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 여기에 있게 해준 그대 고마워요”
▶ 추신수, 아내 희생-헌신에‘백번 감사’
억만장자가 돼 금의환향한 추신수가 아내 하원미씨와 함께 인천공항을 나서고 있다. <연합>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아내 덕이었습니다.”
1억달러의 사나이 뒤에는 ‘내조의 여왕’이 있었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추신수(31)는 입을 열 때마다 아내에 대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을 되풀이해 표현했다.
프리에이전트(FA)로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1억3,000만달러에 계약하는 대박을 터뜨리고 말 그대로 ‘금의환향’한 추신수가 아내(하원미)에 대한 고마움을 공개석상에서 가슴 절절하게 털어놨다.
레인저스와 계약을 공식 발표하고 입단식을 치른 뒤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 추신수는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성공담을 이야기하며 아내 하원미(31)씨를 되풀이해 언급했다.
거액의 계약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거의 빠짐없이 아내 이야기를 꺼내 들며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한 추신수는 “(내게 쏟은) 아내의 노력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것”이라며 “아내가 잡아줬기에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었다”고 가슴 절절한 감사를 표했다.
그는 “텍사스와의 계약 소식을 듣던 날 새벽 잠자던 아내를 깨워 지난 세월을 떠올렸다”며 “힘든 시절, 한국에도 가려고 했으나 나를 잡아준 아내 덕에 힘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추신수는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큰 벽에 부딪힌 시절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이던 2007년 팔꿈치에 메스를 댄 때를 꼽았다. 당시엔 미국 생활을 모두 접고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마저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팔꿈치 수술을 하면서 정말 힘들었다. 또 그동안 야구만 보고 사느라 미국 생활이 힘들었는데 가족까지 있어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다”고 회고하며 “너무 힘든 나머지 말도 통하고 좀 더 편하게 야구를 할 수 있는 한국에 돌아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아내가 말렸다. 어려운 시절 아내의 격려가 큰 도움이 됐고 아내가 잡아줘서 열심히 재활해 두 달가량 빨리 복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내 하원미씨가 없었다면 1억달러의 사나이 추신수도 없었던 것이다.
추신수는 “시합에 나가느라 아이 낳고도 곁에 있어주지 못한 일이 너무 가슴이 아팠다”며 “아내와 함께 지난 13년간의 미국 생활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적셨다”고 감상에 젖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텍사스를 선택한 이유에는 연고지에서 아내와 아이들이 얼마나 편하게 지낼 수 있는지도 포함됐다”며 “이제는 이사를 가지 않아도 되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다”고 선수가 아닌 남편과 아버지로 만족할 만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해했다.
추신수와 하씨는 1982생 동갑내기다. 2002년 12월 소개팅으로 만났고, 나란히 첫 눈에 반해 20세 나이로 불같은 사랑을 했다. 추신수는 첫 만남에서 “무조건 이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당시 마이너리거였던 추신수를 만나기 위해 하씨는 지난 2003년 무조건 미국에 왔고 첫 아들 무빈(8)이가 생기자 곧바로 결혼식도 생략한 채 혼인신고만으로 부부가 됐다.
추신수를 위한 아내 하씨의 내조는 희생 그 자체였다. 남편을 위해 한국에서 공수해 온 국산 콩으로 직접 두부를 만드는가 하면 몸에 좋다는 홍삼과 구운 통마늘 등으로 남편의 건강을 관리했다.
전문가에게 직접 스포츠 마사지를 배워 만삭의 몸에도 매일 밤 남편을 마사지를 해 준 일화는 유명하다. 첫 아이를 가진 자신은 먹고 싶은 것조차 제대로 먹지 못했지만 남편의 몸만은 지극히 챙겼다.
지난 2011년 5월 음주운전 파문을 견딜 수 있던 것도 아내 덕이었다. 추신수는 사고를 친 뒤 설상가상으로 왼쪽 엄지손가락 골절까지 당해 야구선수의 길을 포기할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주변의 차가운 시선에 우울증이 찾아온 듯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하씨는 싫은 소리 한 번 않고 묵묵히 남편을 응원하며 추신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추신수에게 아내 하원미는 그를 메이저리그 정상까지 높이 날 수 있도록 지탱시켜준 ‘날개 밑의 바람’이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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