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TA 남가주 한인정비사협회 - “컴퓨터화 되며 경험으로 고치던 시대 지났다” 의기투합
▶ 20년 소모임 비영리단체 전환… 부품 공동구매 등 함께, 한인들 고민 무료 상담… 바가지 없는 업소 소개까지
지난 18일 남가주 한인정비사협회(KATA) 사무실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가주 한인정비사협회(회장 권기철) 사무실은 매주 화요일 밤마다 배움의 열기로 뜨겁다. 20여명의 회원들이 다 앉기에도 비좁아 보이는 사무실에서 정비에 필요한 최신정보를 익히며 자신들의 경험을 살려 열띤 토론을 벌인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첨단 자동차 기술을 익히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파라마운트에서 35년간 정비공장을 운영해 온 존 김씨는 “경험만으로 해결되던 시기는 지났다”면서“자동차가 컴퓨터화 되면서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68년부터 군에서, 월남과 중동을 거쳐 35년 전 미국에 이민 온 후 줄곧 자동차와 함께 살아 정비에 자신 있지만 변해가는 기술을 따라가려면 공부밖에는 없다”면서 “40년 가까이 한인타운에서 정비공장을 운영해온 73세 김연수 회원도 매주 사무실에 나와 공부하며 신기술을 익힌다”고 전했다.
▲남가주 한인정비사협회
남가주 한인정비사협회(Southern California Korean Automotive TechnicianAssociation·KATA)는 지난해 봄 비영리단체 등록을 마치고 공식 단체로 새 출발을 시작한 20년 전통의 정비업자 모임이다.
협회의 출발은 93년이었지만 20년 가까이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스모그 교육과 친목도모 정도의 소모임에 그치고 있었다. 그러나 3년 전 존 김씨가 회장을 맡으면서 단순 회원 간 친목을 넘어 한인사회를 위한 쓸모 있는 모임으로 만들자는 취지를 앞세우고 주정부 등록을 마쳤고 한인상공회의소와 한국 총영사관의 한인협회 명단에 올리는 등 다각적인 대내외 활동을 시작했다.
회의록 등 활동기록이 보존되지 않아 일단 영리단체로 등록했다가 서류를 갖춘 후 지난해 봄 비영리단체로 전환해 정식 등록을 마쳤다.
협회는 남가주에 대략 500명에 가까운 한인들이 정비업소를 운영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협회는 이들의 절반 이상을 회원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회원 권익과 기술교육을 중점으로 힘쓰고 있다. 매주 화요일 정기교육부터 부품 공동구매, 보험가입, 고문 변호사 고용 등 구매력을 높이고 당면과제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현재 LA를 비롯해 가든그로브, 사우스베이, 풀러튼 지역에서 영업하는 8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특히 협회는 사무실을 LA 한인타운 지역을 옮기고 정식 근무 직원을 고용,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자동차 문제로 고민하는 한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콜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권기철 회장은 지난 18일 협회 사무실에서 열린 신년하례식에서 “회원들의 권익, 친목과 더불어 기술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협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협회 활동
협회 사무실에 들어서면 정면 벽면에 걸려 있는 ‘기술 향상’ ‘친목 도모’라고 쓰여 있는 급훈이 눈에 들어온다. 그동안의 협회가 모임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기술 공유와 기술 향상, 한인사회 자동차 정보 제공을 목표로 활동범위를 넓혀 가고 있는 것이다.
협회는 회원 간 부품 공동구매를 통해 할인가격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정비업소는 일반적으로 딜러에서 20%의 부품가격 할인을 받지만 이보다 높은 25~30% 혜택도 가능하다. 또 부품 도매회사에 협회 공동 어카운트를 개설해 더 싼 가격으로 회원들이 부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과의 기술 교류도 추진하고 있다.
전 회장인 존 김씨는 “최근 들어 한국에 벤츠나 BMW, 아우디, 폭스바겐, 도요타 등 외제차들이 많이 들어가고 있지만 정비기술에 대한 정보가 없고 관련 자료를 정비업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 영문과 졸업생이 번역해 사용할 정도로 어둡다”면서 “한국 각 지역 협회들과 교류협정을 맺고 우리 협회 웹사이트를 통해 수리방법을 문의해 오면 협회에서 직접 답해 주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자동차 기업인 현대ㆍ기아와의 기술교류와 협력도 중요한 사업목표 중 하나다.
