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환의 고전산책 101 <51> 알렉산더 뒤마 ‘몬테 크리스토 백작’
▶ 예찬출판기획 대표 (baekstephen@gmail.com)
만약 사람들끼리 마음 내키는 대로 서로 복수를 하는 것을 허용하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이 지구상 인구는 전멸할 것이다. 복수(復讐)는 사람의 피를 끓게 만들고 눈에 보이는 것이 없도록 만드는 파멸의 악순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수를 하려거든 무덤 두 개를 미리 준비하라는 말이 있다. 하나는 상대의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무덤이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고사성어는 멀쩡하던 사람이 한번 복수심에 사로잡히면 앙갚음을 하기까지 일부러 장작 위에서 불편한 잠을 자며 쓰디쓴 곰쓸개를 빨면서 증오심을 불태우게 된다는 뜻이다. 때문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복수심은 소설의 드러매틱한 소재로 회자(膾炙)돼 왔다.
알렉산더 뒤마의 몬테 크리스토(그리스도의 산이라는 뜻) 백작은 복수를 소재로 한 가장 대표적인 소설이다. 사랑하는 애인과 약혼을 앞두고 행복한 꿈에 사로잡혀 있던 주인공 에드몽 당테스는 애인 메르세데스에게 흑심을 품고 있던 친구 페르낭이 그를 나폴레옹과 연결된 정치범으로 밀고를 하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반역 죄인으로 체포돼 탈출이 불가능한 이프 섬 감옥에 갇혀버리는 신세가 되었다.
이곳에서 에드몽은 옆방에 수감돼 있던 팔리아 신부를 알게 돼 자신이 덮어 쓴 누명을 털어놓는다. 팔리아 신부는 에드몽에게 이 모든 일들이 같은 배를 타고 있던 당그라르 그리고 친구 페르낭의 모략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또한 엄청난 보물이 숨겨져 있는 몬테 크리스토 섬의 비밀장소를 알려준다. 14년이 지난 후 팔리아 신부가 감옥에서 죽자 시신을 바꿔치기 해서 극적으로 이프 섬에서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이제 에드몽은 자신의 청춘과 사랑하는 애인을 빼앗고 아버지마저 죽게 했던 사람들에게 복수하게 위해 몬테 크리스토 백작이 되어 돌아온다. 에드몽은 치밀한 계획 가운데 원수 페르낭과 당그라르에게 접근해 저들의 숨은 비리를 폭로하고 재정적으로 코너에 몰아넣음으로써 하나하나 그렇지만 절대로 서두르지 않으면서 저들을 완전히 파멸시킨다…이 정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는 한편으로 에밀리 브론테의 소설 ‘폭풍의 언덕’에 등장하는 히드클리프 백작의 복수극과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한 스토리 전개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를 힘들게 만들고, 고통 가운데로 밀어 넣는 인간들에게 복수를 할 기회를 찾는 것은 어쩌면 가장 짜릿하고 달콤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스윗 리벤지(sweet revenge)라는 말까지 있다.
하지만 복수는 분명히 또 다른 복수를 부른다. 그래서 성경은 “복수는 하나님에 속한 것이니 스스로 복수하지 말라”고 교훈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가서 오히려 원수를 사랑하고 저희가 배고파 거든 먹을 것을 주라고까지 명령하고 있는데, 그렇게 할 때 결국 복수와 심판은 하나님의 손에 달리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복수 대신 용서와 화해의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사실 가장 용감한 믿음의 행위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확신할 수 없고 하나님이 공평하다는 것을 믿지 않고서는 스스로 복수하고 싶은 마음에서 도무지 벗어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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