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년 새 무려 70% 늘어… 허리케인 복구로 경기침체 비켜가
▶ 인구당 식당 수 전국 상위권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숙제
한 번 세어보니 뉴올리언스 고급지역을 지나는 주요 간선도로인 매거진 스트릿 3마일 구간에 모두 65개의 식당들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11월 말 이곳에 새로운 66번째 식당이 들어섰다. 가을 분위기가 나는 작은 라운지에 TV에서 많이 보아 온 셰프로 진용을 갖춘 아이비 식당에 불이 켜지자 호기심 많은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뉴올리언스는 먹거리에 흠뻑 빠진 도시로 이미 유명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런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 도시의 인구는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전인 2005년보다 줄었지만 식당 수는 무려 70%나 늘어났다고 이 지역 전문가인 탐 피츠모리스는 말했다. 패스트푸드점과 체인 식당들은 제외했는데도 그렇다.
피츠모리스는 자신이 매일 진행하는 외식관련 라디오 쇼에서 “이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식당 비즈니스가 가장 슬로우한 여름철에도 식당들이 계속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경제적으로 보자면 식당 붐은 한 도시가 이전보다 더 부유해지고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이다. 부동산 웹사이트인 트룰리아의 수석 경제학자인 제드 콜코는 “부유한 도시일수록 인구 당 식당 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뉴올리언스는 인구 당 식당 수에서 지난 2010년 이미 전국 14위였다. 1위는 샌프란시스코이다.
식당 밀집도가 높아지는 것은 자생현상이다. 셰프들은 외식을 좋아하는 주민들이 사는 곳에 끌리게 마련이며 성공한 식당들도 이런 곳을 확장 지역으로 선호하게 된다. 이런 면에서 식당이 몰리는 것은 월스트릿을 따라 형성된 금융이나 실리콘밸리의 하이텍과 같은 산업 군집이라고 할 수 있다. 뉴올리언스의 메트로폴리탄 지역 일자리의 10% 이상이 식당과 관련돼 있다. 전국적으로 이 비율은 8.2%이다. 뉴올리언스는 제조업 기반이 별로 없다. 그러나 이 도시는 엄청난 양의 검보를 수백만 방문객들에게 팔고 있다.
새로이 문을 여는 식당들이 모두 전통적인 뉴올리언스 풍은 아니다. 베트남 식당도 있고 브루클린이나 시카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세련된 식당들도 있다. 최근 프렌치 쿼터에 문을 연 한 이스라엘인 소유 식당은 소고기의 연령에 따라 다른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고풍스럽게 장식을 한 프렌치 쿼터의 여러 개 식당들의 주인이 최근 바뀌었다. 식품 도매업 거부로 신문발행인이자 정치인을 꿈꾸는 존 조지스도 그 가운데 하나이다. 그가 문을 ‘갤러투어스 33 바 & 스테이크’에서는 랍스터 서머도어를 52달러에 판다.
3월에는 다이키리 칵테일 체인으로 성공한 형제 그룹이 93년 된 브루사드 식당을 사들인 후 100만달러를 들여 내부 장식을 새로이 했다. ‘크레올 쿠진 레스토랑 컨셉’이라는 이름의 이 그룹은 프렌치 쿼터에만 9개의 식당을 소유하고 있다. 이 그룹의 운영책임자인 자이드 안마리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13%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내년에도 교외지역에 2개, 그리고 프렌치 쿼터에 1개 등 3개의 식당을 새로이 오픈할 계획으로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은행들은 아직 새로운 식당들에 대한 대출은 줄이지 않고 있다고 뉴올리언스의 퍼스트 뱅크 & 트러스트의 수석부행장인 제프 얼링거는 말했다. 그는 “그런 일이 일어날 수는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결국 밀리는 식당들이 있겠지만 현재는 다들 잘 영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도시의 성공은 관광객 증가로 설명될 수 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다시 늘어나는 추세이다. 지난 한해 900만명이 뉴올리언스를 찾았다고 뉴올리언스 관광국은 밝혔다. 이들이 쓴 돈은 총 60억달러로 2006년의 280억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인플레율을 감안하면 허리케인 전인 2004년도 방문객들이 쓴 돈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당시 뉴올리언스의 식당 수는 809개였다. 현재는 거의 1,400개이다. 지역 주민들이 식당업 경기를 끌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새로 문을 연 식당들 가운데 상당수는 관광객들이 몰리는 지역에서 많이 떨어져 있다.
허리케인 이후 복구건설 붐이 일면서 뉴올리언스는 경기침체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다른 지역들보다 새로 발생한 실업자 수가 훨씬 적었다. 그런 가운데 뉴올리언스는 저소득층 주민들을 많이 잃었으며 빈자리를 채우고 들어온 사람들은 YURP라 불리는 젊은 프로페셔널들이었다. 뉴올리언스의 중간소득은 여전히 전국수준보다 크게 낮지만 연 7만5,000달러 이상 버는 대학 졸업자들과 가구들은 허리케인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
또 뉴올리언스는 엘리 니힐 같은 노련한 식당종업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니힐은 존 더 나은 바텐더 자리를 찾아 두 달 전 이곳으로 왔다. 현재는 프렌치 쿼터에 있는 마르티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어제 밤 12명 테이블 시중을 들었다. 그들은 7병의 와인을 마셨고 계산서는 1,350달러였다. 디저트를 먹지 않았는데도 그렇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친구들에게 이곳으로 오라고 하겠느냐는 질문에 “벌써 그렇게 말했다”며 “우리 식장당종업원들 가운데 뉴올리언스 출신은 두 명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복구 붐이 끝난 후에도 뉴올리언스가 번영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커다란 의문이다. 뉴올리언스 일부 주민들의 교육수준과 취업률은 상당히 뒤처져 있다. 특히 흑인들이 그렇다.
식당업이 지역경제의 중추라고 하지만 종업원들의 임금은 여전히 낮다. 시 관계자들은 22억달러짜리 메디컬 복합단지 건설처럼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투자를 찾고 있다. 뉴올리언스는 수출 성장률에서 전국 최고 도시 가운데 하나이다. 석유와 가스 덕분이다. 자유분방하다는 도시 이미지와 한께 세제 혜택이 늘어나면서 영화와 TV 관계자들도 이곳으로 많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에 의한 지출은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3배나 늘어났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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