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오는 조기유학생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뉴욕 등 미동북부 일원도 학교마다 한국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일부 인기학교는 한국 학생 비율이 20%를 상회하는 곳도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급증하는 학생 수만큼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는 사실.
지난주 애틀란타에서 한인 부부가 미성년 조기유학생에게 술을 제공하고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된 사건<본보 9월14일자 A1면 보도>이 발생하자 한인사회는 충격과 함께 어느새 한인사회에 깊숙이 파고든 일부 조기유학 부작용 문제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사례=지난해 펜실베니아 노스햄튼에 있는 한인 유학원 운영주 김모씨는 성추행한 혐의로 체포돼 법정 구속됐다. 한국에서 조기 유학온 10대 한인 여학생을 관리해오며 4개월간 무려 17차례에 걸쳐 성추행을 저지른 혐의였다. 피해 여학생은 사건 이후 뉴저지로 유학 장소를 옮겨야 했다.
뉴저지에 조기유학을 왔던 고교생 박모군은 홈스테이 보호자로부터 폭행을 당한 케이스. 박군이 홈스테이 가족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버릇이 없다는 게 이유였지만 폭행의 강도가 심해 몸은 물론 마음에까지 큰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홈스테이 가족 측은 박 군이 ‘내 돈을 내고 있는데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나오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보였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항변했다. 결국 이들을 연결한 유학원이 개입해 최군을 다른 가정으로 옮겼다.
■원인과 배경=홈스테이 가정내 문제는 호스트와 학생들간의 갈등을 올바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더욱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호스트들은 특히 학생들의 학업과 생활 태도 등을 이유로 강압적으로 통제를 해 악감정을 키우고, 일부는 학생들을 ‘돈벌이 대상’으로 대하면서 갈등발생의 요인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피해를 주장하는 조기유학생들은 호스트들이 ‘대리 부모’라는 권위를 이용해 돈을 요구하거나 성희롱을 하는 등 상식밖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반면 호스트들은 학생들이 통제에 반발하는 것을 넘어 지나친 자유분방함을 보여 갈등의 씨앗을 만든다고 주장한다. 특히 ▲집안 내에서 각종 비행을 저지르고 ▲부모에게 거짓말을 해 홈스테이 비용을 가로채는 등 학생들이 먼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대책은= 전문가들은 홈스테이를 하는 가정들은 가장 먼저 남의 자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 청소년 양육에 대한 교육을 받는 등 전문성을 기르는 것도 올바른 홈스테이 조건을 갖추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기유학생의 부모 역시 자신의 자녀가 기거하게 될 환경을 꼼꼼히 살펴 문제의 소지를 줄이도록 하며, 동시에 자녀에게도 올바른 예절교육으로 갈등의 요소를 최소화해야 한다.
가정문제연구소 레지나 김 소장은 “홈스테이 호스트들은 자기 자식보다 더 신경쓰고, 관심을 갖겠다는 각오가 돼 있어야 하고, 조기유학생 부모들은 자식을 보낼 때 검증에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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