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브라이언 김 경영칼럼
▶ 터보에어 그룹 회장
1974년 10월 지금은 콩고민주공화국으로 바뀐 아프리카 자이레에서 당시 아무도 이길 수 없다던 44전승을 거두고 있는 조지 포먼과 월남전 징집거부로 3년간 공백기를 거치면서 이미 두번의 패한 전적이 있는 쇠퇴기에 접어든 무하마드 알리의 세계 헤비급 타이틀 매치가 열렸다.
당시 알리에게 2패를 안겨준 두 선수 조 프레이저와 켄 노튼을 상대로 두 선수 모두 2회 이내에 KO승을 거둔 포먼은 객관적 전력에서 알리를 압도하고 있었음으로 그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전문가들 예상과 달리 1회전 잠깐 날카로운 펀치를 날리던 알리는 2회부터 5회까지 로프에 기댄 채 포먼의 공격을 피하며 버티다 8회 서있기도 힘들어하는 포먼을 한방에 쓰러뜨려 승리를 거둔다.
복싱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로 꼽히는 이 결전은 싸움에서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에게 보여준다. 프랑스와 미국 그리고 중국과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20세기 최고 군사 전략가로 꼽히는 보구엔 지압장군은 강대국과의 전쟁에서 “1. 적이 원하는 시간에 싸우지 않는다. 2. 적이 원하는 장소에서 싸우지 않는다. 3. 적이 예상하는 방법으로 싸우지 않는다”라는 3불전략으로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고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 많은 전문가들이 알리가 빠른 발을 이용해 링을 넓게 활용해야지 로프에 몰려있으면 포먼의 펀치를 피하지 못해 필패할 거라 예상했지만, 알리는 자신의 체중과 로프의 탄력을 활용해 체력소모를 줄임과 동시에 상대의 강펀치를 피하는 전략으로 싸웠다.
포먼이 싸우기 원하는 장소는 링 중앙에서 펀치를 주고받는 난타전임을 간파한 알리는 상대가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방법으로 싸우지 않고 전혀 예상치 못한 전략으로 맞선 것이다. 최적의 전략 수립으로 월등한 전력의 열세를 극복하고 강한 상대를 굴복시킬 수 있음을 실증해준 역사적 사실은 무수히 많다. 크라오제비츠는 전략의 개념을, 전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전투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전략은 전쟁 목적에 맞는 구체적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즉 전략은 전쟁계획을 짜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싸울지를 정하는 것이다. 이 세가지 사항에 대한 결정을 통하여 싸움의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성경에 나오는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다윗은 그에게 준 갑옷과 투구를 거부하고 날쌘 몸 놀림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접근전 대신 거리를 두고 장기인 돌팔매로 거인을 무너뜨린 것이다. 상대방이 원하는 방법으로 싸우지 않고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법으로 싸웠기 때문에 가능한 승리였다.
객관적 전력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 약한 군대라도 최적의 전략으로 강한군대를 굴복시킬 수 있음을 실증해준 역사적 사실은 이외도 무수히 많이 있다.
흔히들 전략이라 하면 장기적 관점의 큰 그림만을 생각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크라우제비츠는 전략의 포괄성을 그의 저서 전쟁론에서 다음과 같이 설파했다. “전략이란 리더가 함께 싸움터에 뛰어들어 현장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지시하고 필요하면 수시로 전체 계획을 상황에 따라 수정해야 한다”. 싸움터에선 계획을 바꿔야 할 변화가 끊임없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전쟁의 필수인 군사용어 전략은 60년대부터 기업에서 간간히 사용해오다 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생산기술의 발달로 공급 능력이 수요를 초과해 한정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생사를 건 싸움이 시작되면서 기업에서 전략의 중요성이 일반화 됐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기업의 생존과 번영의 필수인 경영 전략을 과연 얼마나 많은 우리 한인기업들이 수립하여 실행하는지 궁금해진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사업계획서 작성이나 전략수립은 큰 규모의 회사만 하는 걸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 오히려 소규모 사업에도 꼭 필요한 요소라 생각된다.
필자는 이민초기 혼자서 사업을 할 때도 매년 사업계획과 필요한 전략을 세우고 전략에 따라 운영하는 원칙을 지켰다. 명확한 전략 없이 사업을 하는 것은 지도 없이 항해를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며, 혹 운이 좋아 잠시 성공은 거둘지 모르겠지만 사업의 영속이나 큰 기업으로 성장은 불가능하다.
완벽한 전략이 아니라도 혹은 서툴러도 없는 것보단 있는 것이 낫다. 혹시 아직 전략을 세우지 못하는 기업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전략을 수립해 금년을 보내보시길 적극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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