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가정집 연결해 주는 웹사이트 ‘Airbnb’ 인기
▶ 100달러~수만달러 다양‘불황에 구세주’ 소음·주차난 심화엔 이웃들 불평 고조 “무면허 호텔”실버레익선 주민 공청회까지
요즘 집을 휴가용으로 빌려주는 한인 등 미국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많게는 하루에 몇천~몇만달러, 적게는 백달러까지 다양한 금액으로 휴가를 온 사람들에게 집을 빌려주는 것이다. 집을 통째로 내주기도 하고 방만 빌려주기도 한다. LA타임스는 지난주 휴가객들과 집주인을 연결시켜 주는 웹사이트‘Airbnb’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소음 등으로 이웃과의 분쟁 요소도 적지 않다고 신문은 아울러 지적했다.
LA 다운타운 서쪽에 위치한 실버레익에 사는 호프 아놀드는 스트립 클럽을 운영하면서 직접 웨이트리스 일도 보는 등 하루 18시간을 일하면서도 집 페이먼트 감당이 안 돼 차압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그런데 호텔 대신 일반 가정집을 찾는 휴가객들을 연결해 주는‘Airbnb’을 알게 된 후에는 이런 걱정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
그녀는‘예술적이고 소박한 1927년생 트리하우스’라는 광고를 내고 매스터 베드룸을 빌려주기 시작했다. 그녀는 간이 공간(덴)에서 잔다. 아놀드는 지난 12개월 동안 집을 빌려주고 웹사이트를 통해 받은 대금이 3만9,000달러나 됐다. 이 돈은 아놀드 월수입의 70%와 맞먹는 금액이다. 아놀드(39)는“재정적 구세주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 웹사이트는 원래 약간의 추가 수입을 올리는 방법으로 시작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불황에 내몰리는 주택 소유주들의 예기치 못한 ‘돈줄’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양이 있으면 음도 있는 법. 비즈니스가 활성화 되면서 반대의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일부 도시들처럼 실버레익도 ‘Airbnb’이 커뮤니티를 잠식해 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버레익 주민의회는 소음과 교통, 주차문제를 들어 엄중단속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웹사이트 옹호자들은 아직 고실업률을 달리는 더딘 경기회복 상황에서 많은 주택소유주들이 웹사이트에 의지해 생활비 마련에 나서고 있다면서 가혹한 처사라고 시정부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08년 이후 경기회복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추가 수입을 올리기 힘든 사람들에게 이 웹사이트는 대공황 때 유행했던 일종의 게시판 역할을 대신해 준다는 것이다.
경제관련 저서를 낸 리사 캔스키는 “별도의 수입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면서 “병원비를 충당하거나 집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모기지 페인먼트를 마련해 주는 등 필수적인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Airbnb’가 지난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서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주택소유주의 56%가 렌트 수입을 모기지 상환이나 렌트비 지출에 사용했다. 웹사이트는 요즘 LA를 대상으로 비슷한 분석을 하는 중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웹사이트는 인터넷 상으로 대등한 관계의 네트웍을 구축하는 ‘피어 투 피어’ 시장으로의 광범위한 전환이라고 분석했다.
인터넷 네트웍 구축의 한 현상
요즘 ‘Lyft’ ‘RelayRides’ ‘TaskRabbit’과 같은 웹사이트는 사람들을 연결해 주며 자동차, 소파 등 서로의 필요를 공유해 주거나 시간과 경험을 함께 나누는 역할을 해준다.
뉴욕 대학의 아룬 선다라라잰 교수는 “9-5, 5일 근무 이외에 다양한 경제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더 심대하게 해주는 첫 단계”라고 이들 웹사이트를 평가했다. 그는 “기술 주도형 진행”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웃과 시정부, 경쟁 비즈니스들의 반대도 거세지고 있다.
