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루킹스 연구소 보고서… 테크놀러지·금융 중심지 소득격차 커
▶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이 가장 심각, 물류 중심 도시들은 격차 크지 않아, 전문가들 “부익부보다 빈익빈이 문제”
만약 당신이 좀 더 평등한 커뮤니티에서 살고 싶다면 그것은 활력을 완전히 잃은 빈사상태의 경제를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것은 워싱턴의 리서치 기관인 브루킹스 연구소가 새로이 발표한 지역별 소득추세 연구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 연구는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경제적으로 활발하고 번창하는 대도시들 일수록 오하이오 콜럼버스나 캔사스의 위치타 같은 도시들에 비해 소득불평등이 훨씬 극심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20일 발표된 이 연구는 수많은 도시들이 소득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고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에게 좀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차원의 최저임금 인상을 약속한 바 있다. 이런 노력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뉴욕이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와 저소득층을 위한 서비스 확대를 통해 이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저소득층 서비스에는 어린아이들의 조기교육과 저렴한 가격의 주택개발 등이 포함돼 있다.
드 블라지오 시장은 최근 “진실은 우리 도시가 두 도시가 되었다는 것이다. 소득불평등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장래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선거 기간에도 이런 연설들을 했었다. 시장은 그러면서 “시정부가 이것을 외면해서는 안 되며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과 보스턴, 뉴 헤이븐,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시정부 관계자들도 이 문제에 대처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의 경우 극심한 소득불평등은 경제의 활력도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이번 여구에서 드러났다. “소득이 평등할수록 테크놀러지와 금융처럼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부문이 취약하다”고 연구를 주도한 앨런 베루비는 말했다. 그는 이런 도시들은 주로 운송, 물류 등 분야의 중심지들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인당 실질소득 증가에서 이런 도시들은 상위에 오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서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경제적 활력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다른 연구들이 밝혀냈던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고 있다. 미국의 대도시들일수록 소득불평등이 더 심하다는 것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2012년 미국 대도시 50개 상위 5% 고소득층은 하위 20%보다 약 11배나 소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의 전국 평균은 9대1이다.
일부 도시들은 그 비율이 더욱 높았다.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의 고소득층 가구는 저소득층보다 15에서 16배나 소득이 많았다. 버지니아 비치와 위치타 같은 곳의 6~8배에 비해 대단히 높은 비율이다.
불평등이 적은 도시들은 주로 남부와 중서부에 소재하는 것으로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 도시들은 지역적으로 넓으며 다른 도시들에서는 교외로 분류되는 지역까지 포함하는 곳들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도시들의 상위 소득계층 평균소득은 불평등이 심한 도시들에 비해 낮았다. 샌프란시스코의 35만4,000달러나 애틀랜타의 28만달러에 비해 낮은 10만~20만달러 수준이었다.
전국적으로 소득불평등이 심해지고 있는 것은 부익부 때문이다. 하지만 브루킹스 연구소 수치들은 많은 경우 각 지역의 빈곤 역시 불평등 심화의 중요한 원인임을 보여주고 있다. 얘를 들어 마이애미의 하위 20% 계층은 연 소득이 1만달러에 불과했다.
연구에서는 50개 도시 불평등이 2007년부터 2012년 사이 조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유층의 금속한 소득증가 때문만은 아니다. 상위 1%의의 수입은 경기침체 이전 최고조 시절의 수치는 아직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보다는 저소득층을 더 직접적인 원인으로 봐야 한다. 이들은 경기침체와 회복 과정을 거치면서 부채와 실업 등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가장 불평등이 심화된 지역은 샌프란시스코이다. 저소득층 가구의 수입은 4,000달러가 줄어든 반면 고소득층 수입은 인플레율을 적용했을 경우 2만8,000달러가 늘었다. 클리블랜드와 새크라멘토, 투산, 프레즈노 같은 대부분의 도시들에서는 빈익빈이 불평등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베루비는 “고소득 계층은 경기침체를 거치면서도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았다. 반면 저소득층은 타격이 컸으며 아직까지 그 타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계비 압력이 고소득층 보다는 저소득층에서 훨씬 높다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지역별 불평등 추세는 전국 추세와 관련이 있지만 동일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각 도시별 소득수준은 노조화와 테크놀러지 변화 같은 전국적 추세보다는 누가 그 지역 생활을 감당할 수 있는지와 누가 살고 싶어 하는지 등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저임금 이민노동자들일 수도,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일 수도, 아니면 외국에서 온 금융가일 수도 있다.
그러나 뉴욕을 비롯한 많은 도시들이 세금 부담의 이전 뿐 만 아니라 저렴한 주택과 좋은 교육을 통한 중산층 유입을 유도해 불평등 문제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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