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양적완화 100억달러 추가 축소 배경
▶ 세계 금융시장 불안 불구 “미국 내 상황 우선”작용, 양적완화 연내 끝낼 듯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또다시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달러 추가 축소한 것은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FRB의 추가 양적완화 축소 전망에 세계 각국 증시가 우려스러운 반응을 보였고 남미와 동남아시아 신흥국 금융시장이 자본 이탈로 흔들리고는 있지만, FRB는 미국 경제가 기대 이상으로 호전되고 있다는 판단을 근거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미국 경기회복 확신 커져
FRB는 FOMC 정례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미국의 최근 경기를 그동안 표현했던 것과 달리 좀 더 단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완만하게 또는 점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언급이 ‘호전되고 있다’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또 이번 회의의 기초자료가 됐던 지난해 12월 미국 실업률은 6.7%로, 전달보다 0.3%포인트나 떨어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이자 FRB가 제로(0%)에 가까운 0∼0.25%의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기준으로 삼은 6.5%에 근접하는 수치다.
같은 달 새 일자리가 7만4,000개 늘어 시장에 실망감을 주기는 했지만, 미국 전역에 닥친 혹한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뿐이며 전반적인 노동시장 개선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고 FRB는 분석했다. 게다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 거시지표도 괜찮다.
미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은 4.1%로, 애초 연방 상무부가 발표한 잠정치(2.8%)보다 대폭 상향 수정됐고 4분기 성장률도 3.2% 안팎으로 기대 이상 선전할 것으로 점쳐졌다.
■세계 경제보다 미국이 우선
일각에서는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2%) 이내에서 안정돼 인플레이션 부담이 없고 ▲국가 부채한도 증액 등을 둘러싼 워싱턴 DC의 정치권 발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있는 데다 ▲양적완화 축소조치가 신흥국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FOMC 회의에서 출구전략을 한 템포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었다.
하지만 FRB는 미국 정치권이 연방 정부 예산 등과는 달리 디폴트(채무불이행), 즉 국가부도 사태를 가져올 수도 있는 국가 부채한도를 놓고는 큰 싸움을 벌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 것으로 보인다.
또 경기·고용과 물가 등 ‘미국 경제’가 양적완화 규모 축소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이지 해외 변수는 큰 고려대상이 아님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미 증시와 세계금융은 흔들
이날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 이상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89.77포인트(1.19%) 떨어진 1만5,738.7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18.30포인트(1.02%) 낮은 1,774.20을, 나스닥종합지수는 46.53포인트(1.14%) 내린 4,051.43을 각각 기록했다.
신흥국 화폐가치들은 요동쳤다.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는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고, 터키는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중앙은행이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했지만 효과는 FRB 결정이 발표되면서 하루 만에 소멸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이날 0.3% 떨어져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달러화 대비 헤알화 환율은 달러당 2.434헤알에 마감돼 지난해 8월21일의 2.451헤알 이후 가장 높았다.
■양적완화 금년 내 종료 가시화
이날 결정은 3차례에 걸친 양적완화 등 경기부양 조치를 숨 가쁘게 제시해온 벤 버냉키 의장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임기 내에 양적완화 정책을 어느 정도 거둬들여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옐런 차기 의장도 지난해 12월 및 이번 FOMC 회의에서 채권매입 축소에 찬성한 것으로 미뤄 지금과 같은 양적완화 출구전략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은 따라서 옐런 의장이 처음 의사봉을 잡는 3월 FOMC 회의를 비롯해 상반기 3차례 회의에서도 액수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양적완화 규모를 점차 줄여 올해 안에 이 정책을 종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