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7회초 이날 마지막 타자인 맷 애덤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코리안 몬스터’가 돌아왔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시즌 최대 고비에서 환상적인 쾌투로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내며 코리안 메이저리거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따내는 신기원을 열었다.

14일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3차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7이닝동안 카디널스 타선을 삼진 4개를 솎아내며 안타 3개와 볼넷 1개만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눈부신 피칭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다저스는 4회말 에이드리언 곤잘레스의 2루타와 야시엘 푸이그의 3루타로 2-0 리드를 잡은 뒤 8회말 핸리 라미레스의 적시타로 쐐기득점을 뽑아 카디널스를 3-0으로 꺾고 시리즈 2연패 뒤 첫 승을 따내며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시리즈 4차전은 15일 오후 5시(LA시간)부터 다저스테디엄에서 펼쳐진다.

세인트루이스에서 벌어진 시리즈 첫 두 경기에 쌍두마차 에이스 잭 그렌키와 클레이튼 커쇼를 차례로 내보내고도 모두 뼈아픈 고배를 마셨던 다저스로선 이날 류현진의 역투는 뭐라고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특히 상대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를 압도했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지난 6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그답지 않게 긴장한 모습을 보이며 3이닝동안 6안타 4실점의 시즌 최악 부진을 보였던 류현진은 8일만에 다시 나선 이날 경기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초반부터 자신감 넘치는 피칭으로 카디널스 타선을 압도하며 완벽하게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1회부터 그의 집중력은 경기를 뛰어났고 단 3명에게도 3루 진루를 허용하지 않을 만큼 시종 경기를 지배했다.

직구는 코너웍도 좋았고 최고구속도 시속 95마일까지 나왔다. 커브와 슬라이더의 움직임도 예리했고 체인지업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데 충분했다. 한마디로 흠잡을 곳 없는 최고의 호투였다.

1회초 1사후 카를로스 벨트란과 조심스런 승부를 하다 포볼로 내보냈으나 맷 할러데이와 야디에어 몰리나를 외야플라이와 삼진을 잡은 류현진은 4회까지 삼진 3개를 곁들여 노히터 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다저스는 4회말 카디널스 에이스 웨인라이트를 상대로 2점을 뽑아내 승기를 잡았다. 선두 마크 엘리스가 중견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우중간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1사 후 곤잘레스가 깨끗한 우월 2루타를 뿜어내 엘리스를 홈에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뽑으며 시리즈 22이닝 무득점 행진을 마감했다.

이어 2사후 푸이그가 라이트펜스를 직접 때리는 3루타를 터뜨려 곤잘레스를 홈에 불러들여 리드를 2-0으로 벌렸다.

류현진은 바로 다음 이닝에서 이날 최대 고비를 맞았다. 선두 데이빗 프리즈와 애덤스에 연속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예상치 않은 행운이 그를 도왔다.

프리즈의 부상으로 2루 대주자로 나선 대니얼 데스칼소가 다음 타자 잔 제이의 평범한 좌익수 플라이 때 주루미스로 병살을 당하면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 다음 5명을 범타로 잡은 류현진은 7회초 몰리나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마지막 고비를 잡았으나 데스칼소를 1루땅볼로 처리한 뒤 이날 마지막 타자 애덤스를 높은 직구로 헛스윙을 이끌어내 삼진으로 잡고 주먹을 불끈 쥐며 5만5,000여팬들의 기립박수 속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저스는 8회 브라이언 윌슨, 9회 켄리 잰슨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려 카디널스를 영봉시키고 승리를 지켜냈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