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운에 3~4곳 간판 없이 입소문 영업
▶ 급전 필요한 유학생들 IT기기 많이 맡겨, 명품 위탁판매·구매자들도 종종 들러
서민들에게 전당포는 급전을 구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통로였다. 차고 있던 손목시계, 금반지 등을 기약도 없이 맡기고 돈을 받아 생계비 등으로 사용했던 어려웠던 시절의 추억인 셈이다. 요즘 장기불황으로 LA 한인타운 내 전당포들을 찾는 고객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당포들의 영업 트렌드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전당포를 찾는 고객들은 대부분 40대 중ㆍ후반의 중년층이었으나, 최근에는 젊은 유학생들의 방문도 잦은 편이며, 맡기는 물건들 역시 고가의 명품 브랜드에서부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IT기기들까지로 보다 다양해졌다.
특히 각종 IT제품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업소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이 기기들의 비중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전당포를 이용하는 젊은층의 비율이 증가한다는 반증으로, 젊은층 고객들은 한 번에 큰 금액을 빌리기보다는 환율 등의 이유로 한국에서 송금이 늦어지는 경우 떨어진 용돈을 빌리는 수준으로 전당포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업소들은 전했다.
또한 이들 젊은층은 맡긴 제품을 되찾기보다는 아예 찾아가지 않을 것임을 밝히거나, 위탁 판매를 부탁하는 경우도 적지 않는 등 중ㆍ장년층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타운 내 한 전당포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과거에는 전당포 하면 대부분 어두운 느낌이었으나 최근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라며 “고객층도 많이 젊어져 급전이 필요한 유학생들도 자주 찾는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주는 “아예 물건을 맡길 때부터 찾아가지 않을 예정이니 판매를 위탁하는 손님도 많다”고 말했다.
반면 전당포에는 꼭 급전을 구하려는 사람들만 찾는 게 아니다. 보관기간이 지난 명품이나 위탁판매 물건을 구입하려는 알뜰 샤핑객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업소 관계자는 “시중가격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고객들도 전당포를 종종 찾고 있으며 여성들의 비중도 제법 크다”고 말했다.
타운 내 전당포들은 맡겨진 담보물 시세의 35% 내외를 현금으로 빌려주고 있으며 이자율은 한 달 평균 4~8%로 다소 높은 편이다. 빌려주는 금액과 이자율은 맡기는 물건에 따라 달라진다.
빌리는 절차는 비교적 간단한데 ID와 담보물만 있으면 된다. 일정기간 내에 빌린 돈을 상환하면 담보물을 되찾을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하면 소유권이 전당포로 이전된다. 일반적인 상환기간은 3~4개월 선이다.
전당포로 소유권이 이전된 물건들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재판매를 하기도 하며 아예 전당포 측에 물품판매를 위탁하는 손님들도 있다. 현재 LA 한인타운 내 전당포 업체들은 3~4곳에 불과한데, 대부분이 보안상의 이유로 아직까지도 밖에 간판을 걸지도 않은 채 영업을 하고 있다.
한 업주는 “보안상의 이유로 아는 사람들만 올 수 있게 따로 간판을 걸지 않는다”라며 “입소문을 통해 홍보를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정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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