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쪽방 하숙집’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번엔 주인과 하숙생 간의 갈등에서 빚어진 끊임없는 분쟁이다. 하숙생들은 청소비와 보증금 등 규정에 없었던 추가금액 요구에 불만을 터트리고 주인들은 ‘불법’ 고발을 협박하며 돈까지 요구하는 하숙생의 트집에 골치를 앓는다.
아파트나 주택을 수십개의 쪽방으로 개조해 장단기 테난트를 받는 것이 LA한인타운 내 대부분 하숙집의 운영 형태다. 증·개축 자체가 불법이니 운영 또한 무허가다. 제대로 인가 받은 합법 운영은 5% 미만으로 추산된다.
그래도 하숙 구하기는 쉽지 않다. ‘싸고 편리한 주거’에 대한 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오는 유학생과 인턴, 지상사 근무자에 더해 독거노인에서 실직·이혼한 중년에 이르기 까지 하숙인구는 계속 증가세여서 타운에서 좋은 ‘무허가’ 하숙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상당수 하숙집의 분쟁은 ‘불법’에서 시작된다. 무허가 운영이니 입주 시 계약서 작성도 꺼리는 경우가 많고 문서화된 계약내용이 없으니 필요에 따라 요구하는 청소비나 보증금의 타당성 여부가 애매해 질 수밖에 없다. 당국에 불법내용을 고발하겠다는 하숙생의 위협은 불법증축을 계획했을 때 이미 각오했어야 할 사안이다. ‘합법’ 밖에는 확실한 모범답안이 없다.
지난연말 노스리지 하숙집 총격사건직후 LA시의회가 추진했던 하숙집 단속강화 조례안은 아직 시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채 유보된 상태다. 화재위험과 위생미비 등 안전문제로 인해 단속이 시급하지만 대학생 공동거주시설이나 장애인 장기치료센터 등도 동일 규제를 받는데 대한 반대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불법 개축 시설 내 무허가 운영이라는 비슷한 환경에서도 “즐거운 하숙집”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입주대기자 명단을 가진 인기 하숙집들도 있다. 비결은 상냥한 하숙집 아줌마의 맛있는 음식솜씨만이 아니다. “주인은 깨끗이 청소하고 하숙생은 깨끗이 사용한다”고 한 주인은 말한다. 결국 “즐거운 하숙집”을 위한 노력은 모든 인간관계와 다르지 않은 “서로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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