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공원 관광업소들 파리 날리고 SBA 융자 안돼 사업계획 전면중단
▶ “겨우 살아나던 경제에 찬물 끼얹는다” 불만
펜실베니아, 에프라타에서 제조업을 하는 크리스 레 사장. 기계 설비가 들어가야 할 공간이 텅 비어 있다. 큰 계약을 따낸 그는 시설 확장을 위해 SBA 융자를 신청했지만 연방정부 폐쇄로 융자가 막혀 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펜실베니아, 에프라타에서 TL 테크놀로지사라는 작은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크리스 레 사장(46)은 최근 꿈같은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계약으로 그의 연간 매출은 3배나 뛰어오르며 150만 달러에 달하게 되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업체로서는 기대이상의 큰 주문을 받은 것이었다. 그는 생산량을 대폭 늘릴 준비에 들어갔다.
우선 직원 수를 늘려야 하니 새로 채용할 사람들을 알아보고 새 기계 설비를 들이기 위해 중소기업청(SBA) 융자를 신청했다. 2주 전 그는 SBA 융자 150만 달러를 막 받을 참이었다.
그런데 연방정부 폐쇄 사태가 벌어진 것이었다. 그의 융자신청을 처리했던 서스크한나 은행은 그에게 수표를 끊어줄 준비가 다 되어 있었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길이 막혀 어쩔 수가 없게 되었다. SBA와 다른 정부 기관들이 다시 문을 열고 마지막 몇가지 서류를 처리하기 전에는 은행 측에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큰 프로젝트를 앞에 두고 옴짝달싹 못하게 된 레 사장은 고객한테 가서 주문물품을 언제나 댈 수 있을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어정쩡한 말을 해야 하는 처지이다. 사업가로서 최악의 상황이라고 그는 말한다.
SBA가 중소기업들에게 제공하는 융자금은 매일 평균 9,600만 달러. 이 돈의 흐름이 갑자기 얼어붙어 버렸으니 경제에 미치는 연쇄파장이 만만치 않다. 문 열 준비가 다 된 식당들이 문을 못 열게 되고, 거의 성사된 계약들이 체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상황이 2주를 지나 3주째 접어드니 사람들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연방정부 폐쇄가 광범위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지역경제 수준으로 내려가면 파장은 확산되고 있다. 은행들은 SBA 융자뿐 아니라 자체 비즈니스 융자도 해주기가 어렵게 되었다. 융자를 해주기 위해서는 신청자의 세금보고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데 국세청 업무 대부분이 정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소유주들 역시 정부에서 받아야 할 서비스들이 제공되지 않아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누군가를 고용하려면 온라인으로 법적 신분을 확인해야 하는 데 이 시스템이 중단된 것이다.
가장 열받게 하는 것은 이 모든 일로 초래되는 불확실성이라고 크리스 미틀스테트(44)라는 사업가는 말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청과물 배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학교 배급 프로그램과 관련한 고객들의 전화를 받느라 지난 주 상당시간을 전화통에 매달려 있어야 했다. 그 회사가 맡고 있는 학교 배급 프로그램이 연방정부 보조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임시 지원금이 나와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번 사태로 그 자신이나 고객들이 겪는 혼란이 상당하다. “비즈니스가 불확실하면 사람들은 돈을 쓰지 않는데 그게 우리 같은 신생 업체들에게는 정말 성가신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펜실베니아의 레 사장은 융자 지연으로 인한 파장을 최소화하려고 애쓰고 있다. 계약을 마무리 지어야할 고객은 아직까지 기다려 주고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해결되기를 그와 함께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그는 두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안했지만 융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을 하게 할 수가 없다.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은 더 있다. 그가 기계를 사들인 회사 사람들, 그 기계를 운송할 사람들, 기계가 도착하면 공장에 와서 전선들을 연결할 전기기술자들, 그리고 보험사 등이다. 이 모든 사람들이 지금으로서는 돈 한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 그는 기계 연장 보급사인 JBM 테크놀로지 사에 5만7,000달러 짜리 수표를 끊어줄 생각이었다. 그가 필요로 하는 기계의 계약금이다. 30만달러 짜리 키타무라 기계는 크기가 작은 방만한 설비로 지금 JBM에 그대로 놓여 있는 상태이다.
JBM의 존 왓킨스 사장은 며칠 전 레 사장의 주문에 맞춰 키타무라를 정비하기 위해 직원 몇을 배치했다. 그런데 융자가 지연되면서 기계 매입이 중단되자 왓킨스 사장은 부랴부랴 직원들을 재배치했다. 마침 다른 프로젝트가 들어왔기에 망정이지 그게 없었다면 상황은 정말 곤란했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워싱턴 정계 대립과 관련해 왓킨스 사장이 정말로 화가 나는 것은 겨우 살아나기 시작한 경제에 찬물을 끼얹어 버린 것이다. 그의 고객 중 한사람은 제조 라인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옮겨 오기 위해 스웨덴 금융사와 투자협상을 하던 중이었다고 한다.
“스웨덴에서의 투자 유치가 막 성사되려던 참에 이런 일이 터진 겁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보이겠습니까?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나라에 누가 투자를 하고 싶겠습니까?”셧다운으로 인한 영향이 분명하고 직접적인 경우들도 있다. 예를 들면 요세미티 인근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앤 스미스(56) 같은 경우이다. 그의 여행사는 주로 요세미티 일일관광 상품을 판매하는데 공원 폐쇄로 티켓을 못 팔아 받는 손실이 매일 3,500달러이다. 여행객을 안내하는 직원들은 시급제로 급료가 지급되지 않지만 사무실 직원들은 봉급제이니 봉급을 줘야 한다. 겨울철 비수기를 위해 배정해 놓았던 현금을 야금야금 까먹고 있는 것이다.
여행사가 일을 못하니 관광버스들도 움직이지 못하고, 여행객에게 점심 도시락을 대던 델리 도 일손을 놓고 있다.
파장이 덜 직접적이지만 영향은 분명한 업체들도 많이 있다. 팬실베니아, 랜스다운에 사는 아리 밀러(37)는 식품회사를 차리려던 참이었다. 그가 만든 베이컨 등 육류제품이 지역 파머스 마켓에서 인기가 높아지나 그는 이를 제품화하고 싶었다.
그러자면 연방 농무부로부터 몇가지 인증을 받아야 한다. 밀러는 제품화할 베이컨 레이블들을 페덱스 봉투에 담아 농무부로 보내려 했는데 바로 그날 정부가 폐쇄된 것이다. 농부무의 육류 검사관들은 업무를 계속하는 반면 포장 검사관들은 무급휴가 중이다. 레이블에 대한 허가가 떨어지지 않는 한 그는 제품을 만들어 팔수가 없다.
밀러는 속이 탄다. 투자가도 있고 고정 경비도 나가고 있다. 제품 생산 주방을 쓰지 않는다고 렌트를 안내는 것이 아니다. 파머스 마켓 시즌은 이달이면 끝나고 그리고 나면 그는 제품을 소매업소들에 보내지 않는 한 판매할 길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는 것은 정부가 업무를 재개한다 해도 그동안 워낙 많은 일들이 밀려있어서 적체가 풀리고 정상 가동되려면 수주는 지나야 하리라는 것이다.
중소기업주들이 모험을 하면서라도 뭔가 좀 해보려고 하는 때에 정부가 책임감 없는 아이들처럼 행동하고 나섰다고 서스크한나 은행의 SBA 융자 담당국장인 린 오저는 말한다. “진짜 티파티는 보스턴 항구에 차를 버렸는데 이 사람들은 비즈니스와 사람들의 봉급을 내다버리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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