제우스의 명령을 어기고 불을 훔쳐 인간들에게 가져다주어 문명을 꽃 피게 한 장본인으로서, 화가 난 제우스에 의해 코카서스산 절벽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인 채 매일 낮에는 독수리의 날카로운 이빨에 간을 쪼아 먹히고 밤이면 회복되는 형벌을 받았다. 그는 나중에 헤라클레스가 12과업을 할 때 도와줌으로써 헤라클레스에 의해 구원받는다.
‘결박된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Bound)를 주제로 한 예술작품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수없이 창조돼 왔는데 그 중 가장 오래된 원조가 그리스의 비극시인 아이스킬로스(Aeschylos)의 작품이다. 기원 전 450년께 초연됐을 것으로 여겨지는 이 드라마는 문체가 아름답고 연극적으로 독창적이며, 철학적으로는 심오한 내용을 담고 있어 서양 극문학의 걸작으로 꼽힌다.
이 특별한 작품이 오는 9월5~28일 게티 빌라의 야외극장 바바라 로렌스 플레슈만 디어터(Barbara and Lawrence Fleischman Theater)에서 공연된다.
매년 가을 이 원형극장에서 그리스 고전 비극이나 희극을 공연하는 게티 빌라는 올해 제8회 프로덕션으로 새로운 감각의 ‘결박된 프로메테우스’를 예술명문 칼아츠(CalArts)의 CNP 극단(Center for New Performance)과 함께 선보인다.
‘프로메테우스 바운드’는 현대 연극무대에서는 번역하기 힘든 작품으로 유명하며, 비극이지만 당시의 그리스 비극들과는 달리 서사시 혹은 송가의 형태로 쓰여 있어 많은 연구와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는데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프로덕션은 유명시인 겸 수필가 조얼 에이지(Joel Agee)가 번역한 극본에 따라 새롭게 재해석한 연극이다.
특히 CNP의 예술감독이며 칼아츠 연극과 학장인 트래비스 프레스턴(Travis Preston)이 연출을, 작곡가 엘렌 라이드(Ellen Reid)가 오리지널 음악을, 그리고 유명 재즈연주자 비니 골리아(Vinny Golia)가 라이브 뮤직을 들려줄 예정이라 연극계의 기대가 크다.
무대에는 높이 23피트, 무게 5톤이나 되는 거대한 철제바퀴가 설치되고 이 원형바퀴를 중심으로 배우들이 상호 교감하며 공연을 풀어나간다. 바퀴는 영원한 우주 질서 속의 인간, 시간의 이미지이기도 한 우주를 상징한다. 이 작품은 또한 제의와 예술적 표현의 경계, 문명의 의미, 인간의 능력과 성취 등에 관해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프로메테우스 역에는 뉴욕의 연기파 배우 론 세파스 존스(Ron Cephas Jones), 이오 역은 머자나 조코빅(Mirjana Jokovic)이 출연하고, 마이클 블랙맨(헤르메스), 애덤 하스 헌터(크라토스), 조셉 카말(오케아노스), 토이 산초(헤파이스토스) 등이 캐스트 됐다. 12명의 코러스 중에는 한인으로 보이는 서추자(Chuja Seo)란 이름도 눈에 띈다.
게티 빌라가 2006년부터 매년 9월 마련해 온 이 무대에서는 그동안 소포클레스의 ‘엘렉트라’, 아리스토파네스의 ‘평화’ , 아이스킬로스의 ‘아가멤논’, 에우리피데스의 ‘히폴리토스’와 ‘트로이의 여인들’ ‘헬렌’이 공연됐다.
‘프로메테우스 바운드’는 9월5일부터 28일까지 매주 목·금·토요일 오후 8시 공연된다.(프리뷰 8월29~31일) 티켓은 38~42달러. www.getty.edu, (310)440-7300게티 빌라 17985 Pacific Coast Hwy. Pacific Palisades, CA 90272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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