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의원 제 19선거구 민주당 예비선거 후보로 당선된 폴 밸론과 한인 지지자들이 당선 확정되자 두 손을 들며 환호하고 있다.<천지훈 기자>
‘2013 뉴욕시 예비선거’가 치러진 10일 뉴욕시내 곳곳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하루 종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한인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아시안 최초로 뉴욕시장에 도전한 존 리우 뉴욕시 감사원장의 정치적 기반인 퀸즈 플러싱 지역의 중국계와 한인 등 아시안 유권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앞다퉈 ‘첫 아시안 시장 배출’의 희망을 담아 투표소 앞에 길게 줄을 섰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의 노인들부터 올해 첫 투표권을 갖게 된 젊은이들. 또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 출퇴근 시간을 쪼개가며 투표소를 찾은 직장인들까지 저마다 생각은 달랐지만 ‘향후 뉴욕시정과 시의정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내손으로 뽑겠다’는 투표 열기는 그 어느 선거 때보다 뜨거웠다.
플러싱 JHS189 중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은 이경희(88) 할아버지는 “존 리우 후보가 그동안 아시안을 위해 많은 일을 해주었기 때문에 화답하기 위해 나왔다”며 “아시안 권익을 옹호하고 대변해줄 수 있는 후보가 시장에 꼭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들, 딸과 함께 투표소를 방문한 최원철 뉴욕한인수산인협회장은 “코리안 이민 커뮤니티도 이젠 뉴욕에 뿌리를 내렸지만 유독 투표율 만큼은 아직 저조한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한인 권익신장을 위해 더 많은 한인들이 투표소를 찾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 자식들을 데리고 투표소에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올해 뉴욕시 예비선거에 예상보다 많은 한인 유권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플러싱 세이트 앤드류 아벨리노 중학교 투표소에는 오전에만 100여명의 한인 유권자들이 몰리는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시장선거는 물론 공익옹호관, 감사원장, 퀸즈보로장, 시의원에 출마한 주요 후보자들이 한국어 홍보 책자를 제작해 배포하면서 한인들의 관심을 이끈데다 민권센터 등 한인 권익단체들이 선거 전날 한인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투표 참여 운동을 벌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조진우 기자>
구식 투표기계 고장 잦아 유권자들 불편
[투표소 이모저모]
■정치인들 도우미 자청
경선 없이 본선거 진출을 확정한 피터 구 뉴욕시의원과 지난해 뉴욕주선거에서 당선된 론 김 뉴욕주하원의원은 이날 일일 선거 도우미로 변신했다. 이들은 플러싱 일대 투표소를 돌며 직접 유권자들의 투표를 돕는 것은 물론 선관위 관계자들에 빵과 우유를 대접하기도 했다. 특히 김 의원은 플러싱 하우스를 방문, 올해 처음 투표권을 행사한 한인 젊은이들의 투표를 도왔다. 김 의원은 “오늘은 한인사회의 힘을 보여 줄 수 있는 중요한 예비선거 날”이라며 투표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 한인 통역관 "큰 보람"
플러싱 JHS 189 중학교에서 한인 통역관으로 봉사한 수지 김씨와 영 김씨 등 6명의 한인 통역관들은 “한인들이 투표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어 무엇보다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09년 선거 당시 통역관에 불합격한 뒤 재도전 끝에 통역관이 됐다는 영 김씨는 “투표에 서툰 한인들을 돕는 일을 오랫동안 하고 싶었기 때문에 재도전하게 됐다”며 “저의 도움을 받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한인들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내 이름으로 누가 투표를?
투표를 위해 점심시간 짬을 내서 JHS 189 중학교 투표소를 찾은 직장인 조모(30)씨는 투표소 직원으로부터 황당한 말을 들었다. 자신의 이름으로 이미 누군가 오전에 투표를 했다는 것. 한인 통역인과 함께 확인한 결과, 타인종 직원이 조씨와 성이 같고 이름이 비슷한 다른 사람에게 조씨의 이름란에 서명하게 하고 투표용지를 발급한 것. 이 직원은 ‘이름이 헷갈려 실수를 한 것 같다’며 서둘러 자리를 피했고 조씨는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 첨단기계 두고 왜 구식을...
2년 만에 광학 스캔방식 투표 기계에서 손잡이식으로 투표 기계가 바뀌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일부 유권자는 투표기계가 고장을 일으켜 10분간 투표를 하지 못하고 기다려야 했다. 또 손잡이식 투표 기계를 처음 사용하는 유권자들은 생소한 사용법을 숙지해야하는 불편을 겪었다. 김 모(33)씨는 “첨단 투표기계를 두고 예전 구식 투표기계를 사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유권자가 편리하게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선관위에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된다”고 지적했다.
■가족들 부축 받으며 투표소 찾은 81세 할머니
올해 81세인 이해순 할머니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소를 찾았다. 이 할머니는 “시민권자라면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우리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에 무관심한 한인 유권자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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