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야 대치로 일정이 크게 늦어진 주미 한국 대사관 국정 감사도 응급으로 뉴욕에서 막 끝이 난 듯하다. YTN 뉴스에는 안호영 대사가 일본이 미국의 공조로 자위권을 빙자한 재무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동안 주미 한국대사관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추궁 받는 장면을 내보내고 있었는데 하루 뒤 지역신문에는 재미 동포라면 어리둥절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을 관련기사가 실렸다. 내용인즉, 한 모국 의원이 대한민국의 해외 동포 중 유독 미국동포들의 대사관 영사업무 만족도가 가장 낮은데 그 연유가 무엇이냐고 추궁과 질타가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 하면 자유와 인권 그리고 민주주의가 가장 앞서 있는 세계 제일의 풍족한 문명국가가 아닌가? 그리고 한미동맹 60주년의 역사가 말해 주듯이 미국은 한국 민주주의와 남침수호, 산업개발과 경제 협력에 기여한 불가분의 혈맹으로 대한민국의 대미외교 비중은 말하는 사람이 어리석다고 해야 할 만큼 막중할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대한민국 정부는 최정예 인재를 미국에 배치하였을 것인데 왜 그곳에서 이처럼 가장 높은 동포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일까?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나도 순간 아연하다가 이민 생활 40년 이곳 동포사회를 보고 겪고 참여해 본 경험으로 가늠해 보고는 주미대사관의 허물은 죄 아닌 죄 ‘웃은 죄’라는 결론에 이르고 말았다. 이광수 주요한과 함께 하던 민족시인 김동환 님의 ‘웃은 죄’라는 서정시는
지름길 묻길래 대답 했지요/ 물 한 모금 달라기에 샘물 떠주고/ 그리고는 인사하기에 웃고 받았지요/ 평양성에 해 안 뜬대도/ 나는 모르오/ 웃은 죄 밖에/
로 맺음하여 꽃다운 처녀에게 스며드는 수줍은 사랑의 감정이 왜 죄가 되느냐고 앙칼지게 죄 아닌 죄를 항변한 걸작이다.
남한 면적의 절반 정도에 인구 약 230만 명에 불과한 최빈국 부탄 국민의 행복지수가 세계 제일인 반면 잘사는 나라에서는 가진 것에 더하여 분에 넘치는 명예까지 탐하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투어 분열과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상당수 동포 단체장들은 본연의 설립취지와 공익 추구는 외면한 채 자기 이름 내세우기에 급급하거나 어느새 서울을 바라보는 해바라기가 되어 부족한 실력과 논리를 덮으려고 엉뚱하게 모국정부나 대사관에 외연을 구걸하다가 불만을 쏟아낸다. 우리들의 안타까운 자화상이다. 왜 우리는 의연하게 본질에 충실하며 자생, 자조, 자립의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일까. 대사관에 영사업무 불만이라는 어이없는 질타를 안긴 죄책감을 떨칠 수가 없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