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마구 찍어내 위안화 절상 최소화… 지난 7년 새 통화량 무려 3배 증가
▶ 부동산 등 자산 가격 폭등 초래, 통화억제 필요 커지면서 당국 고민
<홍콩> 재닛 옐렌과 벤 버냉키는 물러서라. 마리오 드라기와 하루히코 쿠로다도 옆으로 비켜라.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에 있어서는 중국 인민은행 총재로 장기 재임하고 있는 주오 시아오추안의 라이벌은 없다. 중국정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신속한 통화공급 정책이 계속돼 왔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은행은 이것을 억제하는 어렵고도 위험한 임무를 시작했다.
중국경제 안에서 돌고 있는 통화량은 지난 2006년 이후 무려 3배나 늘었다. 돈이 마구 넘쳐나면서 중국 경제는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 설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산 가격이 폭등해 버블 우려가 커졌으며 중국서민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물론 중국과 주요 서방국 간에는 큰 차이가 있다. 연방준비제도와 유럽 중앙은행, 그리고 일본 은행은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부터 경제를 회복시키면서 디플레이션을 막으려 노력하고 있다. 인플레를 걱정할 만한 이유는 없다.
중국의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이 작용하는 메커니즘은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와는 다르다. 연준은 채권과 공채 매입을 통해 통화를 창출해왔다. 중국 인민은행은 연간 수백억달러의 달러구입을 지원하기 위해 인민폐를 엄청나게 발급하는 정책을 취해 왔다. 이를 통해 인민폐의 달러화에 대한 평가절상을 최소화함으로써 중국의 수출을 지속시켜 왔다. 중국 중앙은행은 외환보유고가 지난해 5,084억달러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기록적인 증가이다.
게다가 급속히 팽창한 통화량은 금융권과 이른바 ‘그림자 금융권’에 의한 대출의 확산을 의미한다. 이런 대출 덕에 비효율적인 국영기업들이 굴러왔으며 제조업 부문에서는 과다 생산시설이 초래되기도 했다.
난징의 부동산 브로커인 카오 마올란은 7년 전 젊은 여성이 6만달러를 내고 650평방피트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을 도와줬다. 이 여성은 2년도 안 돼 50% 이상이 수익을 남기고 아파트를 팔았으며 이후 계속해 되팔기를 통해 더 큰 아파트를 구입해 현재는 98만5,000달러짜리 2,150평방피트 아파트에 살고 있다. 계속된 거래를 통해 모은 현금으로 구입했다. 카오는 “부동산을 구입한 사람들은 대부분 다 잘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0년 사이에 거의 5배나 증가한 대학졸업생들은 자신들의 힘으로 집을 사는 것이 불가능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중국 중부 우한시의 대학졸업생인 22살의 첸 일롱은 한 은행의 하급직으로 일하면서 한 달 575달러의 봉급을 받고 있다. 이 자리는 봉급 인상을 기대하기 힘든 자리다. 그가 사는 도시 외곽의 540평피트짜리 작은 아파트의 시세는 9만8,400달러이다. 그의 14년치 봉급에 해당되는 액수이다. 그는 “가장 작은 아파트라도 살 돈을 어떻게 벌고 모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통화와 대출 관련 자료는 중앙은행이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속도는 빠르지 않다. M2로 알려진 통화량은 지난 해 13.6%가 늘었다. 이는 직전년도의 13.8%보다 아주 조금 줄어든 것이다. 이 수치는 여전히 통화량 증가율이 인플레를 감안한 경제성장률을 상당히 앞서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성장률은 7.6%였다.
통화증가율은 지난 2009년 무려 30%에 달했다. 중국정부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같은 정책을 취했다. 중국 정부는 그 이후 증가율을 완화시켜왔지만 경제성장률을 상당히 웃도는 통화 공급을 계속해 왔다. 경기침체기에 풀어 놓은 돈을 거의 회수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문제는 중앙은행이 주택가격 하락과 대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침체를 초래하지 않으면서 통화 공급과 대출을 억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통화 공급을 조금 줄였음에도 지난해 6월과 12월 은행 간 금리가 잠시 폭등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홍콩의 한 경제전문가는 “중국정부는 지금 상당히 어려운 입장에 놓여 있다. 통화를 억제할 필요가 있지만 중국의 경제시스템은 이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은 통화발행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고 지적했다.
M2는 유통되는 돈과 체킹 어카운트, 세이빙스 어카운트, 적금 등을 모두 포함한다. 경제성장과 인플레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중국 중앙은행이 가장 신경을 쓰면서 지켜보는 지수이다. 중국에서는 중앙은행이 너무 많은 돈을 찍어내서뿐만 아니라 국영 금융기관들이 경제효과를 고려한 정부의 독촉에 따라 이 돈을 대출과 재대출에 사용하면서 더욱 빨리 증가해 왔다.
그뿐 아니라 지난 5년 사이 중국은 금융 자율화가 확산돼 왔으며 그러면서 대출 역시 급속히 늘었다. 그런 가운데 정부의 규제를 제대로 받지 않는 그림자 금융업체들이 등장했다. 은행들이 이런 금융업체들이 대여해 주는 돈은 자본금 축적이 별로 요구되지 않는 은행 간 거래로 잡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이유였다.
미국의 연준은 통화 공급에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것이 통화정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준의 초저금리와 경기부양책은 주택경기와 주식시장을 되살리는데 일조했다. 미국 금융기관들은 대출에 대단히 신중하기 때문에 통화 공급 증가가 중국보다 훨씬 느리다.
중국에서는 소비자 물가가 아직은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떨어지는 원자재 가격과 광범위한 생산능력 과잉의 영향으로 소비자 물가는 지난 해 2.6%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한 자산 가격의 폭등은 주택구입능력 하락과 맞물려 중국 당국자들에게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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