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년 르포 - 주말 다운타운 `땡처리 시장’을 가다
▶ 새벽 4시부터 소매상·일반손님 장사진, 재고물품 싼값 구매 여성고객 특히 많아, 양손 가득 샤핑백… 주변 상권도 활력
이곳에는 의류만 있는 게 아니다. 액세서리 등 다른 업종들도 함께 매출 증대효과를 얻고 있다. 여성들이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토요일마다 열리는 땡처리 시장은 도매업체들에는 재고정리를, 소비자에게는 저가에 괜찮은 옷을 구입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이른 아침이지만 많은 업체들이 물건을 거리에 진열한 것이 한국 전통시장 분위기를 보여준다. <하상윤 인턴기자>
토요일 오전 7시.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자바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상인과 손님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LA 한인 최대 의류도매상가 샌피드로 홀세일마트를 중심으로 늘어선 상점들 앞에는 흔히 말하는 ‘땡처리’를 위해 새벽부터 상인들이 저마다 옷을 내걸고 저마다 영업에 열중이었다. 성수기 시작 바로 직전이라 아직까지는 비교적 한산하다는 분위기였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옷 구매에 여념이 없어보였다. 신선한 공기 속에 생동감 넘치는 ‘땡처리 시장’을 살펴봤다.
■ 도매업체는 재고정리, 손님은 저가 구입
이날 문을 연 업주들은 “2월부터 본격적인 성수기로 접어든다”라며 “성수기에는 사람이 많아 제대로 움직이기조차 힘든데 그에 비하면 이 정도는 한산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매주 토요일 새벽부터 아침시간까지 도매로 팔고 남은 소량의 제품들을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업주들에게는 재고가 정리돼서 좋고 소비자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옷을 살 수 있어 좋아 흔히 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었다. 토요일 영업은 새벽 6시부터 시작돼 오전 10시면 마무리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이 4시간 동안 고객들이 찾아 저마다 입맛에 맞는 옷을 골라갔다.
이곳을 찾는 주 고객은 개인과 리테일 업주들. 도매로 판매하고 남은 재고물품을 싼 값에 내놓기 때문에 인기가 많고 단골들도 많다. 가격도 3~10달러로 낮은 데다 백화점에 납품하는 업체도 다수여서 질 좋은 제품을 많이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 다인종 여성 고객이 주류
개인고객의 경우 판매하고 있는 의류 대부분이 여성의류이기 때문에 젊은 여성들이 많이 몰리고 가족단위 고객도 많은 편이며 입소문이 퍼져 한인들뿐만 아니라 백인, 흑인 등 인종 구분 없이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
대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김모(22)양 역시 “처음 친구를 통해 싼 가격에 옷을 구입할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이곳을 찾게 됐다”라며 “2주 전에도 왔는데 백화점에서 옷을 사는 것과는 또 다른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자바시장을 처음 찾았다는 엔젤라 버나드(21)는 “옷들도 너무 많고 사람들도 많아 역동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라며 “가격대비 품질도 괜찮은 것 같아 앞으로 자주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리테일 업주 많아
개인 고객 외에도 이곳을 자주 찾는 고객층은 멜로즈 등지에서 리테일 가계를 운영하는 업주들로 업계에 의하면 리테일 가게를 운영하는 업주들은 새벽 4시부터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가 영업이 시작되면 다량의 옷을 구입해 간다. 대부분 단골고객들이 많아 입맛에 맞는 특정 가게 앞에서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땡처리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이미 대부분의 리테일 업주들이 자리를 뜬 상태였으나 아직까지도 길거리에는 양 손 가득 봉지를 끌고 각자의 자동차로 돌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모두들 주말과 한 주 장사를 준비하는 리테일 종사자들이었다.
토요일 땡처리 시장의 모토는 박리다매.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내놓기 때문에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업주들에게 떨어지는 판매건당 이윤은 매우 낮다. 하지만 재고처리도 하고 몇 년간 계속 찾아주는 단골 고객들이 있어 토요일 아침 장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주들에 따르면 이런 이유로 매출 금액 역시 제각각이다. 그냥 재고 처리에 만족하는 집도 있으나 4시간 동안 많게는 3,000달러 이상으로 생각보다 많은 수입을 올리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샌피드로 패션 홀세일마트에 현재 입점 중인 가게들이었으나 그 중에는 이날 하루를 위해 현장을 방문해 옷을 판매하는 상인들도 있었다. 그만큼 아직까지는 이곳 경기가 생각만큼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다.
■ 타 업종들도 반사이익
매주 토요일마다 사람들이 붐비다보니 옷가게 외에도 브리또와 핫도그 등 다양한 먹거리 판매상들도 골목 구석구석 자리를 잡는 등 주변 경제에도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 모습이었다.
이날 현장에서 핫도그를 판매하던 업주는 “이른 새벽부터 준비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곳을 찾은 고객들은 물론 장사를 하는 상인들 역시 허기를 달래기 위해 자주 찾는다”라며 “아침에는 쌀쌀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따뜻한 음식이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여성의류들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다보니 귀고리 등 액세서리 용품 가게들과 화장품 가게들 역시 많이 몰려 일종의 집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정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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