협회는 “자녀 또는 친척들의 자동차 구입 문의를 많이 받는데 그때마다 한국 차를 적극 추천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
자동차 정비를 경험으로 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협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회원들이 매주 협회에 나와 공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화요일 기술교육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자동차가 컴퓨터화 되면서 수리가 까다로운 부분이 자주 발생한다. 이에 따라 회원들은 매주일 만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비 부분, 또 새로 업그레이드 된 새 기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한 회원들의 사례 등등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공부한다.
또 주류 정비업계의 기술공유 웹사이트에 협회 차원을 회원 가입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정비 기술과 문제점을 질문과 답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정비기술도 익히고 있다. 부품비용, 필요한 연장부터 문제해결 방법까지 다양한 정보가 습득해 회원들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존 김 회장은 “차를 경험으로 고치던 시대는 지났다”고 말한다.
80년대 이전 자동차들은 경험으로 고칠 수 있지만 컴퓨터화 되면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변해가는 기술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요즘은 캔 시스템이라고 해서 1분 동안 무려 2,000회 정도 부품 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정도로 시스템이 복잡해졌다”면서 “감으로 고치는 시대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가격경쟁으로 고객을 유치할 수는 없으며 기술을 따라잡아 기술로 경쟁하는 시대가 됐다는 말이다.
김 회장은 “믿고 맡길 수 있다면 가격이 더 비싸도 업소를 찾게 돼 있다”면서 “가격은 싸지만 기술이 모자라 제대로 고치지 못한다면 생명을 실어 나르는 자동차를 선뜻 맡기겠느냐”고 반문했다. 기술경쟁에서 밀리면 문을 닫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비업계에서 강조하는 또 다른 부분은 장비의 업그레이드다.
벤츠 진단장비가 거의 2만달러를 넘고 일반 자동차 진단장비도 5,000~6,000달러로 비싸지만 진단장비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정확한 문제해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2년 만에 한 번씩 2,000달러씩 지불하는 진단장비 업그레이드도 중요하다고 한다.
김 회장은 “요즘 스파크 플러그 끝도 플래티늄으로 만들어 마모가 잘 안 돼 오래 사용할 수 있고 타이밍 벨트도 재료가 좋아져 5만에서 10만마일로 교체 시기가 늘어날 정도로 수명이 길어 졌다”면서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배움과 업그레이드된 장비가 필수”라고 전했다.
▲정비문의 무료 제공
협회는 자동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인들의 궁금증도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다. 문제가 있거나 미심쩍은 점이 있다면 언제라도 협회에 전화하면 친절하고 속 시원한 대답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딜러에서 900달러를 요구한다며 문의해 온 한인 고객에게 회원 업소를 소개해줘 딜러 부품을 사용하고도 300~400달러의 저렴한 비용으로 수리를 해 준 적도 있다. 또 리콜 워런티가 있는 자동차인데도 딜러에서 이를 숨기고 4,000~5,000달러의 수리비가 든다고 했다며 찾아온 한인에게 협회가 회원업소에서 무료로 워런티 서비스를 받아 수리하도록 알선해 준 적도 있다.
협회는 아직도 ‘바가지요금’을 씌우는 업소들이 버젓이 영업을 하는 등 정화가 되지 않고 있다면서 “협회 차원서 한인 고객들에게 정비에 관한 올바른 지식을 주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전망
정비는 수리비용의 35%가 파트 비용이고 나머지는 인건비라고 한다. 특히 스모그첵 비즈니스는 20%가 경비고 나머지는 이익금일 정도로 수익률이 높다. 컴퓨터와 전기회로에 대한 지식이 있고 영어 구사에 불편이 없다면 80%는 남는 고수익 직업이라고 협회는 적극 권했다.
권기철 회장은 요즘은 오일교환 전문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정비업소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 한 회원업소는 월 8만달러의 매상을 올릴 정도라고 소개했다.
미국은 정비사 면허제도는 없다. 다시 말해 누구나 정비소를 운영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ASE, A6A8, L1등 각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해 주는 자격증은 있다. 고객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증서나 다름없다. LATT, 세리토스 칼리지 등 커뮤니티 칼리지 또는 일반 학원에서 교육을 받아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다.
협회 사무실 12062 Centralia Rd. Hawaiian Garden, (562)607-5591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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