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붕이, 문왕이, 봉황이, 백항이, 채란새, 귀촉도, 보라매, 징경이, 해오리, 쑥국새, 부두새’ 이들은 조선조 말 명창 이동백의 새타령에 나오는 새 이름들이다. 이동백의 새타령은 그의 천부적인 미성으로 각각의 새소리를 기가 막히게 묘사해 “그 신비로움이 경이로움 자체”라고 알려져 있다. 이는 김세레나의 새타령에서 “새가 날아든다. 온갖 잡새가 날아든다… 쑥꾹새는 쑥국, 쑥국” 한다고 이어져 온다. 이들의 새타령 중에 새들은 우리가 이름조차 모르는 새들이 대부분이다. 지중해의 사이프러스 섬에도 온갖 잡새(?)들이 날아 왔었던 듯하다. 그중에 가장 많은 새들은 검은머리 꾀꼬리(blackcap)라고 불리는 작은 새이다. 이름 그대로 연회색 몸통에 머리에 검은 베레모 같은 무늬가 눈의 중간까지 내려와서 까만 털 아래 반짝이는 까만 동그란 눈동자가 앙증맞게 귀엽다. 그 소리 또한 청아해서 고음의 멜로디를 이어가다가 끝은 반드시 크레센토로 맺는 훌륭한 남성 소프라노(?)이기도 하다. 이 노래 소리가 들리면 어린 소녀들이 밖에 나가서 길게 땋은 머리를 치켜들고 “내 머리가 폭포처럼 길고 풍성해라” 하면서 깡충깡충 뛴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들은 아프리카에서 겨울을 보내고 삼월경 북유럽으로 날아가서 새끼를 치고 구월쯤 아프리카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온화한 지중해 연안에 들러 지내며 살이 통통 오르게 된다. 검은머리 꾀꼬리는 사이프러스 사람들이 전통 요리 엠베로부리아의 주 재료이기도하다. 잡는 방법도 대대로 내려오는데 전통적으로 시리안 매실을 끓인 풀을 묻힌 레몬 스틱을 나무에 걸쳐 놓아서 잡는다. 새들이 스틱에 붙으면 도저히 빠져 나올 수 없다. 몸부림을 치면 칠수록 더 휘감기어 결국 산 채로 두 날개가 스틱에 붙게 되고 몸통이 아래로 떨어져 빨래처럼 널리게 된다. 상업적인 방법으로는 새들이 많이 모이는 넓은 지역을 그물로 연결된 금속 막대를 꽃아 둘러치고 그 중앙에는 블랙캡의 우는 소리를 녹음기로 틀어 놓는다. 녹음기를 틀어 놓으면 새들이 열배나 더 많이 모여든다고 한다. 이렇게 잡은 새들은 식당으로 팔려 나가거나 통조림이 된다. 더 큰 문제는 3분의 2는 멸종위기 종을 포함한 다른 종류의 새인 것이다. 유럽연합은 이를 금지하고 있지만 불법포획은 계속되고 있다. 미 조류협회는 지난 달 검은머리 꾀꼬리가 위기에 처했음을 발표했다. 미국 조류협회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 10년동안 40%나 되는 새의 종류가 사라졌다고 한다. 기후변화는 해수면의 상승시켜 주변의 땅들이 물속으로 무너져 새들의 서식지도 사라지게 한다. 최대 취약지역인 열대우림과 극지방뿐만 아니라 나머지 지역도 산불이나 해충의 침범으로 숲들이 없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철새들이 가장 취약한 조건 속에 놓여있다. 겨울을 나고 새끼를 까고 먹이를 얻는 지역이 각각 다른 이들은 한 지역의 조건이 조금만 달라져도 일정의 차질로 커다란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된다. 그 예의 하나가 레드놋이다. 브라질 남쪽 끝에 있다가 새끼를 치러 북극으로 간다. 9천마일의 장도 동안 체력 충전을 위하여 델라웨어 바닷가에 들러 투구게의 알을 먹고 간다. 국립야생생태연구소에 의하면 금년에는 투구게의 알을 먹지 못했다고 한다. 델라웨어에 봄이 일찍 왔기 때문에 게가 알을 일찍 깠기 때문이다. 메인 주의 해양동물보호센터에는 제비갈매기 새끼들이 넘쳐난다. 5년전부터 어미들이 이들의 먹이인 청어를 찾을 수 없어 새끼들을 먹일 수 없기 때문이다. 더 깊은 물로 들어가지 못하는 제비갈매기는 대신 다른 고기를 잡아다 주지만 새끼들은 그것들을 삼키지 못한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높아진 수온 때문에 청어떼들이 찬물을 찾아서 더 깊은 곳으로 갔는지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갔는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자연계의 지속 가능성은 모든 생물과 무생물이 각자의 역할로 서로를 돕는 다양성에 의존하고 있다. 새들은 벌들과 마찬가지로 식물의 번식을 도와준다. 벌들이 사라지는 징후가 발견된 지 오래되었다. 어여쁜 모습으로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주는 새들은 사람 눈에 잘 띄는 만큼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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