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 빅토르 위고‘레미제라블
▶ 프랑스 혁명기 부조리 고발 통해 인간의 죄와 구원 모색
러시아 국가 대표팀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해서 금메달을 딴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 선수의 러시아 귀화 뒷이야기를 접하면서 ‘혁명’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안 선수는 운동선수로서 가장 중요한 실력과 기량을 무시하고 기득권 세력의 배후 담합과 마음에 들지 않는 선수 왕따 만들기에 혈안이 돼 있는 한국 빙상협회의 저질스런 관행에 저항해 스케이트 선수로서 꿈을 성취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국적 변경을 마다하고, 러시아 대표선수로 이번 동계올림픽에 출전을 했다. 시상대에서 목에 건 금메달과 그의 눈물은 이해하기 힘들었던 러시아 귀화 결정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했고, 그간 마음 고생한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보상 받게 했다. 안현수 혁명은 기필코 성공했던 것이었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은 ‘혁명’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18세기 말부터 시작된 프랑스 혁명은 봉건주의와 귀족사회의 전통 등 과거로부터 과감한 단절을 선언했다. 나폴레옹의 등장과 소멸, 6월 혁명의 어지러운 시절을 거치면서 젊은이들은 의식 사회 정치구조의 혁명을 외치며 거리에 피를 뿌렸다. 이런 상황을 목격한 위고는 잘못된 법과 관리들의 부정부패 때문에 인생의 한복판에 인위적인 지옥이 만들어져 고귀한 인간의 가치가 말살되고 있는 것을 통탄하는 심정으로 레미제라블(비참한 사람들)을 1862년에 완성했다.
주인공 장발장은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무려 19년동안 감옥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사회에 대한 혐오로 가득 차 있던 장발장을 아무런 조건 없이 믿어준 미리엘 신부의 은혜와 순진무구한 코제트에 대한 사랑을 통해 그는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하지만 그의 과거를 찾아내, 기어코 그를 다시 감옥으로 보내기 원하는 자베르 형사는 법을 맹신하고 오로지 임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냉혈인간이다. 원대한 꿈을 품고 이상적인 자유 민주국가 혁명을 부르짖는 젊은 청년 앙졸라와 그의 친구들, 그리고 앙졸라와 한 눈에 사랑에 빠지는 코제트, 사악하고 비굴한 인간의 전형이랄 수 있는 테나르디에 부부, 이상주의자 마리우스 등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작가는 당시의 어수선한 사회상을 상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 나타난 사회 고발과 인간 부조리를 통해 작가가 궁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중심에는 인간의 죄와 실천적인 구원방법에 대한 제시가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자베르 형사와 장발장이라는 인물 설정은 성경 가운데 율법(구약)과 복음(신약)을 각각 상징하고 있다. 또한 작가는 개인의 비참한 삶을 아랑곳하지 않고 흘러가는 비정한 사회 속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장발장을 거듭나게 한 것과 같은 무조건적인 사랑과 희생이라는 예수 복음의 핵심을 이 소설을 통해 은유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독실한 신자였던 빅토르 위고에게 있어 예수는 ‘참된 혁명’의 롤 모델이었다. 형식과 격식에 치우쳐 기득권에 눈이 어두웠던 가식적인 바리세인들을 향해 ‘독사의 자식들’이라고 의분을 감추지 않았던 예수는 그래서 오늘날도 이 땅에 버젓이 존재하고 있는 수많은 바리세인들을 향해 마음의 혁명이 진정한 신앙의 출발점이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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