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여행 지출 한해 1,020억달러…“에티켓 너무 모른다”원성 높아
▶ 큰소리로 떠들기·아무데나 침 뱉기 등 눈살 찌푸리게 하는 행동들 예사 중국정부“국가망신 시키지 말라”계몽
2차 대전이 끝난 후 큰 목소리로 떠들어 대는, 테니스 슈즈를 신은 추악한 미국인들이 유럽과 아시아 사람들을 주눅 들게 했다. 10년이 지난 후에는 에어컨을 갖춘 버스에서 쏟아져 나와 관광명소를 배경으로 뒷마당 빨랫줄에 걸린 세탁물처럼 일렬로 서 기념사진을 찍는 일본이 관광객들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지금은 중국 관광객들의 불평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불평의 내용은 비슷하다. 무표정한 얼굴에 서로 밀치고 지역 음식은 기피한다. 지난해 8,300만명의 본토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통해 쓴 돈은 무려 1,020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은 미국과 독일을 제치고 해외여행에 가장 많은 돈을 쓴 나라로 기록됐다.
이런 지출액만큼 중국인들에 대한 불만과 원성 또한 높다. 주국 본토 관광객들은 현금과 외국문화에 대한 무지로 무장했다. 이들은 호텔에서 제공하는 뷔페식 아침에 시큰둥하고 줄서기라는 개념이 별로 없다. 지난 봄 태국의 한 온라인 메시지에 오른 한 불평들은 이것을 요약해주고 있다. 온라인 유저들은 중국관광객들이 실내에서도 밖에서 말할 때처럼 목소리를 높이고 아무데서나 침을 뱉는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자디그와 볼테어 레이블을 만든 프랑스의 패션 디자이너 티에리 기예르는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파리에 있는 자신의 호텔은 중국관광객들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국제적인 비난이 쏟아지자 그는 사과했다. 부유하지만 외국어에는 문외한인 중국 관광객들의 무매너는 중국이 오랜 기간 고립되었던 탓이 크다. 베이징의 유명 블로거인 헝 후앙은 “이런 중국은 돈은 넘쳐나지만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무법사회”라고 비판했다.
이런 무례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들은 중국 관광객 모시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한국은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을 바탕으로 한 호화 결혼식 프로그램을 만들어 돈 많은 중국 젊은이들을 유혹하고 있다. 호주의 시드니는 중국 자금성의 문들과 9층 높이의 불상을 크기 그대로 복제한 4억5,000만달러짜리 테마팍을 세우고 있다.
또 2012년 120만명의 중국인이 방문해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에 오른 프랑스도 중국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파리시는 최근 간단한 중국어 문장과 중국 이해를 돕기 위한 문화적 팁들을 담은 책자를 만들어 관련 업소들에 배포했다. “중국인들은 식도락과 와인에 대단히 까다롭다”는 내용도 그 가운데 하나다.
그런 가운데 중국관광객들의 무매너에 대한 가장 강력한 비판은 중국인들로부터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월 한 중국 관광객이 이집트의 룩소에서 3,500년 된 사원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다 다른 중국관광객의 눈에 띄었다. 문장은 “딩 진하오가 이곳에 다녀갔다”는 것이었다. 이 모습을 담은 사진은 중국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히 유포됐으며 분노한 중국인들은 글을 새긴 사람을 추적해 15세 된 소년이 저지른 일임을 밝혀냈다. 결국 소년의 부모들은 아들의 잘못을 사과해야 했다.
중국관광객들에 대한 평판이 악화되자 왕 양 중국 부총리는 국가 망신을 시키는 관광객들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관광객들이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떠들고 관공명소에 낙서를 새기며 빨간 신호등을 무시하고 길을 건너기도 하고 침을 아무데나 뱉는다”고 개탄했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국 신부, 프랑스 라벤더 농장에서 싸움을 벌이다’라는 식의 기사들은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블로거인 헝은 중국 공산당 정부의 지배가 이런 매너 없는 행동을 낳았다고 지적한다. 그녀는 “옷차림과 매너는 브루조아적인 것이므로 무시하라고 배운 세대가 온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헝은 중국이 서방 사고방식에 많이 개방됐지만 이것이 외부 세계와 교류하는데 녹아들지는 못하고 있다며 “중국인들은 ‘돈이 있는 한 외국인들이 굽신거리는데 에티켓은 뭔 에티켓’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중국관광객들은 외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지난 5월 53세의 후앙 홍린과 그의 부인은 8,000달러를 내고 16일간 미국 그룹투어를 했다. 그는 25년 전 공무 차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무역회사를 하는 그는 중국의 대표적인 중산층이다. 이번 방문 때는 주머니에 돈이 두둑했다. 그는 “우리는 하와이에서 보석을 샤핑하고 뉴욕에서는 프라다 백을 샀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앙은 맨하탄의 고급 매장을 찾는 대신 1시간 북쪽에 있는 우드베리 커먼 프리미엄 아울렛을 찾았다. 이곳의 대부분 업소들은 중국어를 하는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한 가지 불만은 샤핑시간이 너무 짧아 서둘러야 했던 것을 꼽았다.
맥킨지 & 컴퍼니 보고서에 따르면 70% 가량의 중국관광객들은 중국의 높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미국에서 티파니 보석과 에르메스 스카를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품들을 중국에서 살 경우 가격은 보통 60% 가량 높다.
지난 2007년 중국정부가 미국을 자유여행지역으로 지정하면서 2008부터 중국 여행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지난해의 경우 약 150만명의 중국인들이 들어와 88억달러를 사용했다고 연방상무부가 밝혔다. 현재 약 150개 가량의 여행사가 전국여행협회로부터 중국 단체관광객을 모집할 수 있는 자격을 받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계가 운영하는 업체들이다.
하지만 업계는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수년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중국관광객들을 다루는 데는 특별한 터치가 필요하다는 업체들은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예를 들어 베이징 관광객들과 상하이 관광객들을 같은 버스에 태워서는 안 된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그들이 충돌하는 바람에 애를 먹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약 1,500명의 중국관광객들은 한 여행사가 마련한 ‘할리웃에서 브로드웨이까지’라는 20일간의 미국 횡단 버스투어에 참가했다. 여정은 라스베가스 카지노에서부터 아이오아의 매디슨 카운티 다리, 나이아가라 폭포, 백악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등이 포함됐다. 경치는 이들을 만족시켰지만 숙박업소에서는 말썽이 이어졌다. 특히 관광객들이 객실 내 흡연이 문제였다. 관광객들의 흡연은 업소로서는 청소에만 수백달러가 소요되는 부담이 된다.
또 이런 해프닝도 있었다. 와이오밍 코디에서는 한 그룹의 관광객들이 다른 그룹은 자신들보다 좋은 아침식사를 제공받았다고 오해해 소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경찰이 출동하고 결국 경찰이 관광버스를 마을 외곽까지 에스코트해야 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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