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분석: 홈 에퀴티 론 우려 증폭
▶ 주택호황 때 대출받아 이자만 내던 홈오너들 10년 지나 원금 함께 페이먼트 부담 크게 늘어, 벌써 연체율 급증… 2,210억달러 규모 `불안감’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필요한 자금을 빌리는‘홈 에퀴티 론’(home equity loan)이 제2의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 매체 CNBC, 부동산 전문 사이트 ‘모기지 론 닷 컴’ 등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한창 상승세를 타던 2003년 홈 에퀴티 론과 ‘홈 에퀴티 라인 오브 크레딧’(HELOC)을 대출받은 주택 소유주들의 페이먼트 연체율이 올 들어 5.6%를 기록, 2012년의 3.0% 보다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자만 내는 기간 종료되면 페이먼트 급등
융자업계에서는 올해부터 2017년 사이에 10년 이자만 내는 기간이 끝나 향후 4년간 페이먼트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내 홈 에퀴티 론 규모는 총 2,210억달러에 달하며 이는 전체 홈 에퀴티 론 시장의 40%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첫 10년간은 이자만 내는 조건이 적용되는 HELOC의 경우 10년 전 대출을 받은 주택 소유주들은 조만간 이자와 원금까지 물어야 할 상황에 처해 많게는 월 페이먼트가 2~3배 늘어날 전망이다. 이로 인해 HELOC 대출자들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면서 내년에는 연체율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2003년 워싱턴 뮤추얼 은행(현 체이스 은행)으로부터 HELOC를 얻은 한인 박모(59)씨는 “지난 10년간 2%대의 이자율로 매월 260달러 정도의 이자만 납부해왔는데 최근 은행으로부터 10년을 더 이자만 내고 남은 밸런스를 일시불로 내든지, 아니면 내년 1월부터 이자와 원금을 함께 상환하든지 양자택일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당장은 더 높은 액수의 페이먼트를 감당할 수가 없어 첫 번째 옵션을 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HELOC, 장기대출 목적으론 ‘부적합’
HELOC는 크레딧카드의 사용방식과 유사하다. 사용 한도액이 크레딧카드보다 훨씬 높다는 것만 제외하고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보유주택의 시세가 올라 에퀴티(주택시세에서 모기지 잔금을 뺀 액수)가 쌓였다면 에퀴티의 일부를 미리 크레딧으로 제공해 현금화 할 수 있도록 하는 주택담보 대출 형태다.
HELOC에 적용되는 이자율은 우대 금리인 ‘프라임 레이트’에 은행별 마진 이자율이 더해지는 방식으로 확정된다. 은행의 수익이 되는 마진 이자율은 대출자의 크레딧 점수와 ‘담보대출 비율’(LTV) 등을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대개 0.5~3.0% 사이다.
융자 전문가들은 “HELOC에는 변동 이자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장기대출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며 “이로 인해 월 페이먼트는 낮지만 대출 원금이 감소하지 않아 만기 부담이 크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 리파이낸싱, 이자불입 기간 연장 등 대책 시급
이자만 내는 기간이 끝나는 HELOC대출자들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웰스파고 은행 스티브 양 한인융자담당 컨설턴트는 “HELOC 페이먼트를 꼬박꼬박 납부했지만 앞으로 페이먼트가 오를 것이 걱정되는 대출자들은 HELOC를 리파이낸싱 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은행에 따라 심사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일단 HELOC를 대출받은 융자기관을 통해 페이먼트가 언제 오르는지, 오른다면 페이먼트 금액은 얼마가 될 것인지 등 중요한 사항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융자회사 ‘에이펙스 홈 론스’의 크레이그 스트렌트 컨설턴트는 “페이먼트 연체기록이 없고 크레딧 점수가 높은 HELOC 대출자의 경우 은행에서 이자만 내는 기간을 연장해줄 수도 있다”며 “하지만 페이먼트 연체기록이 있는 깡통주택 소유자의 경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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