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해변의 아인슈타인’ 11~13일 LA오페라 무대에
▶ 미니멀리즘 음악에 시공 초월한 무대연출… 해석 마음대로 필립 글래스·로버트 윌슨·루신다 차일드 참여 마지막 공연
오페라‘해변의 아인슈타인’의‘우주선’ 장면.
‘해변의 아인슈타인’(Einstein on the Beach)에 대한 기대로 LA 음악계가 떠들썩하다.
오는 11~13일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의 LA 오페라 무대에 오르는‘해변의 아인슈타인’은 1976년 발표된 연출가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ㆍ1941~)과 작곡가 필립 글래스(Philip Glassㆍ1937~)의 콜래보레이션 창작품으로 전통 오페라의 개념과 이미지를 영원히 변화시킨 혁명적인 전위예술, 신기원적 작품으로 유명하다.
명상적이며 최면적인 미니멀리즘 음악과 함께 시공을 초월한 무대 연출이 굉장히 특별하기 때문에 필립 글래스와 로버트 윌슨의 이름이 언제나 함께 기록되는 이 작품은 또한 함께 진행되는 루신다 차일즈(Lucinda Childsㆍ1940~) 안무의 추상무용으로도 주목받아 왔다.
스토리도 없고 주인공도 없고 아인슈타인과도 관계없으며, 의미 없는 단어와 이미지, 같은 음과 리듬의 반복이 5시간이나 계속되는 이 오페라는 프랑스의 아비뇽 음악제에서 초연되었을 때 엄청난 충격과 함께 ‘20세기의 예술 활동 중에서 가장 위대한 공연 중 하나’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무대에 올리기가 쉽지 않아서 1992년 이후 한 번도 공연된 적이 없는 ‘해변의 아인슈타인’은 20년만인 2012년 3월 필립 글래스의 75세 생일기념으로 영국에서 런던 바비칸(BAM)의 주도로 국제 순회공연이 시작돼 북미로 이어지는 대장정이 계속돼 왔다. UC버클리, 토론토, 암스테르담, 프랑스 몽플리에, 미시간 앤아버, 브루클린 아카데미에서 공연됐으며 LA가 이번 투어의 마지막 공연지가 된다.
이번 LA 오페라 공연이 특별한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LA에서 처음 열리는 초연이면서 북미주 투어의 마지막 공연이고, 오리지널 팀(필립 글래스·로버트 윌슨·루신다 차일드)이 함께 하는 마지막 공연이라는 점 때문이다. 셋 다 고령인데다 워낙 스펙터클한 작품이라 앞으로 다시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재연을 보게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케스트라 없이 플룻, 색서폰, 바이얼린, 신테사이저, 전자오르간, 그리고 사람의 음성을 반주로 공연되는 ‘해변의 아인슈타인’은 4막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막들 사이를 5개의 ‘무릎공연’(knee plays)이 이어준다. ‘니 플레이’란 사람의 무릎처럼 연결기능을 한다는 데서 붙여진 필립 글래스의 조어로, 이 공연의 오프닝과 클로징뿐 아니라 세트를 전환할 때마다 전체 구조에서 중요한 모티프를 제공한다.
오페라는 열차(Train), 법정(Trial), 우주선(Field/Spaceship)의 3개 주요 장면을 배경으로 진행되는데 이것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와 장이론을 암시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또 자유, 혼란, 핵에 대한 홀로코스트를 표현했다는 평도 있는데 필립 글래스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아무런 편견이나 해석 없이 각자 듣고 싶은 대로, 보고 싶은 대로, 느끼고 싶은 대로 경험하라고 조언했다. 굳이 메시지를 찾지도 말고 그냥 각자의 세계에서 인조이하라는 것이다.
출연진은 배우 2명과 어린이 1명, 그리고 16명으로 구성된 혼성합창단이 전부이고 여기에 아인슈타인으로 분장한 바이얼리니스트가 등장해 연주한다. 이번 공연에는 헬가 데이비스(Helga Davis)와 케이트 모란(Kate Moran), 그리고 제니퍼 고가 아인슈타인으로 출연한다.
공연시간은 4시간30분 이상, 중간 휴식시간은 없지만 관객들은 공연 도중 마음대로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올 수 있다. 로비에서는 파티나에서 특별 준비한 ‘상대성 스낵과 칵테일’도 팔고, 3층 소셜미디어 라운지에서는 무료 와이파이로 트윗도 할 수 있다. 또 아인슈타인이 만년에 강의했던 칼텍의 협조로 그의 대형사진 12점과 유품을 로비에 전시할 예정이다.
공연 일시는 11일과 12일 오후 6시30분, 13일 오후 2시.
laopera.com, (213)972-8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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