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 찰스 디킨스 ‘위대한 유산’
▶ 백승환의 고전산책 101
당신은 누군가로부터 많은 유산을 상속받은 행운아 인가, 아니면 유산이라고는 땡전 한 푼도 받아본 일이 없는 지질이 복도 없는 사람인가? 유산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보면 사람들은 괜스레 허망한 꿈을 꾸며 신세 한탄을 하기도 한다. 물질만능주의 사회에 물들어 살다보니 뭉텅이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아 복권도 사 보고, 목돈을 잡아보기 위해서 별짓을 다해보지만 돈이 결코 인생의 해결사가 아니다. 그래서 좀 역설적이지만 많은 유산을 물려받아 고생 모르고 사는 사람들은 어쩌면 짧은 인생을 사는 동안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는 참 인생의 희로애락를 모르고 사는 불행한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찰스 디킨스는 소설 ‘위대한 유산’(The Great Expectations)을 통해 우리 인생에 진정 위대한 유산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작가로서 찰스 디킨스의 탁월함은 그의 생생한 묘사능력과 삶에 대한 통찰력에서 드러난다. 그의 소설, 특별히 이 작품을 읽다 보면 작품 속의 주인공들이 마치 종이 밖으로 걸어 나올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스토리 전개가 너무도 재미있고, 주인공들에 대한 성격묘사 또한 절묘하다.
주인공 핍은 고아로 대장간을 운영하고 있는 친척 집에서 천대를 받으면서 자라고 있는 불행한 아이다. 그런데 수년 후 이름을 밝히지 않은 사람으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을 것이라는 거짓말 같은 통보를 받게 된다. 그 후 핍은 졸지에 런던 사교계에서 돈 잘 쓰는 신사로 그리고 꿈꿔 왔던 신분상승을 하는 듯했다. 또한 어릴 때부터 사랑해 왔던 첫 사랑 에스텔라와 다시 사랑에 빠지는 등 모든 것이 핑크빛 무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에게 유산을 상속해 주기로 했던 사람이 정치범 탈옥수였으며 그가 죽음으로 인해 상속되기로 했던 전 재산이 국가에 강제 몰수당하게 된다. 한 순간에 엄청난 유산이 눈앞에서 안개처럼 사라진 것이다. 친척 조는 실의에 빠져 있는 핍을 찾아와 허망한 꿈 가운데 흥청망청 돈을 써왔던 핍의 모든 빚을 탕감해 주고 그를 다시 고향으로 데려온다. 이런 과정 가운데 주인공 핍은 진정 위대한 유산은 많은 재물이 아니고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고 보살펴주는 친척 조의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스토리 전개가 빠르고 극적인 반전의 재미가 있어 그의 소설은 현대판으로 재각색, 연출돼 런던이 아닌 뉴욕을 무대로 영화화되기도 했고, PBS 등 공영방송에서는 원본에 충실한 대하드라마로 제작하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으로 꼽히는 워런 버핏은 400억달러의 엄청난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자녀들에게는 단 한 푼도 유산을 남기지 않았다.
현명한 부자들은 자식들에게 썩어가는 생선 몇 마리를 유산으로 남겨주는 것보다 싱싱한 생선을 많이 잡을 수 있는 낚시 비법을 전수해 주는 것이 진정 위대한 유산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그렇게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예찬출판기획 대표(baekstephen@gmail.com)
도서협찬: 반디북US(www.bandibook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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