‘Uber’나 ‘Lyft’ ‘SideCar’와 같은 교통관련 웹사이트는 공정 경쟁의 이유로 택시회사들로부터 강력 반발을 사고 있다.
이들 웹사이트는 자동차 소유주들이 택시보다 저렴한 돈을 받거나 ‘기부’ 형식으로 직접 이용객들의 교통편의를 제공해줄 수도 있도록 알선하는 역할을 한다.
개 산책이나 수도꼭지 새는 것을 고치는 등의 간단한 잡을 연결해 주는 웹사이트 ‘TaskRabbit’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플러머와 기타 건축업자들은 무면허 업자들을 무책임하게 소개해 주는 격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Airbnb’ 역시 강력한 반대에 부딪치고 있다.
면허 없는 호텔 비난도
실버레익의 반대주민들은 일부 주택소유주들이 낯선 방문자로 가득 채우는 사실상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스캇 플랜티 주민의회 의원은 “여행객들이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온다”면서 “실버레익 전체에 걸쳐 만연되고 있어 밸런스가 필요한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Airbnb’을 이용한 주택 렌트는 대부분 LA시 조례위반에 해당한다.
관할 앤 매리 존슨 시의원에 따르면 LA시 조닝 조례는 면허를 받은 호텔이나 숙식제공 시설을 제외하고는 30일 이하의 렌트를 금지하고 있다.
실버레익 주민의회는 지난달 이 문제를 놓고 공청회를 개최했고 다음 달 한 차례 더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존슨 시의원은 ‘Airbnb’를 이용하는 주택 소유주들 상당수가 재정문제가 있다고 거짓 클레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의심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꼭 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식의 도시 괴담을 늘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차라리 매음굴을 운영하라”는 격앙되게 표현하면서 “집을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겠다면 집에서 에스코트 서비스를 운영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실제 일부 건물 소유주들은 잠재 수익능력을 높이 평가해 장기 계약 아파트에서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단기 임대 쪽으로 바꾸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시 관계자들은 건물주들이 기존 세입자들의 렌트비를 올리면서 저소득층 입주자들을 내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휴가용 주택임대를 연결해 주는 ‘Shareable.net’의 닐 고렌플로 공동대표는 “우리는 때때로 집을 빌려주고 부수입을 올려 어려운 살림을 도와주려는 목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면서 “지역 주택시장을 파괴해 가면서까지 임대를 확대해 나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자구책 노력” 주장
배우인 앤드리아 허치맨 부부는 지난해 모기지 페이먼트가 어려워지자 ‘Airbnb’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일을 자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파트타임 일 역시 수입이 적고 일 잡기도 힘들었다고 심각한 재정위기에 몰렸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 뒷마당의 1베드룸 게스트하우스를 휴가객들에게 빌려주고 있는데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물론 수입은 각종 청구서 변재에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놀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아놀드가 공동 운영하던 LA의 ‘R 스트립 바’는 2008년 재정위기로 매상이 급격히 떨어진 이후 아직도 바닥을 헤매고 있는데다가 설상가상으로 모기지 페이먼트까지 껑충 뛰어올라 집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었다.
다양한 종류의 파트타임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웨이트리스와 댄서까지 줄이고 영업시간을 오전 8시부터 새벽 2시까지로 연장했다. 그는 “정말 하루 종일 일만해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어느 날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연결한 ‘Airbnb’가 아놀드에게는 구세주가 됐다. 아놀드는 이미 본채는 장기 렌트가 끝났고 별채의 게스트하우스 방까지 하루 100달러에 렌트를 주고 있다.
아놀드는 웹사이트에 “LA 언덕에 있는 작고 귀여운 나무 방갈로”라고 자신의 집을 소개하면서 “그러나 베벌리힐스 호텔은 아니다. 깨끗한 이불보와 완전무결한 청결을 원한다면 우리 집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집의 일부를 빌려준다는 것이 낯선 일”이라면서도 “집도 구하고 자녀들도 먹여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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