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 아파트 주인들 높은 렌트 받기 위해
▶ 건물 리모델 하면서 합법적으로 퇴출
샌프란시스코 한 아파트에서 34년간 살아온 중국계 가족을 강제로 퇴출시키려는 아파트 주인에 대한 항의시위가 25일 잭슨과 라킨 스트릿에 위치한 아파트 앞에서 일어났다. 약 200여명의 지역사회 리더들과 주거권리 옹호단체회원들은 문제의 아파트 앞에서 배너를 들고 구호를 외치며 딱한 사정에 처한 중국계 패밀리를 강제로 퇴출하지 말것을 촉구했다. 80세 푼 헝 리와 74세 금 지 리씨는 48세 정신지체아 딸 시만 리와 함께 같은 아파트에서 지난 34년간 저소득층 2베드룸 아파트에서 매달 778달러를 내며 살았다. 하지만 아파트 주인 메튜 밀러씨는 오래된 빌딩을 신식건물로 리모델링해 좀 더 높은 렌트를 받을 계획으로 1년전부터 리 패밀리에 퇴출경고를 해왔다. 총 8개 아파트에서 살던 세입자들은 모두 이사를 나갔지만 리 패밀리는 다른 SF 아파트로 이사할 능력이 없다며 버티고 있는 것이다.
밀러씨는 ‘엘리스 법안’에 근거해 정당하게 세입자들을 퇴출시키고 있다며 법대로 리 패밀 리가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2만2,000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엘리스 법안은 아파트 주인이 아파트를 다른 세입자에게 렌트하거나, 아파트를 판매하거나, 주인의 가족을 입주시키지 않는 이상 기존의 세입자들을 합법적으로 퇴출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아파트 부족난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많은 아파트 빌딩 주인들이 오래된 빌딩을 리모델링해 높은 가격에 다시 렌트 내놓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저소득층이나 가난한 이민자들이 강제로 자신이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쫓겨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SF 주택관리국에 따르면 작년부터 엘리스 법안에 따른 아파트 세입자 퇴출 사례가 지난 1년간 81% 폭등한 116건에 이르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테크놀러지 기술산업의 호황으로 인해 고소득자들이 SF로 이주하면서 기존의 아파트들이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통해 콘도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부득이한 해를 보는 것은 아마도 이제까지 낮은 렌트비를 내며 살았던 저소득층 아파트 세입자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SF 셔리프국은 아파트 주인 밀러씨의 퇴출요구를 법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며 리 패밀리에게 마지막으로 7일간 자발적으로 이사 나갈 것을 명령했다.
<김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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